[채용을 마치며] 지원자분들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체인파트너스 표철민입니다.

이번 채용을 마치면서 채용에 지원해주셨던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성탄절을 맞아 편지를 씁니다.

지난 11월 중순부터 12월 내내 진행된 이번 체인파트너스 공개채용에는 10명 모집에 천여명이 지원, 저희 팀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여 우선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체인파트너스팀을 대표하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지원을 주셨지만 누구 하나에게도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지난 8월 1일 회사를 창업하고 두 번의 채용을 진행하며 제가 미처 알아보지 못했거나 저희 상황과 아쉽게 맞지 않아 모시지 못한 분이 머잖아 다른 회사에 가계신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하여 한 분 한 분의 이력서를 읽고 실제로 만나 이야기 듣는 한 순간 한 순간이 무척 소중하고 중요한 순간이라는 점을 배웠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고, 한 회사의, 한 분야의 발전상이 송두리채 바뀔 수도 있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 바로 지원서 한 장을 읽고 얼굴을 마주하는 그 짧은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채용은 앞서 두 번의 채용보다 많은 인원을 뽑기도 하거나와 저희 회사의 운명이 걸린 ‘제품 제작진’을 뽑는 첫 채용이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임했습니다. 공고도 샅샅이 올리고, 들어온 지원서도 읽고 또 읽고, 면접에서도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정신을 차렸습니다. 또한 면접 후 내부 토론 과정도 치열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1)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미래를 믿는 사람들 중에서 2) 너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현실감각, 균형감각을 갖춘 사람들 3) 지원한 분야에서 가장 실력 있고 4) 지금보다 더 큰 잠재력이 보이는 사람들 5) 팀 플레이를 위한 융합이 잘 될 것으로 예상되고 6) 시장 건전화에 기여하겠다는 우리 회사의 철학에 공감하며 7) 제작자로서 자기 제품에 자존심을 걸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선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분야에 대한 열정이 높고, 이른바 ‘좋은 스펙’을 갖추었거나, 여러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오신 분들도 이번에는 아쉽게 모시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가 아무래도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분야에 적합한 인재를 최우선으로 찾다 보니 ‘너무 훌륭한 분이지만 당장 모셔 와서 무슨 일을 하지?’ 토론했을 때 내부 설득이 100% 안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앞서 두 번의 채용에서와 마찬가지로 너무 훌륭한 분들임에도 당장 모시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이는 지원하신 분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회사의 위치와 단계가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단지 서로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었다는 말로 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번 채용을 거치며 깊은 감동과 감사를 느꼈습니다. 지원서에 여러분께서 꾹꾹 담아 적어주신 진심들은 정말로 제 인생에 이 일을 선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우연한 순간에 이 분야에서 이 회사를 만들어 이렇게 좋은 분들이 우리와 일하기 위해 열성과 진심을 다해 지원서를 보내주신데 대해 읽는 하루하루가 영광이고 축복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체인파트너스에 보내주신 관심과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을 다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열 자리가 아니라 훨씬 더 크게 모시고 싶은데 회사를 더 빠르게 키워 여러분의 그런 정성과 마음을 위한 자리를 앞으로 더 많이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퇴근하고, 주말에, 바쁘신 시간 쪼개서 정성껏 지원서를 쓰셨을텐데 그 감사한 시간에 대해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합니다. 이는 앞서 두 번의 채용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때는 더 경황이 없어 미안한 마음 가득 안고도 이런 글 하나 미처 전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체인파트너스에 지원해 주셨던, 그리고 창업 전에도 제가 뭐라고 저랑 일하고 싶다고 연락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도 정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회사에 꼭 오고 싶으신 분은 나중에 어떻게든 모실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많은 자리를 열고 더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오늘부로 지난 5주간 진행했던 저희 세번째 채용이자 첫번째 제작진 채용을 모두 마무리합니다. 지난 한달간 많은 날은 하루 열번씩 면접을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많은 분들이 지원해 주셔서 눈코뜰새 없이 바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모셨습니다.

아마 제 소양과 그릇이 모자라, 또한 제 사람 보는 눈이 부족해 이번에도 제한된 시간안에 많은 분을 뵙는 과정에서 너무 좋은 인재를 놓친 경우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너무 안타깝고 서러운 부분입니다. 뽑힌 분 중에도 나가는 사람은 나올 것인데 못뽑은 분 중에도 정말 훌륭한 인재는 반드시 있을 겁니다.

그런 부분은 인정하고 더 나은 다음을 기약하는 편이 옳을듯 합니다. 이 모습이 지금 저와 체인파트너스가 가진 그릇이자 안목이고 우리의 오늘입니다. 우리는 계속 더 나아질 것이고 언젠가는 우리가 여러분을 알아보는 안목이 올라가든, 여러분과 저희가 서로의 필요를 정확히 맞추는 타이밍이 오든 우리가 다시 만나 함께할 날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번 채용이 끝나면 체인파트너스팀은 모두 40명이 됩니다. 창업 네 달만에 많은 제작진이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자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경력직 채용은 앞으로 상시채용 체제로 전환합니다.

이제 대부분의 경력직 분야는 저희 채용 시스템을 통해 언제든 이력서를 먼저 등록해 두시고 해당 분야 수요가 생기면 추후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진심과 열의로 지원서를 보내주신 한 분 한 분에 대한 감사의 마음에 쓰기 시작한 편지가 두서없이 길어졌습니다. 천여분께 개인적으로 메일을 드리는 것이 도리이겠으나 성탄과 세밑에 반갑지 않은 소식을 전해드리기 몹시 송구해 부득이 개인 블로그를 통해 마음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사랑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성탄과 송년 보내시고 내년에도 몸 건강히 준비하시는 일들 꼭 이루는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더불어 여러분이 계속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사신다면 다시 또 언제 어디서든 마주칠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 저희에게 따뜻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내년에는 더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을 펼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저희 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체인파트너스 표철민 올림

이제 다시 그곳을 향한다

할 수 있는걸 다 하면 안된다. 우리에게 기회로 보이는 많은 것들은 실은 엄청나게 많은 오퍼레이션 코스트가 든다. 아주 큰 일 하나면 작은 일 수십개보다 훨씬 크게 세상에 영향을 준다.

