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서른 다섯에 직접 썼다는 <나의 신조>. 이걸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큰 소리로 복창하고 집을 나섰단다. 그러니 외판원으로 시작해 맨손으로 그룹을 일군 그의 성공도 일견 이해가 간다. 사람이 꿈이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만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나는 사실 후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정의를 기초로 자신만의 원칙과 철학을 세우고 우직하게 살아간다면 꿈은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믿는다. 만약 세상 사람 모두가 꿈을 ‘추구’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이 세상은 매우 잔혹한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처음에는 온갖 화술과 능력에 감탄했다가 나중에는 원칙과 철학 없이 오로지 자기 욕심만 쫓는 사람임을 알게 되고 실망한 적이 더러 있다. 누군가에게는 나도 때때로 그런 사람이었을지 모른다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한다. 올해는 나도 나의 원칙과 철학을 정리해 아침마다 다짐해 보아야겠다.

티몬이 간다. 참 멋진 책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내가 읽으며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이들이 첨부터 IT business가 아니라 Sales business로 시작해 젊은 창업자들이 가질 수 있는 핸디캡을 강점으로 바꿔 놓았다는 사실이다. 무대포 영업과 예쁘게 사진 찍어 올리는 것은 그 누구보다 젊은이들이 가장 잘하지 않나.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 중에 개발을 모르는 문과쪽 멤버들만 모여 무슨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들은 티몬 사례를 잘 공부할 필요가 있다. 우리 팀의 능력으로 충분히 해볼만한 Business domain을 찾아 집중하거나, 우리 대신 실현시켜 줄 사람을 찾아 대등한 관계의 파트너가 되거나. 둘 다 쉽지 않지만 우선은 전자를 잘했을 때 성공 가능성이 확 올라가는 것 같다.

티몬은 둘 다 잘했다. 전자는 스스로 냉철하게 찾았고(이들은 심지어 애초에 트럭을 몰고 다니며 케밥을 파는 사업을 하려고 했었단다. 정말이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 ideation이 아닌가!), 후자는 M&A로 얻었다.(이들은 Sales business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완전한 IT business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쟁사 데일리픽을 인수해 ‘윙버스’의 창업자들과 NHN, 네오위즈의 베테랑 멤버들을 서비스 조직에 모조리 모셔왔다. design materials과 brand identity를 만들고 관리하는 Creative center 조직을 보고 있노라면 NHN의 CMD 조직과 꼭 닮아 있다. 대한민국 IT 업계에 그런-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디자인 조직이 관리하는- 회사가 몇개나 될까?) 여러모로 창업학 교과서에 실릴만한 모범 성공 사례라 생각한다. 이 사례의 교훈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아래와 같지 않을까?

“내 능력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잘하면, 내 능력 밖의 것들도 얻을 수 있다.”

‘Hi there’만큼 저평가된 국내 모바일 서비스도 없을 것이다. 아직 광고 외에 이렇다할 수익모델은 붙이지 않았지만 모바일 전용 SNS로 작년말 기준 250만명의 회원을 모았고, Active user가 매우 많은 편이다. 가장 의미있는 바는 네이버의 힘을 빌려 회원을 모은 미투데이나 여타 포털 서비스와는 달리 온전히 입소문의 힘만으로 이 정도 회원을 모았다는 것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놀란 것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카톡해’와 같이 ‘하데헤’라는 말을 몇번이나 들었던 일이다. 지금 들어가봐도 회원의 대부분이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까지다. Psynet이라고 원래 다른 일을 하던 회사가 서브 비즈니스로 한번 시작을 해본 것인데 너무 잘됐다. 서비스적 성공 요인으로는 모바일이라는 매체에 특정하여 읽고 쓰는 창구를 통합한 것, 디자인이나 용어가 투박해 오히려 Low-end 유저들에게 이질감을 주지않은 것, 그리고 SNS 성공의 핵심요인이라 할 수 있는 남여상열지사를 방조한 것 등이 특히 젊은이들에게 어필한 것이라 생각한다. 트위터에는 정반대로 소수의 High-end 오피니언 리더들이 있다면 완전 반대편에 하이데어가 있고, 그 사이에 미투데이 정도가 있다고 하겠다. 하여튼 이 서비스가 이렇게 업계의 무관심을 받을 서비스는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회원이 얼마 안되는데도 ‘스타트업’이라는 미명하에 트위터에서 맨날 회자되는 서비스들보다는 훨씬 투박하고 우직하지만 떳떳한 성공사례라고 생각해 이렇게 소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