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크립토/블록체인 시장과 생각할 지점들

안녕하세요, 체인파트너스의 표철민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연말에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새해 블록체인과 크립토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정리해달라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이에 이 분야에 들어와 어느새 세 해째(2017년 말, 2018년 말) 한해를 정리하는 글을 씁니다.

Bitcoin

비트코인은 2018년 내내 떨어져 2019년 초 3,911달러에서 출발해 6개월도 안돼 $12,880달러를 찍고 다시 쭉 빠졌습니다. 허나 이제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길게 빠지더라도 한번 대세 상승을 시작하면 그 상승폭도 날카롭다는 경험을 몇 차례 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트레이더들이 비트코인으로 수익을 낼 기회는 계속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들어가고 나오는 시기를 일반인이 정확히 포착하기 어렵기에, MVRV Ratio 같은 보조적 지표가 1 언저리에(1 밑에 있으면 더 좋습니다) 있는 요즘 같은 때 급히 현금화할 필요 없는 여유 자금 일부를 적립식으로 투자해 놓고, 다음 과열 양상(2 이상)이 왔을 때 정리하는 다소 수동적인 전략은 괜찮을 수 있다고 봅니다.

비트코인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나온지 이미 만 10년이 넘었고, 최근 TD Ameritrade를 인수하며 미국 내 압도적 1등 온라인 증권사가 된 Charles Schwab이 2019년 12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27세-38세 사이 밀레니얼 세대들은 Disney나 Microsoft, Netflix 주식보다도 Grayscale Bitcoin Trust(Coindesk를 소유한 유명 컴퍼니 빌더인 DCG가 소유한 자산운용사 Grayscale이 개발한 상장 크립토 신탁 종목으로, 미국의 코넥스쯤에 해당하는 OTCQX 시장에서 거래된다.) 종목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상황(해당 종목에 신탁된 Bitcoin 규모: 2019년 9월 현재 $2.3b.-약 2.6조원-)입니다. 프랑스는 곧 고교 교육 과정에서 Bitcoin을 가르친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은 전세계에 블록체인의 가치를 보여주었고 은행이나 중간자 없이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거기서 위안화를 기축통화만들고픈 중국은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의 영감얻었고, Facebook은 자사의 전지구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돈(Libra)을 만들어 싶어 합니다. 올해부터는 대부분의 모바일 메신저에 크립토 지갑 탑재가 본격화될 것이고, 한 5년만 지나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친구들과 디지털 화폐를 주고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디지털 지갑에 비트코인은 거의 항상 1순위로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그것은 이미 현실로 펼쳐지고 있는 일들이지만 너무 지나친 장밋빛 전망은 오히려 비트코인의 대중화를 늦추는(사용 상품이 아니라 투기 대상으로 만드는) 해가 될지 모릅니다.

비트코인은 희소성이 있다는 점에서 금과 자주 비교되기도 하고, 휴대와 이동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금보다 낫다는 말도 듣습니다. 2019년 세계금위원회(WGC, World Gold Council)가 펴낸 리포트는 앞으로 비트코인이 가야할 길을 보여줍니다. 1971년부터 2018년 말까지 모든 기간을 조사한 결과 금은 S&P 500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자산 다변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분산에도 효과적이었고(이건 서로 0.2 미만으로 비트코인도 동일합니다), 1900년부터 지금까지 전세계 어느 주요 통화를 들고 있는 것보다 가치가 지켜졌으며(비트코인은 아직 기간이 짧아 시장 신뢰가 취약), 세계 3대 통화인 Euro/Yen 거래쌍이나 Dow Jones보다도 유동성이 풍부(비트코인은 아직 유동성이 검증되지 않음)했습니다.

금의 변동성은 1971년 미 달러의 금 태환이 일방적으로 종료된 후 치솟기 시작하다 점차 안정을 되찾았고, 지난 10년간은 주요 증시나 원유보다도 적은 변동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애초에 사토시가 비트코인 논문에서 밝힌 설계 목적이 “금융기관의 개입없이 P2P로 사용하는 전자화폐”였다는 점에서 실제 송금과 결제에서 쓰이는 날을 열려면 가치는 지켜지되 지금보다 변동성은 줄이고 유동성은 키워야 합니다. 지갑이 대중화되고 ETF가 나오고 하면 점점 그렇게 되겠지만, 시장의 균형점을 찾기 전까지는 70년대의 금값처럼 다져지는 기간이 걸릴듯 보입니다.

이로써 비트코인은 향후 최소 몇년간은 대안화폐와 투기자산으로의 목적과 기대가 섞인 다소 기이한 존재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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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coin

Altcoin은 거의 2년째 꾸준히 빠졌습니다. EOS는 Ethereum의 대항마로 기대를 많이 가졌지만 1라운드 결과만 놓고 보자면 거버넌스 문제로 좋은 블록체인이 되지 못했습니다. 현재 블록체인 G2인 미국과 중국에서 두루 인정받는 블록체인은 Bitcoin 외에는 Ethereum이 사실상 유일합니다. 대체로 미국에서 만든 체인은 중국에서 인정받기 쉽지만, 중국에서 만든 체인은 미국에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Tezos나 Algorand, Cosmos 같은 미국 출신 프로젝트는 코인 가격에 있어서도 미국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듯 보입니다. 반면 NEO, Tron 같은 중국 프로젝트는 미국에서는 인기가 없습니다. 중국과 한국이 좋아하는 EOS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지난 10월 시진핑 주석이 ‘블록체인 굴기’를 선언할 때 NEO와 Tron의 가격이 급등했던 것처럼, 중국의 움직임이 가장 먼저 호재로 반영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만약 오늘 당장 Altcoin만 가지고 고객들을 위한 ETF를 짜야한다면, Ethereum에 50%, 나머지 절반 중 20%는 미국인이 만들고 미국에서 사랑받는 프로젝트들(Ripple, Tezos, Cosmos, Algorand 등)에, 남은 30%는 중국인이 만들고 중국에서 사랑받는 프로젝트들(NEO, Tron, ONTology, VeChain 등), 일본에서 사랑받는 프로젝트들(Cardano, Bitcoin Cash 등), 한국에서 사랑받을 프로젝트들(Klay, LINK 등)에 각 10%씩 담을 것 같습니다. (물론 Altcoin에 투자하는 비중은 Bitcoin에 투자하는 자산의 최대 1/3을 넘기지 않을거고요.)

