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토요산업공부모임을 (랜선으로)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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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제 30대 인생은 공부모임에서의 인연을 통해 만들어지고 바뀌어 온 것 같습니다. 다시금 시작되는 이 모임이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만나보는 작은 창구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김동진 (모임 당시 AT Kearney 컨설턴트 / 현재 Eastend 대표)

컨설턴트 2년차, 제법 알 듯 하다가도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성장에 대한 갈증은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던 시절.

좋은 친구들과 함께한 공부모임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창구가 되었습니다. 늘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며 같은 고민을 하던 저에게는,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시간이 즐거움인 동시에 성찰의 과정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공부모임을 통해 만난 친구들의 응원과 (좋은 의미의) 압박, 그리고 강력한 추천에 힘입어, 지난 2015년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과감한 의사 결정을 한 덕에, 상상 이상으로 다이나믹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더 넓은 세상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MBA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고, 또 다른 시작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 모임을 시작한지 8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모르는 것이 있으면 모임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SOS를 보냅니다. (그러면 답이 나오니까요) 울적할 때 수다가 필요하면 술을 사달라고 조릅니다. (어느새 업계 리더가 된 친구들이 기꺼이 쏩니다)

제 인생의 변곡점을 만들어준, 따뜻하고 근사한 사람들로 가득한 공부모임이 여러분에게도 의미있는 계기가 되길 응원합니다.

– 최다혜 (모임 당시 BCG 컨설턴트 / 현재 Harvard Business School)

지난 2013년 저는 작은 공부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어려서부터 사업하느라 나이 스물 여덟이 되도록 아직 군대를 못간 때였는데요. 그런 저를 대신해 후임 CEO를 맡아줄 후보를 찾기 위한 개인적 이유를 가지고 만든 모임이었습니다. 물론 당시는 밝히지 않았지만요. 하지만 정작 저는 새 대표를 찾는 대신 너무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2013년에 진행했던 자율주행차 세션. 주니어들이 매 격주 토요일 오전에 모여 함께 산업을 공부했다.

수혜자는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모임은 주로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사회 생활을 시작한지 3년 내외의 주니어들을 주축으로 모집했는데 그러다보니 인생의 고민들이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커리어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부족한게 무엇인지, 이직은, 연애는, 결혼은, 등등.

저희는 2주에 한번씩 토요일 오전 10시에 만나 하루 두명씩 모임 회원이 돌아가며 자기가 요즘 관심있게 보고 있는 분야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당시는 스타트업이라는 용어조차 익숙치 않던 때라 다른 스타트업을 경험한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모임 회원은 그나마 유관 분야라 느낀 VC, IB, 컨설팅, 대기업 전략 담당 등으로 한정해 모집했습니다.

모집 분야가 한정되다보니 자연스레 비슷한 분야에서 만날 일도 많고 서로 물어볼 것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몇년간 굉장히 좋은 인적 네트워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그 모임을 통해 유리하게 밀어주고 끌어주며 이직한 케이스가 수두룩하고, 그 안에서 연애도 하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커플도 있습니다.

공부가 준 영향은? 그것은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저는 지금 돌아보면 정말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저희가 토요일마다 모여 다뤘던 주제 중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부펀드와 자산배분, 벤처와 스타트업 이야기, 시스템 반도체 분야 현황과 전망, 바이오 산업의 현황과 전망, Family office의 투자, 국내 은행 산업 분석, e-커머스 산업의 모든 것, 미국 교육시장과 스타트업 창업 사례, 셰일가스 산업 동향, LCD 기술과 디스플레이 산업 트렌드, 무인항공기 산업 동향과 전망, 스마트카, 테크와 자동차산업의 만남, 전기차 시승 체험, 국제 무역 상사업의 이해, 건설 기계 산업의 이해, 자동차 업계 신차 개발 프로세스, 얼굴 주사제 시장 동향 – 필러를 중심으로, 한국 대리운전 시장의 이해 등 (발표주제 더보기)

국부펀드와 Asset Allocation은 당시 KIC(한국투자공사) 다니던 친구가 발표했고,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무인항공기(드론), 전기차와 스마트카, 셰일가스, LCD 등의 주체는 VC 다니던 친구들이 자기가 요즘 관심있게 스터디하고 있는 분야를 발표하는 식이었습니다. VC가 아닌 저로서는 그들이 실제 검토중인 분야들의 내부 이야기를 배울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였습니다. 특히 지금으로부터 7년전에 드론 시장을 공부하고, SK이노베이션 본사에 방문해 전기차 시승 체험을 하며 스마트카 이야기를 나눈 것을 비롯해 다룬 주제들이 매우 미래지향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당시 종종 촉망받는 스타트업 대표들을 초대해 발표도 하고 자연스레 멤버가 되기도 했는데 e-커머스 산업 발표는 현재 브랜디의 서정민 대표가, 미국 교육시장은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당시는 교육업체 KnowRe의 부대표)가, 그리고 핀테크 산업 발표는 토스의 이승건 대표가 우리 회원들만을 위해 소중한 시간을 내주고 회원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반대로 컨설팅이나 대기업 전략쪽에 있는 친구들로서는 당시 접하기 매우 귀한 기회였습니다.

