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發 혁신성장을 위한 대정부 제언 (1)

안녕하십니까,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한국의 첫 블록체인 컴퍼니 빌더인 체인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는 표철민이라고 합니다. 컴퍼니 빌더란 ‘회사를 만드는 회사’를 말합니다. 설립 취지에 따라 창업 1년만에 110명의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10개가 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에 취해진 우리 정부의 ICO 전면 금지와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신규 가상계좌 제공 중단 등 일련의 조치에 대하여 블록체인 분야 종사자 중 가장 중립적인 시선으로 ‘투기 과열 해소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을 낸 바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 말 하루 12조원에 달하던 국내 가상화폐 거래액이 현재 하루 1조원 내외로 크게 줄어, 투기 과열이라 할 만한 근거를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론 정부 정책이 아주 효과적으로 작용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좀 더 차분하게 이 가상화폐라는 아이가 무엇인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쉽게 설명하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모두가 신뢰할만큼 복제가 어려운 딱지를 만든 것입니다. 복제가 불가능한 이 딱지를 100만개 만들어 시장에 유통시키면 딱지를 더 많이 갖고 싶은 사람과 이걸 팔고 싶은 사람이 거래를 하기 시작합니다.

이 딱지에 이름을 붙인 것이 ‘Cryptocurrency’, 이른바 ‘가상화폐 또는 암호화폐’입니다. 이름을 이렇게 붙인 것이 문제였습니다. 초기 투자자들이 ‘이것이 법정화폐를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그런 주장에 처음에는 대부분 관심이 없었지만 가격이 급등하자 그런 주장을 믿는 사람이 점차 많아졌습니다. 그러자 많은 화폐학자들이 ‘그것이 화폐가 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을 했습니다.

오늘날 비트코인 장외거래 시장에서는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는 갓 채굴된 비트코인은 시장에 유통되는 비트코인보다 5%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 됩니다. 비트코인은 과거 어느 거래에 사용되었는지 누구나 열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어느 거래소 해킹 사건 때 털린 비트코인이거나 마약 거래에 이용된 비트코인은 사람들이 보유하기 꺼림칙해합니다.

이는 화폐의 기본 성격 중 하나인 가치 동등성(과거 어떤 거래에 이용되었던 화폐이든 액면에 표기된 가치는 모든 화폐가 동일하게 반영해야 한다)에 위배됩니다. 이뿐 아니라 가치를 담는 그릇으로서 그 가치의 크기가 과도하게 출렁이는 문제 등 가상화폐는 법정화폐가 추구하는 화폐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가상화폐가 스스로 감히 ‘화폐’라 주장하는 순간, 그리고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이것이 언젠가 우리가 쓰는 법정화폐를 대체할 것이라 믿는 순간, 작년 JTBC 가상화폐 토론에서의 유시민씨와 같이 전통 경제학을 공부한 분들로부터 처절하게 난타당할 것은 뻔한 미래입니다.

실은 우리가 가상화폐라고 부르는 것은 다이아몬드 목걸이나 명품처럼 자산의 성격이 훨씬 강합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돌인 다이아몬드 가격은 땅 속에서 정해져 나온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현재 지불할 의향이 있는 금액이 곧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됩니다. 루이비통의 백이나 애플 아이폰, 강남의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상품과 자산은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합의에 따라 가격이 정해집니다.

비트코인은 작년 초에는 950불이었다가 작년 말에는 13,600불이었습니다. 현재는 6,600불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명백히 (화폐가 아닌) 자산입니다. 요즘은 법정화폐와 1:1로 연동된 가상화폐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비트코인보다는 상대적으로 화폐의 성격이 훨씬 더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정화폐 없이는 연동된 가상화폐 의미가 없어집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선 용어부터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가상’이라는 말은 허구성이 느껴지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점차 퍼지고 있는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이라는 용어를 제안합니다.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취급 라이센스인 ‘BitLicense’를 뉴욕주로부터 받아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북미 최대 거래소인 Coinbase도 최근 오픈한 서비스들에서 Currency라는 용어 대신 ‘Digital Asset’이라 표기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이라는 표현은 가상화폐를 일컫는 조금 더 광의의 표현입니다. 디지털 자산의 성격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제 나름의 분류로 다음과 같습니다.


1. 순수 디지털 자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정확히는 이더리움에서 사용하는 화폐인 ‘Ether’), 리플(엄밀히 따지면 리플의 화폐인 ‘XRP’)처럼 현실세계의 화폐 또는 자산과 전혀 연동되어 있지 않은 디지털 자산을 말합니다.