언젠가 크립토 기반의 ETF 또는 ETF 같은 바스켓 토큰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올 것이기 때문에, 저는 높은 변동성을 추구하는 크립토 투자자들의 특성상 Altcoin이 완전히 죽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Bitcoin에 비해 사이즈는 훨씬 작겠지만, 변동성은 더 클 것이기 때문에(코스피에 비해 코스닥 변동성이 더 큰 것처럼) Altcoin은 최상의 투기 종목으로 나름의 생명력을 가져가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 열거한 프로젝트들처럼 ETF나 그 비슷한 바스켓을 짠다고 할 때 편입될만한 종목이라야 오래 살아남는 Altcoin이 될 겁니다. 2017년의 강세장이 제2, 제3의 Altcoin을 만들기는 이미 늦은 때였는지는 몰라도 잘만 하면 제7, 제8의 Altcoin 정도는 만들 수 있는 기회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앞으로도 꾸준히 7, 8위 정도의 위치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Altcoin 바스켓에 편입될 기회가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편입되지 못한 종목들과의 격차는 지금보다 훨씬 크게 벌어질 겁니다.

DeFi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된 금융을 뜻하는 이른바 ‘DeFi(Decentralized Finance)’는 2019년의 큰 화두였습니다. USDT가 담보된 USD를 믿을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해 블록체인으로 담보를 잡는 Maker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Ethereum만 담보로 잡았는데 2019년 11월 몇몇 다른 ERC-20 토큰도 담보로 잡을 수 있도록 한 차례 진화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DeFi의 장점은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입니다. 점점 더 규제는 들어오겠지만 반대되는 개념인 이른바 ‘CeFi(Centralized Finance)’에 비해 운영의 주체가 모호해(분명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이익을 얻는 사람들이 뒤에 있지만) 잘 보이지 않습니다.

초보자들이 매번 차트보며 크립토 투자하는건 어렵기 때문에 차트 따라 알아서 투자해주는, TokenSets와 같은 DeFi 자산운용 서비스도 있습니다. 종전같으면 이런 공모 상품을 만들려면 매우 높은 규제의 벽이 존재했지만-여전히 존재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이런 상품을 블록체인 위에 띄워 전세계인에게 판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DeFi는 규제 당국에 심각한 고민거리를 안겨 줍니다. 소속된 국가가 없고 회사도 아니고 만드는 사람 역시 점조직처럼 활동하며 상품 가입 과정에서 고객 신원확인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러면서도 하는 일은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의 그것과 똑같다면, 이건 얼마나 큰 일인가요?

만약 은행이 이자로 2% 겨우 주는데 블록체인 기반의 DeFi 은행이 10% 정도 준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직은 규모들이 매우 작지만, 앞으로 DeFi가 불러올 규제당국의 고민은 결코 작지 않을 겁니다.

한국 스타트업 입장에서 보면 사실 DeFi가 규제도 모호하고 한번 히트하면 전세계가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DeFi는 고객 입장에서 보면 CeFi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지갑도 만들어야 하고 거래소에서 크립토도 사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크립토 가격 변동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별도의 헤징도 필요합니다.

그러기에 CeFi보다 약간 나은 수준으로는 고객을 모으기 힘들 겁니다. 압도적인 이익을 고객들에게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제 그 점이 DeFi를 고민하는 스타트업들에게는 큰 숙제라고 봅니다. CeFi에서는 아무래도 규제로 인해 하기 힘든 사업이나 진입장벽 때문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던 사업들이 DeFi에서 잘될 수 있는 지점이 될 것입니다.

Lending

크립토 담보 대출은 유망한 DeFi의 한 분야이지만 아직은 CeFi로 더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거래소들이 직접 또는 제휴를 통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Genesis Capital, Babel Finance, Nexo 같은 전문 크립토 담보 대출 회사들이 성업중에 있습니다.

크립토 담보 대출은 개인 고객은 아무래도 대출 규모와 빈도가 작기 때문에 사실 기관이 있는 시장에서 성장하는 분야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크립토를 취급하는 기관이라 할만한 주체가 없기 때문에 크립토 담보 대출이 성장하기는 다소 어려운 상황입니다. 내년에 특금법이 들어온다 해도 우리나라에서 금융기관의 크립토 취급이 전면 허용되기까지는 매우 많은 난항이 예상돼 크립토 담보 대출도 의미있게 커지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저 깃발 꽂고 버티는 자가 호황이 왔을 때 유리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토종 크립토 렌딩 회사인 빌리빗델리오는 한국 크립토 시장에 소중한 스타트업들입니다. 이런 회사들은 우선 국내 개인 대상 대출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빗썸 같은 회사들이 델리오와 제휴를 통해 개인 대상 대출 서비스를 하는 것은 생태계를 위해 아주 바람직한 행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크립토 담보 법정화폐 대출은 규제 문제로 각국의 로컬 플레이어들이 다수 등장해 먹고 살 것으로 보이나, 크립토 담보 크립토 대출은 국경이 없는만큼 잘하는 회사가 전세계를 독식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누구나 가장 유명하고 이자가 제일 싼 곳에서 대출받고 싶어 할테니 말입니다.