이 모임을 1년 반 정도 하니 한 두 번씩 발표는 다 돌아갔고 해서 멤버를 새로 충원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1기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 2015년 2기를 모집해 활동했고, 이후 2년 반 정도 쉰 뒤 많은 회원들의 요청으로 다시 2018년 3기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1기 때 멤버들은 이제 각자의 회사에서 주니어를 넘어 가장 활발히 뛰는 멤버들이 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방문이 점차 뜸해지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2기 때는 종종 참여하다 3기부터는 아예 못나가게 되었지요. 결국 모임은 3기 이후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또 2년 반 정도 지났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팬데믹의 한가운데입니다. 백신이 나온다고 하지만 일러야 내년 하반기는 되어야 맞을 수 있다 하고, 우리나라는 오히려 대유행의 초입인듯 합니다. 아마도 지금까지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앞으로 더 길어질 듯 하고, 내년은 실물경제가 더 안좋아짐에 따라 현재의 투자심리나 반도체나 플랫폼/컨텐츠 등 일부 ICT 기업이 팬데믹의 수혜를 받는 것과는 반대로 큰 풍파를 겪는 업종도 생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가 지난 한해 사회 활동을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이게 되면서, 저는 배움의 지체를 느꼈습니다. 집에서 책을 나름대로 봤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로 관심있는 분야를 열심히 들추어도 직접 사람을 만나고, 현장을 방문해 배우는 것 이상의 경험과 느낌, 배움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경험과 배움이 쌓이며 사람이 전보다 아주 약간씩 더 나아지는 것인데, 우리는 지금 전 인류가 공통의 성장 지체를 겪고 있는 것임은 아닐까 합니다.

그것이 모두에게 공평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애석하게도 배움과 능력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는 시기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로 인해 더 많은 고객과 투자자를 만나고, 더 나은 사람을 모아 더 좋은 제품을 만들며, 그 덕에 더 많은 것을 사고 더 멀리 앞서갈 수 있게 된 ICT 업계와 경영진 일부는 명백히 코로나 덕에 더 많은 것을 배우며 경제적인 면뿐 아니라 지식 측면의 부익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다른 업종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지식 측면의 빈익빈이 진행중이고요. 고객이 없으면 배울 수가 없습니다. 가뜩이나 ICT로 재편되는 국제 경제는, 코로나로 인해 그 격차가 더 커지고 빨라졌습니다.