이것들의 가치는 수요과 공급에 따라 무척 출렁이기 때문에 이것이 화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분들로 하여금 디지털 자산 전체의 가치를 폄하할 중요한 논리적 근거가 됩니다.

2. 법정 화폐 연동 디지털 자산: 미국달러(USD)와 가치가 1:1로 연동되도록 설계되어 있는 USDT(USD Tether)나 TUSD(True USD)류의 디지털 자산을 말합니다. 이른바 ‘Stable Coin’이라고도 부릅니다.

한국에서는 티몬의 신현성 창업자가 IMF가 발행하는 국제 통화 바스켓인 SDR과 1:1로 연동되는 Stable Coin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많은 회사들이 원화(KRW)와 1:1로 연동되는 Stable Coin을 만들고자 구상해 왔지만 여러 규제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3. 전통 자산 담보 디지털 자산: 부동산이나 그림, 자동차, 금, 다이아몬드, 원유, 주식, 채권 등 우리가 돈 주고 소유할 수 있는 모든 전통 자산을 담보로 하는 디지털 자산을 말합니다.

100억짜리 그림이 있다고 치면 기존에는 100억이 있는 사람만 이 그림을 살 수 있었습니다. (물론 빚을 내서 살 수는 있지만 최소한 이자를 감당할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그림을 담보로 100억개의 토큰(‘코인’이 일반인에게는 더 익숙하지만 코인이라는 용어는 ‘가상화폐’와 비슷하게 일정 가치로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연상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이라 최근 해외에서는 조금 더 중립적으로 ‘토큰’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 글에서도 ‘코인’은 모두 토큰으로 표기합니다.)을 만들면 단돈 100원만 있어도 100/100억 만큼의 권리를 소유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산 투자의 혁명입니다. 부자들만 접근 가능했던 미술품이나 땅, 고가의 부동산에도 작게나마 일반인이 투자할 기회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그림을 팔려면 갤러리에 맡기고 중간에서 갤러리가 30%씩 수수료를 떼는 것도 예삿일이었습니다.

토큰으로 만들어 사고 팔면 권리의 직거래가 가능해집니다. 내가 가진 권리만큼만 거래가 가능하므로 모든 그림 소유자의 동의를 얻을 필요도 없습니다.

전통 자산의 거래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기회가 있습니다. 이는 화랑과 부동산 등 중개자를 제외하고는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큰 혜택입니다. 일부 부동산이 REITs 상품으로 개발돼 상장된 경우는 있지만 여전히 이 세상 대부분의 부동산은 아무나 살 수 없습니다.

세상 대부분의 전통 자산은 유동화가 까다롭습니다. 돈이 필요한 주인은 권리를 손쉽게 쪼개 팔기 어렵습니다. 그림 하나를 통째로 내다 팔아야 합니다. 전통 자산 담보 디지털 자산은 자산 유동화를 비약적으로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기존에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 정도만 할 수 있었던 서민들도 이런 시대가 오면 클림트의 명작 <키스>를 담보로 만들어진 토큰에 투자하거나 이중섭의 <황소> 그림 일부를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위례 이후 10년만에 조성된다는 신도시 땅 역시 서민들이 나누어 소유할 기회도 생길 수 있습니다.

전통 자산의 권리 관계와 토큰의 권리 관계를 이어줄 회사는 필요할 것입니다. 기존 신탁사와 보험사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시대는 당연히 올 것이고 이끌어 세상이 변화하는 기회를 잡느냐, 뒤쳐지느냐는 온전히 우리 손에 달렸습니다.

4. 프로젝트 파이낸싱형 디지털 자산: 특정 프로젝트나 사업에 투자하고 해당 사업 성과에 따른 배당 권리가 부여된 디지털 자산을 말합니다. 이는 주식회사가 발행하는 주식의 기능과 유사하지만 훨씬 더 유연합니다.

한 회사가 신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여러 사업마다 개별적으로 투자를 받아 해당 사업의 배당권이 부여된 토큰을 유통시킬 수 있습니다. 일주일짜리 전시나 공연 같은 단발성 사업 역시 토큰화할 수 있습니다. 주식은 호흡이 길어 이런 형태의 프로젝트성 투자에 이용하기에는 불편합니다.