그런 까닭에 크립토 렌딩을 비롯한 모든 DeFi 서비스들은 단 하나의 특장점이라도 세계 1, 2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국경없이 전세계에서 고객을 받을 수 있으면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경제를 갖춰 렌딩이든 운용이든 스테이블코인이든 2등, 3등 대비 월등히 저렴한 가격, 현저히 낮은 수수료, 가장 높은 안정성-담보나 보험 커버 등-을 확보하게 돼 하위 서비스들은 대등한 경쟁을 하기 힘든 상황(마치 국내 데이터만 가진 카카오와 전세계 데이터를 가진 구글이 AI에서 같은 퀄리티를 내야하는 것처럼)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Custody

크립토 수탁(Custody) 역시 기관이 있어야 같이 발전하는 분야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기관의 시장 진입이 요원하기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외 수탁 업체들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므로 몇년 뒤 한국에도 크립토 수탁 시장이 열리면 외산 솔루션들의 잔치가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2019년 출시된 업비트의 기업용 수탁 서비스인 업비트 세이프가 프랑스 Ledger사의 솔루션을 사용한 것이 이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업체들은 앞으로 해외 기술을 구입해 한국시장에 내수 판매하는 서비스 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비단 수탁뿐 아니라 렌딩이나 운용, 스테이킹 등의 크립토 금융 상품들 역시 세계를 무대로 장사하는 글로벌 업체들의 상품 경쟁력이 앞서 언급한 규모의 경제 문제로 국내 업체들의 그것보다 전반적으로 뛰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체 상품을 개발할 능력이 부족한 국내 거래소들은 결국 이들과 제휴해 판매하는 한국 판매처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됩니다.

그나마 업비트 정도 되니 크립토 금융을 하는 자회사를 만들어 대출, 운용 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보다 작은 거래소들은 그럴 여력이 없으니 해외 크립토 금융 선두 업체들과의 제휴로 경쟁력있는 상품을 조달할 유인이 커지게 되고, 이는 대부분의 국내 거래소들이 직접 좋은 상품을 만들 능력을 잃고 다만 고객을 마주하는 수고로 약간의 마진을 남기는 지역 소매상 정도의 위치가 되는게 아닐까 합니다.

아마 각 지역의 법정화폐를 취급하는 거래소들은 법정화폐를 취급하는 혜택에 대한 반대급부로 규제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야 할테고, 그러면 또 그리 오래지 않아 아무 대출이나 운용, 수탁 상품이나 판매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판매하는 크립토 금융 상품에 대한 규제도 생겨날 것이고 그러는 동안 비교적 규제 밖에 있는 법정화폐를 다루지 않는 거래소들은 더 멀리 달아나 더 공격적인 상품을 더 자유롭게 판매할 겁니다.

내 크립토를 규제 밖에 있는 거래소로 보내는 방법이 영원히 차단되지 않는한, 조금만 발빠른 고객이라면 규제 밖에 있는 거래소에서 제공되는 크립토 금융 상품이 훨씬 더 경쟁력있는 상품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고 이는 전반적으로 제도권 안에 있는 거래소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즉 우리는 앞으로 법정화폐를 취급하는 혜택을 얻는 동시에 자유로운 영업을 포기하는 거래소를 가질지, 아니면 반대로 법정화폐를 포기하고 좀 더 자유로운 영업을 택할지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당연히 이 지구상 어딘가에 크립토만 취급하는 더 공격적인 거래소에도 합법적 라이센스를 주는 섬나라는 생겨날 것입니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Curacao는 전세계 온라인 도박 사이트들에게 합법적인 라이센스를 발급합니다.)

수탁 얘기를 시작했다 좀 돌았습니다. 수탁이 정말 필요해되면 그건 스타트업의 영역은 아닐 겁니다. 기관이 들어오는 시대가 되면 지금 미국의 BakktFidelity처럼 우리나라도 은행이나 신탁사, 증권사들이 직접 할 것이고, 이들이라고 Ledger Vault 같은 이미 기술적으로 한참 앞선 외산 솔루션 구입 못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시장의 해자라든지 진입장벽은 거의 없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수탁 사업의 해자는 오직 브랜드뿐이라 생각합니다. 먼저 하고 나중 하고는 거의 무의미합니다. 만약 2013년에 시작한 해외 스타트업 수탁사 BitGo와 2024년에 시작할 KB가상자산수탁 또는 신한디지털자산신탁 중 골라야 한다면 저는 고민없이 후자를 택할 것입니다.

Stablecoin

스테이블코인은 체인파트너스 창업 초기부터 관심이 아주 많은 분야였습니다. 때문에 ‘KRWT’나 ‘원테더’같은 상표도 등록 받았고 관련 도메인도 Pegging.io, DollarTether.com, SGDTether.com, KRWTether.com 등등 30개는 가지고 있습니다. 법률검토도 받고 실제 이 사업을 하려고 여러 차례 준비하며 깨달은게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외환 질서에 크게 의존적이라는 것입니다. 중국 위안화는 중국 경제권밖에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갖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원화는 한국사람 말고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미 달러는 누구나 갖고 싶어 합니다. 전세계 어디에서나 쉽게 자국 화폐로 바꿀 수 있어(=풍부한 유동성) 수요가 높기 때문입니다.

한국이나 중국처럼 국부 유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국가들에서는 더더욱 달러 수요가 높습니다. 스테이블코인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KRWT가 나오든 CNYT가 나오든 가장 인기있을 스테이블코인은 압도적으로 미 달러와 1:1로 페깅된 디지털 화폐일 것입니다.

미 달러는 전세계가 갖고 싶어하는 화폐이지만 CNY나 KRW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 달러를 확실히 1:1로 받을 수 있다는 보장만 신뢰할만 하다면 동일조건에서 수요는 정확히 외환 시장에서의 수요와 동일할 것입니다.

물론 크립토 시장에서 CNY와 KRW의 위상은 외환 시장의 그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2019년 전세계 외환 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된 통화들은 USD(88.3%, 이하 합계 200% 기준), EUR(32.3%), JPY(16.8%), GBP(12.8%), AUD(6.8%), CAD(5.0%) 순이었고 CNY와 KRW는 각각 4.3%와 2.0%에 그쳤습니다.