돈은 더 큰 일을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눈을 그만 멀게 한다. 따라서 정말 높은 차원의 자아실현욕을 가진 사람들은 가정을 지킬만큼의 월급이 나온다면 스스로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굳건히 다잡아야만 한다.

당장 눈 앞에 몇 푼 벌 기회가 있다고 흔들려 그 일만 부나방처럼 쫓다보면 더 큰 일을 상상하고 준비할 시간과 기회를 금방 날려버릴지 모른다. 자기가 진정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지조차 모른채 말이다.

똑똑한 사람들이 알량한 돈과 오만함에 취해 사라져가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산업적으로 얼마나 큰 손실인가. 나도 사람인지라 이따금씩 흔들리지만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한다.

더 원대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눈 앞의 사소한 기회를 쫓지 않아야만 한다. 대부분이 탐욕을 쫓을 때 철학을 세우고 거기 마음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건전히 하나씩 실행해 간다면 그 회사는 존재의 의미가 반짝반짝 빛나지 않을까.

우리는 같은 일이라도 다르게 실행할 것이다. 우리의 행보는 반드시 우리가 일하는 분야의 모든 회사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결코 무리한 탐욕에 빠지거나 불필요한 일을 돈 때문에 하거나 우리만 잘되자고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경쟁하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본심을 깎아 내리려 하겠지만, 시간이 결국 모든 것을 증명해준다. 내가, 우리 팀이 얼마나 진지하게 다음 차원의 제품과 윤리 수준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는가는 먼 훗날 시간이 설명해 줄 것이다.

시장에서 가장 건전하고 건강한 회사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본격적인 첫 장을 이제야 넘긴다. 준비하는 지난 반 년간 두 번은 절대 못할 엄청난 노력이 들었다. 그래도 아주 훌륭한 팀원들과 한 배를 타고 출발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를 믿고, 이 분야의 미래를 믿고 승선해준 능력자들에게 망망대해의 출발선 위에서 깊은 의지가 된다. 어떠한 어려움도, 원대한 꿈도 이들과, 그리고 계속 합류중인 엄청난 사람들과 함께라면 이루어 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이제 여기서 필요한 것은 조급함을 갖지 않고 계속 우리가 찍은 길로 향하는 것. 그리고 그 길을 잘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기다리는 것일테다.

또 한번 과분한 사람들이 우리 배에 오른다. 이번 채용이 끝나면 서른명이 된다. 얼떨떨 하지만 창업 후 4개월동안 지원자가 천명을 넘었다. 서류를 보는 것만도 엄청난 작업이었다. 이번에는 면접에만 2주가 걸렸다.

아마 이번에도 누군가는 타고 누군가는 못탈 것이다. 팀이 열여섯이 되는 동안 적어도 삼백명은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 과정에서 화려한 스펙이 탐나는 사람도 아쉬움 잔뜩 안고 떨어뜨렸다. 열정 넘치고 이 분야에 푹 빠져있는 사람도 아까워하며 떨어뜨렸다. 과거 위자드였다면 당연히 양쪽 다 붙였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스펙이 너무 과해 언제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사람도, 이 분야에 너무 빠져 균형감을 상실한 사람도 아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사람은 이 분야를 좋아하되 한계를 냉정하게 아는 시각. 내가 이 분야 최고들의 집단에 합류해 맡은 사업은 1등 시키겠다는 명확한 목표. 그리고 다른 어디에도 갈 수 있지만 오직 이 곳에 합류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

이런 것들을 가진 사람이 다시 우리 배에 초대되어 가장 멀고 험난한 항해에 함께 도전하게 될 것이다.
경쟁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 시장이 있어 보이는 곳에 일시적으로 많은 회사가 태어났다 다시 먹을게 없어 줄어든다. 그 과정에서 가장 실력있고 열심히 일한 사람들만 살아남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게임이다.

그러려면 지금 필요한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급하게 태우는게 아니라 어느 배가 침몰해야 하는 그날까지 고려해 태워야 한다.

그리 생각하면 한 사람 한 사람 초대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살떨리는 일인가? 계속 우리 팀이 오래 걸리고 힘들어도 조금의 타협도 없이 최고만을 태우는 팀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 믿음이 또한 그대로 이 팀의 일원임이 엄청난 자부심이자 책임으로 각자에게 와닿으리라 생각한다.

처음에는 초라하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나 또한 이런 팀의 일원임에 깊은 자부심과 용기를 얻는다.

지금으로부터 11년 5개월 전, 전 회사인 위자드웍스를 시작하며 회사 블로그에 아래와 같은 첫 글을 남겼었다. 신기하리만치 지금 감정과 동일하다.

나는 버티는건 적어도 바다 끝까지 한번 가 보았는데, 이번 항해도 버티는건 세상 누구보다 자신있다. 버티다 보면 지금 같이 뛰는 선수들은 어느새 많이 바뀌게 된다.

다시, 10년쯤 지나 이 글을 꺼내볼 날을 상상하며 기록해둔다.

“부디 앞으로 체인파트너스의 행보가 누군가에게는 설렘이길 빈다.”

꼭 그렇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