그래서 여러모로 고민하고 있다가 공부모임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비대면이라 새로운 도전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서울뿐 아니라 지방이나 외국까지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에서 2주에 한번씩 모여 함께 공부한 뒤 점심먹고 헤어지는 일을 꾸준히 하다보니 실제로 친구가 되었습니다. 저녁에 따로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마시며 더 친해졌고요.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래도 그런 친밀감을 올릴 수 있는 활동이 제약되다보니 운영상에 변화를 좀 주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처음이니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같이 개선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완벽한건 없지만, 약간의 문제가 걱정돼 시작하지 않으면 더 많은 기회를 잃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 모임 일정: 2021년 1월부터 격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가량 온라인으로 모임 진행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이하 하향시 오프라인 모임 진행 검토)
  • 프로그램: 회원 70%, 외부 초빙 30% 가량 비율로 모임 날마다 2명의 스피커가 각 40분 가량 강의 후 20분간 토론 진행. (총 2시간) 다음주 발표 주제는 일주일 전 공지.
  • 주제: 주제는 다채로우나 과거 해온 방식대로 주로 경제/경영, 스타트업, 미래 기술을 중심으로 하고 1) 대기업의 일과 관점 2) 스타트업의 일과 관점 3) 금융권의 일과 관점을 비슷한 비중으로 다루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다만 이번부터는 문화/예술/+기타 분야도 교양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이 모임의 특징이라면 아무래도 산업과 비즈니스를 주제로 내부자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고 질문할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 모임 인원과 초대 순서: 과거 오프라인에서 모일 때는 기수마다 30명 가량씩 운영했으나,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문호를 넓혀 최대 99명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다만 모임의 전통과 주제와의 적합성을 살려 초대 1순위는 VC, PE, IB, 컨설팅, 대기업 전략 업무 종사자로, 2순위는 스타트업 종사자로, 음악/미술/체육/패션/건축/법조/바이오/의료/공공/환경 등 모임의 다른 멤버들에게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주실 수 있는 분들을 3순위로, 그 외 분야 종사자를 4순위로 초대하고자 합니다.
  • 회비: 오프라인에서는 그때그때 회비를 걷었는데 온라인에서는 현실적으로 그게 불가능하므로 월 회비를 받기로 했습니다. 어디서도 듣기 힘든 주제와 회사 내부인과 직접 주고 받는 이야기, 집에만 있어 새로운 사람 만나기 힘든 시대에 99명의 나와 비슷한 공부와 네트워킹 의지가 있는 분들과 만날 기회에 지불하는 비용으로 월 99,000원을 책정했습니다. 모임을 트레바리처럼 키워갈 생각은 전혀 없지만, 후원없이 자생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재원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회비로 급여를 받는 스태프가 들고 나는 회원을 관리하고, 양질의 강의와 번외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회원분들이 더 좋은 인연을 만들고 배움을 얻을 수 있는 터전으로 꾸준히 가꿔갈 수 있다면 아주 작고 탄탄한 커뮤니티가 하나 탄생하리라 생각합니다.
  • 참가 의무 및 회원 자격 유지: 토요일 모임 참가는 의무가 아니며, 별도로 출석 체크를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본인이 더 이상 모임 참여 의지가 없어 다음달 회비를 내지 않으면 대기중인 분을 초대해 꾸준히 새로운 회원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우선 30명 이상이 모이면 2021년 1월에 모임을 시작하고, 점진적으로 늘려 99명의 회원이 넘지 않도록 할 계획입니다. 저는 모임에 참가하는 분들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기대하는 바를 잘 알고 있습니다. 무조건 사람을 늘리기보다 하나라도 남들이 배울 점이 있는 분을 우선적으로 모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다보면 부득이 웨이팅 리스트에서 오래 기다리는 분들이 계실 수 있는데요, 이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분야와 회사, 연령, 지역, 성별 등 전반적인 균형을 맞춰 더 좋은 모임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오니 이 점 미리 깊은 양해를 구합니다.
  • 모임 이름: 원래 이 모임의 이름은 2013년부터 ‘토요산업공부모임’이었습니다. 주중 저녁에 할때는 ‘토요’를 빼고 잠시 ‘산업경영공부모임’이었던 적도 있는데 외우기도 어렵고 줄여 부르기도 어려웠습니다. 명색이 2021년에 랜선으로 다시 시작하는 모임이고, 전국에서(또는 전세계 한인을 포함해) 99명이라는 상징성도 있으니 새로 시작하는 모임의 이름을 ‘Society 99‘으로 부르고자 합니다. 향후 최소 10년간 멤버들의 주요 연령을 고려해 ’99학번부터 99년생까지’의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 비전: 젊고 유능한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시대의 서울클럽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만 허세나 특권의식 없이 실제 배우고 경험하고 만나는, 각자의 성장에 실용적인 도움이 되는 커뮤니티가 되고자 합니다. 온라인으로 시작하지만 건전한 자체 재정을 갖춰, 코로나 종식 후 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 회원들만을 위한 생일/크리스마스/할로윈 파티, 다양한 기업 현장 견학 행사를 운영해 갈 계획입니다.
  • 참가신청: https://bit.ly/society99 에서 가입 신청을 해주시면 순차적으로 초대해 드릴 예정입니다.
  • 모집기간: 연중 상시 모집으로 변경되었습니다. 2021년 내내 위 링크에서 신청 가능하십니다. TO가 날 때마다 순차적으로 초대드리겠습니다. 2020년 12월 15일 (화) 부터 2020년 12월 31일 (목) 까지 보름간 (기간 내 신청자는 모임 시작시 한꺼번에, 그 이후 신청자는 별도로 순차적으로 초대됩니다.)
  • 기타 문의: 모든과 관련된 모든 문의는 모임 스태프 김지환님(jihwan@so99.org) 앞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새해에도 좋은 분들과 만나 또 한단계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를 빌겠습니다. 좋은 모임이 될 수 있도록 저도 초대자로서 노력하겠습니다.

참, 그러고보니 제 소개를 드리지 않았네요. 저는 표철민이라고 합니다. 모두가 아는 뚜렷한 성공은 거둔 적이 없지만, 새해로 21년째 스타트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시작한 때는 젊은 창업자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요즘 창업자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훌륭한 선배들의 가르침을 거의 독차지하며 배웠습니다. 그 덕에 배움과 만남의 기회가 인생에 얼마나 큰 변화를 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어설픈 성장기를 블로그에 10년 넘게 남겼고, 부족한 과정의 감정 그대로를 담은 도 두권 썼습니다.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해 부끄러움과 마음 속 결핍이 누구보다 크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아직 서른여섯살이여서 언젠가는 제 차례도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래 일하면 상처도 주고 받고 마음과 달리 멀어지는 사이도 있게 마련이지요. 저도 똑같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만남이 언제나 필요합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며 그게 점점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라 올해는 더욱 그러합니다. 사업하는 사람에게 밑천이 무엇일까요? 결국 사람입니다. 헤어져도 숙명처럼 또 계속 만나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이 시국에 모임을 다시 조직하는 이유입니다. 바이러스가 창궐해도 미래는 준비해야 하니까요. 그런 용기가 어쨌든 21년을 밥먹고는 살게 한 원동력입니다. 부족함뿐인 호스트이지만, 여러분과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