아직 어떤 통화로 크립토를 가장 많이 사는지 통계는 발표된 적이 없지만 자전거래를 걸러낸 실제 거래 규모를 발표하는 BTI(Blockchain Transparency Institute) 랭킹으로 추정컨대 크립토 마켓에서 KRW가 차지하는 위상은 위환시장과 같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는 아직 USD를 위협할 어떠한 다른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도 의미있는 거래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9년 12월 세계 Top3 OTC 하우스인 Circle이 자사의 OTC 사업부를 Kraken에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자사의 스테이블코인 USDC 활성화에 집중한다고 밝힌 것도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잠재력이 아직 크기 때문일 겁니다.

이상의 이유로 저는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면 1:1로 페깅되는 자산의 점유율,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고려할 때 KRW나 SGD, HKD 등 제3국 화폐에 기반한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기보다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물론 이미 많은데 똑같은걸 후발주자로 만들어봐야 점유율을 올리기 힘들겠지만 큰 파이의 1%를 빼앗아오는 것이 작은 파이의 30%를 갖는 것보다 가치있는 시장도 분명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확실히 미 달러와 바꿀 수 있다는 신뢰만 얻을 수 있다면, 위안화 또는 원화와 바꾸고 싶은 사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그 스테이블코인을 더 많이 원할 것입니다.

금강제화 상품권은 구두와 일부 다른 가맹점에서밖에 못쓰기 때문에 롯데상품권에 비해 수요가 적습니다. 제가 바라보는 이종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이와 비슷합니다. USDT가 롯데상품권이고 USDC와 TUSD가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상품권 정도 된다면, 금강제화 상품권보다 점유율이 낮아도 옷이나 먹을걸로 더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뉴코아나 NC백화점 상품권이 보다 쓸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에게 선점보다 중요한건 용처라고 생각합니다. 원화가 아무리 용처가 많아도 달러에 비할바는 못됩니다.

STO

STO(Security Token Offering, 증권형 토큰 발행)는 제도나 인식 모두 아직은 요원한 일인 것 같습니다. 재작년 글에도 언급한대로 저희 회사에는 해외에서 STO 투자 권유가 많이 들어옵니다. ICO 투자 백서만 받다 실제 뉴욕의 고층빌딩이 토큰화된걸 보면 눈이 휘둥글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에게 검토를 맡기면 해당 부동산이 전통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안돼 토큰으로 넘어온 물건이거나 담보가 제대로 안되어 있는 위험한 후순위 권리이거나 합니다. 하긴 상식적으로 좋은 부동산이면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쉬웠을텐데 왜 토큰 발행을 할까요?

물론 건물주가 블록체인 세상을 믿어서 쉬운 자금조달 방식을 포기하고 일부러 선구자의 길을 가려는 것일 수 있지만 그런 사람이 전체 STO 하는 사람 중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ICO 투자만 하던 크립토 개인 투자자들 중에는 제가 STO 백서를 처음 볼 때 느낀 것처럼 훌륭한 건물 조감도 나오고 하면 혹하는 분들이 분명 계실 겁니다. ICO도 아주 초기 환상같은게 있을 때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문제있는 프로젝트가 많다는걸 사람들이 깨달으며 점점 더 깐깐히 따지게 되고 나중엔 단계적으로 조금씩 진행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ICO를 뜻하는 DAICO 같은 개념도 나왔습니다.

STO의 첫번째 붐도 이런 모습일거 같습니다. 몇년뒤 규제가 완비되고 STO 프로젝트나 거래소가 쏟아져 나오면 전통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프로젝트들이 자극적인 약속과 사은품을 달고 우후죽순 나올거고, 사람들은 실체를 잘 모르기에 ICO 초기 때처럼 묻지마 투자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장하고 기대와는 다르다면 마치 지금 ICO 투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듯 STO도 암흑기를 몇년 거친 후에 비로소 더 건전한 물건들이 이성적인 검토를 거쳐 판매되며 균형점(=ICO 때는 없었지만 STO에는 있을 Underlying Asset의 내재가치)을 찾아갈 겁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블록체인과 크립토 분야는 인지과학의 연구결과인 Dunning-Kruger Effect가 꼭 들어맞는 분야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고백하건데 처음 이 분야에 들어와 멍청함의 산꼭대기에 있었던거 같습니다.

지금도 지속가능성의 고원 정도는 아니지만 깨달음의 비탈길 정도를 걸으며 제가 이 분야에서 지금 무엇을 모르고 과거엔 무엇을 몰랐었는지 보다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이 분야의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착각한 제 자신이 얼마나 무지했는지, 그래서 용감했는지 종종 이불킥을 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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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STO도 앞서 Lending과 비슷하게 당장은 아니어도 먼저 하고 있으면 나중에 호황이 올 때 터줏대감으로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금융위 샌드박스를 통과해 한국의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시장을 만들려고 노력중인 카사루센트블록 같은 회사는 담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들 업체들이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증권형 토큰으로는 가지 않고 금융위 샌드박스 통과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정도로 수위 조절을 했지만 일단 열고나면 토큰화는 상황보며 천천히 해도 되니 어쨌든 우리나라 STO 시장을 처음 열 선두주자들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두나무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이라는 비상장주식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역시 향후 규제 변화에 따라 토큰화될 여지도 있고, 미술품을 분할 거래하는 아트블록, 프로라타아트, 아트앤가이드, 음악 저작권을 분할 거래하는 뮤직코인 같은 업체도 각자의 분야에서 STO 시장을 열어갈 선구자들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STO라는 표현은 되게 오래 걸릴거 같고 손에 잡히지 않는 반면 ‘자산유동화’라 하면 이건 자본시장이나 정책당국, 투자자들도 공감하고 필요하다고 느끼는 변화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많은 비유동자산들이 유동화될거라고 봅니다. IT의 발전으로 거래비용이 현저히 낮아지고 결제와 정산이 쉬워진 점이 자산유동화를 가능케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봅니다. 거기다 모두가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신뢰할 수 있는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을 남기는데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겠지요.

요컨대 앞서 살펴본 더닝-크루거 효과처럼 초반엔 무지로 인한 거품도 낄 수는 있지만 길게 보면 자산유동화는 모두에게 좋은 방향이고 사회적 공감도 얻고 있으므로 지금 어려워도 깃발 꽂고 가고 있는 업체들이 장기적으로는 의미있는 시장을 만들어 낼거라 생각합니다.

Staking / 크립토 운용

Staking과 크립토 기반의 자산운용 사업들도 요새 부쩍 많이 보입니다. 거래량이 줄어든 여러 거래소들이 신규 먹거리 경쟁을 하느라 우후죽순으로 Staking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Staking 서비스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크립토들은 장기적으로 유리한 한해가 될거 같습니다.

자산운용은 ‘연 00% 보장’이라는 문구가 참 많이 보이는데, 법적으로는 다소 우려스러워 보입니다. 차익거래로 여전히 충분히 약속한 수익을 줄 수 있다는게 제공자들의 입장이지만 이게 조금만 변수가 생겨도 본의 아니게 폰지(Ponzi)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제공자나 고객 모두 주의해야 합니다.

크립토는 아직 법적 지위가 없으므로 운용업 라이센스 없이 운용해도 된다, 은행업 라이센스 없이 고객 돈 수신해도 된다 하는 일각의 주장이 있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굳이 이런 판결 때문이 아니더라도, 금융 규제당국이 사후적으로도 가장 엄격히 보는 문제가 유사수신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종종 미리 허락 받기보다 일단 지르고 나중에 용서 받는게 낫다고는 하나, 그래도 이제 Staking과 운용은 적잖은 위험을 안고 하는 사업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나중에 규제가 생기고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그때는 당연히 고려할 수 있을 겁니다. 분명 필요한 분야고 누군가 용기내 시작하는 것은 응원할 일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당장은 용기가 나지 않는 분야입니다.

Dapp

Dapp(Decentralized Application)에 대해서는 왜 Capp(Centralized Application, Dapp과의 비교를 위해 지금 농담삼아 만든 용어로 우리가 맨날 써온 모바일 앱이나 인터넷 서비스를 의미) 대신 사용해야 하는지, 그것도 Dapp 이용을 위한 별도 지갑앱을 설치한 후 크립토를 담아 이용해야 하는지, 그렇게 Capp이 제공하지 못하고 Dapp만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가치가 있는지 여전히 잘 공감이 안가는게 사실입니다.

일부 게임 Dapp들이 Dapp중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나 모바일 등 전통 게임들 관점에서는 아직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물론 NFT(Non-fungible Token, 게임 내 비싸고 희귀한 칼 등 뽑기만 하면 돈이 되는 귀한 확률형 아이템의 희소성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보장해 주기 위한 방법)를 사용하면 기존 게임들의 가렵던 부분을 긁어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공급자 위주의 발상인 듯 합니다.

만약 사람들이 리니지에서 뽑는 아이템이 실제 희귀하지 않다고 믿었다면, 리니지가 20년째 생명력을 유지하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물론 의심하는 사람도 많았고 의심할만한 일들도 종종 있었지만, 사실 하우스 운영 방식을 하우스가 소상히 공개하지 않는한 플레이어가 알 방법이 없기에 카지노는 잘 돌아갑니다.

물론 이제 지갑 설치나 크립토 구매의 허들은 앞으로 카카오나 라인 같은 메신저들이 낮춰주면 정말 Capp 수준의 또는 그 이상의 재미를 주는 게임 Dapp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Capp보다 불편하면서 재미와 효용은 오히려 적은 Dapp만 거의 보아왔기 때문에 업계 전반에 노하우가 쌓이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보다 시간이 더 필요한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딱 한가지 Dapp의 기회는 Capp으로 존재하기 어렵던 극강의 사행성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마저도 앞서 언급한 Curacao 같은 섬나라에서 정식으로 라이센스를 받고 이미 Capp들이 극강의 사행성을 입출금이 Dapp보다 더 용이한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보니 다소 희석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러면 남은 탈규제 영역은 이보다도 더 위험한 것들(마약/무기/포르노 거래)인데 이제 도박보다 용서받기 힘든 것들이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생각해보면 앞서 소개한 TokenSets이나 Maker 같은 대표적인 DeFi 서비스들도 Dapp입니다. 똑같이 지갑을 설치하고 크립토를 사와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소비자 효용(자국 규제 내 금융상품 대비 높은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불편을 상쇄하는 경우 Dapp에게도 기회가 있습니다. 게임 아이템도 물론 수익을 얻을 기회는 주지만 이건 블록체인이나 NFT여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게임의 흥행 때문인 것으로, 원인과 결과를 오해해서는 안됩니다.

흔히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고 리워드로 크립토를 지급하는 블록체인 서비스들도 오해하고 있습니다. 서비스가 일단 재밌거나 유익해야 지속 가능한 것이지 리워드가 먼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DID

DID(Decentralized IDentifier, 해외에서는 SSI-Self-sovereign Identity-를 더 많이 사용)는 지난해 국내 블록체인 분야의 주요 주제 중 하나였습니다. 기존에는 웹/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때 사이트마다 다 가입을 새로 해야했고 그러다보면 보안 문제도 생기고 비번을 까먹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이 대안으로 나온게 네이버, 카카오, Facebook, Google 등 대형 포털 아이디로 로그인하는 이른바 ‘소셜 로그인’ 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중소 사이트들에 비해 네이버나 구글은 내 비번을 더 엄격히 관리할거라는 믿음이 있고 비밀번호를 잊을 가능성도 비교적 적습니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들은 네이버, 구글 접속이 어렵거나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에 회사가 사라지게 되면 모두 로그인이 불가능해집니다. 또한 네이버나 구글이 내 정보를 점점 독점하게 되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반 DID(탈중앙화된 인증)입니다. DID를 쓰면 특정 업체에 대한 종속 없이 내 정보는 블록체인에 암호화되어 저장되고, 이 정보를 여는건 비밀키를 가진 본인만 가능합니다. 내 개인정보 중 일부를 선택해 특정 사이트에 제공하는 것도 온전히 내 의지와 통제하에 이루어집니다. 특정 업체가 회원정보를 소유/관리하지 않으므로 어떤 회사가 망한다고 내가 로그인을 못하게 되는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블록체인을 쓰기에 아주 좋은 용처입니다. 그래서 대기업부터 중소기업들까지 작년 한해 DID 선점을 위해 열렬히 뛰어들었고 이 움직임은 전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빠르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공인인증서를 마음먹고 배포하니 전국민이 쓰게 되었던 것처럼, DID도 참여하는 업체들의 면면상 상당한 파괴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규제나 인식 문제로 국민들의 개인정보가 전면적으로 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록되기는 어려울거 같고, DID 연합체에 참여하는 기업들간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이론상(모든 참여 기업이 망해도 소비자는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목표의 절반 정도 수준으로만 우선 구현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퍼블릭 블록체인으로까지 올 것이고 모든 참여 기업이 망한다는 전제는 현실적으로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DID는 우리같은 소비자들이 알게 모르게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 파고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마치 요즘 통신 3사가 함께 PASS라는 인증 앱을 띄워 많은 국민들이 자연스레 쓰게 된 것과 같이.)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탈중앙화된 신원 인증 체계인 DID 역시 기업들이 서로 자기가 먼저 차지하겠다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정보가 저장되는 뒷단(Back-end)이 블록체인이 아닌지, 무슨 블록체인인지 고객은 전혀 몰라도 되지만 고객이 실제로 DID 인증을 사용할 앞단(Front-end)을 선점하는 회사는 고객을 쥐고(마치 간편결제 앱 PAYCO나 위의 인증 앱 PASS가 들어가면 온갖 금융 서비스를 추천하듯) 다양한 서비스를 추천할 수 있게 되고, 자기 DID 솔루션을 여러 금융사나 정부, 대기업들에 공급할 기회도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금융 SI 업체나 보안/인증 솔루션을 판매하던 회사들 입장에서 DID는 경쟁이나 자기 영역을 잠식할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계속되어 온 인증의 진화 과정(Active-X 기반 공인인증서 -> i-PIN -> 샵메일 -> Mac/Linux 등 Multi OS 호환 -> Active-X 없는 공인인증서 -> 생체 인증 -> 간편 인증 -> DID)에서의 다음 먹거리일 뿐이고, 그 분야 대부분의 업체가 뛰어들었으니 금방 현실이 될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네이버나 구글 같은 특정 기업이 운영하는 인증 서비스가 죽거나 점유율이 떨어질거냐? 그건 아니겠지요. 은행이나 통신사 등 종전에 소셜 로그인을 쓰지 않던 서비스들에서 DID 비중이 커질 것이고, 헤게모니를 쥔 Facebook이나 Google 같은 업체들은 당연히 자사 로그인을 고수할 겁니다. 예컨대 Instagram에서 Facebook 로그인이 아닌 DID 로그인을 허락할 것이냐, YouTube에서 Google 계정이 아닌 DID 계정 로그인을 허용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각국 공정위 개입이 있기 전까지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따라서 DID가 좋은 취지임에는 분명하나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i-PIN 정도의 공감(정작 소비자는 왜 써야하는지 모르고 오히려 새로운걸 배워야 하기에 불편함만 커지지만, 관련 업체들에게는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만 얻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Blockchain for Enterprise

저는 그동안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이었습니다. 노드 수가 적은 블록체인은 데이터 위변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위험하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작년 여러 기회를 통해 실제 대기업들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접하며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기업들 간의 거래는 참여자가 둘 이상인 거래가 생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둘끼리는 서로만 잘 감시하면 되는데 3인 이상이 되면 이제 서로가 서로를 감시해야 합니다. 누구 하나가 이익을 볼 요량으로 자기에게 유리하게 거래 내역을 조작하거나 하는 경우는 잡아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참여자가 3인이 아니라 다섯, 열개가 넘는 거래도 기업 현장에는 허다했습니다.

그런 거래는 거래의 진위여부를 검증하는 노드(검증인) 수가 100개, 1,000개가 아니라 5개, 10개의 거래 참여자들끼리라도 어느 누구도 거래내역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정도의 신뢰만 있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이 됩니다. 종전에 무역을 할때는 10개 이상의 업체들이 산지에서부터 만들어진 서류를 순차적으로 다음 단계로부터 넘겨 받으며 진행되어 왔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 서류에 손을 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지만 어느 단계에서 누가 어떤 이유로 얼마나 고친지 전체 거래 과정에 참여하는 어느 누구도 알기 어렵습니다.

그런 까닭에 무역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모두의 거래원장만 공유하고 있더라도 충분히 데이터 조작 가능성이 줄고 서로를 의심해 발생하는 신뢰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은 워낙 초기라 각 현장에서의 충분한 운영 성과가 쌓이기 전이지만 그래도 단순화하면 거래 참여자가 둘 이상인 모든 기업 현장에서 서로가 서로를 못믿는 신뢰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충분히 도입할만한 가치가 있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입니다.

여러 산업군에 걸친 수많은 거래들은 소수의 노드 분산만으로도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며, 도입비용 대비 절약되는 신뢰비용이 더 클 경우 기업 현장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잘 모르더라도 국지적이고 단발성으로 블록체인의 잇점을 누릴 수 있는 BaaS(Blockchain as a Service)는 앞으로 기업과 관공서용으로 널리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 까닭에 그동안 제가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대해 가졌던 선입견은 앞서 더닝-크루거 효과에서 살펴본 무지의 발로는 아니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됩니다.

아래는 기업 현장에서의 블록체인 활용에 관해 제 생각을 바꾸게 한 계기 중 하나였던 작년 가을 어느 행사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기사화도 된 자리였으므로 당일 발표자료를 몇장 소개합니다. 한번 살펴보시면 제가 설명한 ‘참여자가 3인 이상의 거래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수단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해 과거보다 기업 현장의 문제를 쉽게 달성하는 사례’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기업현장에서의 활용도 아무데나 쓰면 안되고 참여자들이 서로를 못믿어 시간과 비용의 비효율이 발생하는 경우 중에서도 일부에서만 블록체인 도입이 좋은 성과를 얻을 것입니다. 좋은 문제를 찾았어도 설계를 잘못했거나 도입을 엉터리로 했거나 아니면 나머지를 다 잘했는데 사용을 제대로 못해 기대한 성과가 안나오는 경우도 분명 있을 겁니다. 블록체인이 필요한 많은 케이스를 찾고, 여러 프로젝트가 시도되고 성공/실패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좋은 용처와 해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아직은 클라우드 초기 때처럼 기업들이 이걸 전면적으로 쓰기 전에 연구하는 단계이지만 삼성SDS, LG CNS, SK C&C, SK텔레콤, KT, IBM,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 기업 현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이 블록체인 SI, BaaS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케이스의 발견과 확산은 몇년 내에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블록체인 분야에서 스타트업의 제일 큰 고민이자 문제는 각 산업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무역업이 어떤식으로 돌아가는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블록체인을 도입해 무역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제시할 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거의 모든 산업군에 걸쳐 IT 솔루션을 제공해 온 이런 대기업 계열 IT 회사들은 이른바 ‘Domain Knowledge’라고 하는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있습니다. 이런 회사들은 블록체인을 쓰면 어느 분야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겠다는 기획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회사들은 개발도 혼자 다 할 수 있지만 일정 분야의 개발과 구축은 스타트업들과 함께한다면, 도메인 날리지가 있는 대기업과 개발이 빠른 스타트업 연합군이 글로벌 블록체인 SI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우리 체인파트너스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은 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 블로코, 아이콘루프, 람다256, IBCT, 케이체인 등과 같은 훌륭한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들이 있기에 다른 나라들 대비 B2B 사업의 기초 체력은 탄탄하다고 생각합니다.

나가며.

지금까지 블록체인과 크립토의 여러 분야별로 한해 정리와 앞으로를 위해 생각해볼 지점들에 대해 개인적 소견을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올해 글을 쓰면서는 과거에 썼던 글들에서 제가 했던 우려나 비판들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저 스스로 그리 잘 하지도 못했으면서, 뭘 안다고 비판적 견해를 취했는지 부끄럽고 송구했습니다.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과거 저의 글들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던 분들께는 용서받지는 못하더라도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만이라도 전하고 싶습니다.

새해의 고민 포인트

앞서 이미 내용 중에 저의 고민이 다 녹아 있지만 좀 더 간결히 고민할 지점만 정리를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제도권 편입 VS. 더 밖으로.

올해부터 여러 나라가 라이센스를 줍니다. 라이센스를 따려면 국내에서는 ISMS-P 인증 취득 등 기본 요건을 달성해야 하지만 앞서 설명한대로 제도권 안에서의 플레이가 밖에서보다 점점 훨씬 제약될 것입니다.

제도권 안에도 충분한 내수 시장과 성장 여력이 있다면 당연히 그 길을 택하는 것이 옳은데 현재 한국의 크립토 시장은 내수의 성장 여력이 다소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규제로 손발이 묶인 제도권 내 거래소는 상품 다변화의 경쟁력을 잃고 제도권 밖의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승리한 상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소매점의 역할에 머물 것입니다.

국가 규제에 스스로를 맞추려는 노력은 직접 글로벌 진출을 하거나 해외를 상대로 금융 상품을 만들어 팔만한 경쟁력은 점점 약화시킬 겁니다. 그럴 바에는 아예 제도권 편입을 포기하고 더 밖으로 나아가는게 옳은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2. DeFi VS. CeFi, 내수 VS. 글로벌

앞서 설명한대로 DeFi는 지갑 설치와 크립토 구매 등 소비자의 진입장벽이 높지만 전세계를 대상으로 영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eFi는 자국 규제에 의존적이라 글로벌 진출이 어렵고 금융 규제의 높은 벽을 뚫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자국 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DeFi 대비 진입장벽이 낮고 안전하며 지속가능성이 있습니다.

CeFi는 앞서 거래소 사례처럼 내수 사업에 어울리지만 DeFi는 글로벌 대상 사업에 어울립니다. 물론 DeFi는 장기적으로 보면 여러 나라에서 지금의 우버나 타다처럼 법으로 규제되는 날이 오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1위의 도박 사이트인 Bet365가 여전히 전세계 많은 국가에서 접속/이용 가능한 것과 같이 계속 이용 가능한 나라들은 분명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안전하지만 성장 여력이 불투명한 라이센스 기반의 내수 사업을 하느냐, 아니면 안전하지 않더라도 작은 내수보다 많은 사람을 잠재 고객으로 둘 수 있는 글로벌 사업을 규제 밖에서 하느냐는 전적으로 자기의 시장 판단에 달렸습니다. 아마 크립토 안에서도 어떤 사업은 규제와 큰 상관없이 살아남는 분야가 있을거고, 규제로 인해 완전히 통제되는 부문도 있을 겁니다. (적어도 법정화폐가 크립토와 바뀌는 지점만큼은)

3. 살아남으면 볕이 드는가? VS. 볕 드는 곳으로 가야 살아남는가?

블록체인을 매일 업으로 3년 정도 하니 이 분야는 아직 ‘만들면 써주겠지’, ‘소비자는 이게 필요할거야’하는 공급자 위주의 관점이 주를 이루는 곳입니다. 아직 블록체인에 관심있는 사람의 8할은 그저 ‘100배 마진거래’ 정도에 눈길을 주는데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저를 포함해 하나같이 동화속 세상에 사는 이들 같습니다.

DeFi든 CeFi든 Dapp이든 Capp이든 DID든 할거 없이 중요한건 소비자에게 필요한거냐 아니냐입니다. 지난 2년간의 크립토 가격 하락으로 인해 크립토와 블록체인 분야의 총수요는 분명히 크게 떨어졌습니다. 총수요가 갑자기 높아지면 공급과의 갭이 생기기 때문에 이것저것 필요해 보이는 것들이 생겨납니다. 하지만 지금은 갑자기 오른 수요가 또 확 떨어져 이제는 필요해 보이던 것들이 공급 과잉이 된 상황입니다.

이럴때는 냉정하게 총수요가 올라오지 않으면 우리가 만든 제품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버티고만 있으면 살 기회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식 같은 제품도 과감히 일단 뭍고 줄어든 총수요 안에서 아직 충족되지 않은, 전에 우리가 추구하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문제를 찾아 집중해야 하는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체인파트너스의 선택

우리 체인파트너스는 총수요가 급증하던 시기 탄생해 덕분에 훌륭한 인재들을 모아 당시로서는 필요한 사업들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총수요 감소로 공급과잉에 처하며 우리 손으로 만든 좋은 제품들을 뭍고 좋은 인재들과 헤어져야 했습니다.

이때 아니면 한국에서 이 정도의 인재들을 모아 이렇게 다방면에서 규모감 있는 크립토 비즈니스를 할 기회가 없을거 같아 총수요 감소로 인한 후퇴가 개인적으로 너무나 비통했습니다. 꿈으로 뭉친 사람들과의 이별 또한 작년 내내 가장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신을 단단히 차리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만든 것을 들고 총수요가 올라가기를 기우제 지내듯 기다릴 것이 아니라 줄어든 총수요 안에서도 필요하고, 앞으로 총수요가 오르면 훨씬 더 필요해질 제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만약 크립토가 사기고 이미 끝났고 미래가 없다면 각자 짐 싸서 갈 길 가는게 우리가 아무리 오래 했어도 더 바람직하겠지요. 하지만 앞서 우리가 함께 살펴봤듯 중국 등 대형 정부나 Facebook 등 큰 글로벌 기업들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준비하고 있고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들의 시장 참여, 전세계 정부의 규제 마련으로 인해 크립토가 머잖아 ‘정상 금융 자산’으로의 지위와 입지를 얻게될 것은 이제는 더 다툴 필요도 없는 자명한 미래입니다.

우리는 2019년 초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모두 버리고 크립토로 간다는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면서 (크립토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부정적 시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모태펀드의 눈치를 또 볼 수 밖에 없는) 일부 VC로부터의 투자 유치나 (법이나 가이드라인에 기술된 적은 없지만) ‘크립토 회사는 그냥 안되는’ 까닭에 기보와 신보로부터의 대출도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당시 우리의 결정이 맞았고, 지금 다시 돌아가더라도 블록체인보다 크립토에 집중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블록체인이 가져다 줄 효용도 물론 훌륭하지만, 크립토는 보다 가까운 미래에 사회의 일부가 될 것이고 그리 되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많은 요소들이 새로 필요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이게 재미있는 것은 크립토가 커지든 작아지든간에 사회의 일부가 될게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시장에 대한 인식이 어두워 작년 한해 신규진입자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그 사이 노하우와 기술을 고도화시킨 그 전부터 있던 업체들은 이제 저만치 달아났기 때문에, 앞으로 호황이 와서 새로 들어오는 업체들은 이제 동일 조건에서 싸우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물론 한국이 상대적으로 크립토 회사의 투자와 대출에 있어 좀 더 가혹한 여건인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모든 나라의 크립토 스타트업은 다 행복한데 우리만 힘든 환경에 처해있는 것은 아니기에 만 3년을 기술과 노하우 쌓으며 지금까지 달려온 우리는 어쩌면 유리한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가 시장에서 찾은 기회

그동안 체인파트너스는 크립토 장외거래(OTC), 거래소, 결제, 전화주문, 블록체인 노드 운영, 마이닝, 지갑, 크립토 발행 자문, 마케팅, 미디어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며 시장을 배우고 우리의 무지를 깨달아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만큼 각 분야의 최전선에서 크립토 산업을 넓은 범위로 경험한 회사도 드물 것입니다.

이같은 범위의 경제는 어느 분야가 포화인지, 어느 분야는 아직 아닌지, 또는 있어도 아직 완성이 덜 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20년을 IT 서비스만 만들어 온 사람으로서 자동화할 수 있는걸 아직도 사람이 수동으로 처리하고 있는 비효율도 의외로 많았습니다.

이에 우리가 풀고 싶은, 풀 수 있는 시장의 문제를 찾아 작년 가을부터 다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은 거래소도 DeFi도 Dapp도 아닙니다. 크립토 시장의 열기가 식었다 하나 이 서비스는 머잖아 크립토 시장에 몸 담고 있는 모든 업체와 개인들에게 꼭 필요해질 서비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비로소 업계의 모두와 함께 도우며 일할 수 있습니다.

2020년 크립토 세미나 신청과 크라우드 펀딩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지면으로 소개하자면 다시 이 글이 너무 길어질 듯 하여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있고 시장에 어떤 변화를 주려고 하는지는 따로 찾아뵙고 설명드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2020년 크립토/블록체인 시장 전망과 함께 체인파트너스가 준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설명이나 세미나가 필요한 기관에서는 제 메일(pyo@chainpartners.net)로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VC, 증권사, PE 등 자본시장 플레이어들, 언론계, 법조계, 대학 등의 사내 세미나나 대 고객 행사, 친목 모임 등 다양하게 초대해 주시면 검토하여 크립토 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이 지면으로 다 적을 수 없는 내용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저희가 조만간 신사업과 관련한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산업이 커질 것이고 우리가 옳은 문제와 답을 찾았다면, 당장 시장이 작아져 있어도 좋은 제품을 출시하고 다음 도약을 준비하기 위함입니다.

체인파트너스의 크라우드 펀딩 소식을 받아보길 원하시는 분들은 이 링크로 신청해 주시면 준비되는대로 안내드리겠습니다.

이상으로 한없이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정리해 본 크립토/블록체인 시장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 3년간 정말 감사했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요즘은 크립토를 넘어 외환이나 전통 자본 시장에 대한 공부도 안할 수 없어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Facebook이나 Instagram을 구독해 두시면 부족하나마 공부하는 내용을 꾸준히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0년 정초에, 표철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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