주식은 우선 유가증권 시장 상장 이전의 거래비용이 높습니다. 거래 상대방을 찾기도 힘듭니다. 배당도 1년에 한 번, 많아야 6개월에 한 번 이루어집니다. 토큰화된 자산은 배당을 매일 할 수도 있고 언제든 거래 가능합니다. 거래 상대를 찾기도 상대적으로 쉬우며 거래 비용도 비상장주식 거래에 비해 대단히 낮습니다.

주식회사 경영진의 불투명한 경영을 보완할 수도 있습니다. 계획된 청산일이 되면 경영진의 뜻과 무관하게 잔여 자산을 모두 토큰에 배분한 후 자동으로 프로젝트가 청산되도록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경영진이 지출하는 비용 내역을 모든 투자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설계도 가능합니다.

프로젝트의 운영 방향이나 배당 성향을 투자자들이 직접 투표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처럼 주주총회, 감사, 사외이사 등 각종 견제장치가 선진국의 그것만큼 엄정하게 동작하지 않는 환경에서는 기업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큰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같은 디지털 자산의 등장과 활성화는 기존 자본 시장, 또는 기업 환경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많은 정부가 아직 이 정도로 중요성을 인식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의 투기 열풍으로 인해 협의의 디지털 자산, 즉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순수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기 수요 억제와 장기적 제도화 정도는 필요하다 정도의 인식이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여러 정부가 아직 다른 나라의 상황을 천천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우선은 선제적으로 막아 놓았지만, 거래 자체를 전면 금지한 것도 아니고 ICO를 금지한다고 했지만 외국 나가 진행한 많은 ICO에 철퇴를 가한 상황도 아닙니다.

저는 지금이 아주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육성할 것이냐, 죽일 것이냐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스탠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최근 몇몇 나라가 이걸 육성하거나 적어도 방해하지는 말아야 할 대상으로 규정짓고, 하나둘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모든 나라가 발벗고 나서서 적극 육성 대열에 올라탄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리보다 작은 경제규모 국가에서만 긍정적 육성으로 돌아선 것은 아닙니다. 이미 싱가폴, 프랑스, 일본, 스위스, 홍콩, 호주, 미국의 일부 주가 변화를 택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작년 비트코인 거래량의 약 15%, 나머지 코인 거래량의 약 55%를 차지하며 전세계 코인 투기 열풍을 이끈 나라였습니다. 그로 인해 다른 어떤 나라보다 우리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 시선을 갖게 되었습니다. 먼저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이 분야에서 늦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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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기준 전세계 거래량에서 원화가 차지한 비중. 각각 비트코인의 15%, 알트코인의 55%를 차지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디지털 자산의 긍정적 측면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직 위 유형 중 수급에 의해 가격이 급등락하는 ‘순수 디지털 자산’만이 현재 정부가 목격하고 우려하고 있는 디지털 자산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자산에는 가격 변동이 제한적이거나 아예 없는 유형도 있고, 담보물이 있어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대상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 정부와 세계 주요국가들은 배당권이 부여된 프로젝트 파이낸싱형 디지털 자산에 대해 ‘자본시장법으로 규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이는 각국이 오랜 시간 만들고 가꿔온 자본시장에 대한 도전이며, 자칫하면 전통 시스템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충분히 타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유가증권 시장만 보더라도 증권사는 지극히 한정된 상황과 범위, 규모 내에서 법과 규제당국이 정한 틀을 준수하며 시장 조성(Market making) 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코스닥에 처음 상장한 작은 종목은 아무래도 주문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같이 규제를 준수하는 시장 조성자가 일정한 유동성을 공급해 수급에 따른 급등락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나서서 주가를 끌어올리거나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코인 시장은 다릅니다.

시장 조성 행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어 대부분의 코인 회사들이 시장 조성자를 고용합니다. 이들에 대한 일정한 가이드라인이 없으므로 이들이 코인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만약 사람들이 법정화폐를 이용해 디지털 자산을 산다면 기존 자본시장의 룰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정이 끼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이 심지어 기존 자본시장을 오래 운영해 본 결과 나타난 고질적인 문제점들(부자들만 고수익 자산에 투자 가능해 더 큰 부를 축적하는 빈익빈 부익부의 문제, 자산 유동화의 어려움, 거래 비용의 문제, 주식회사 경영진 견제 장치의 오작동 등 앞서 언급한 문제들)을 크게 개선할만한 가능성이 있는 수단이라면 말입니다.

우선은 편견없이 들여다보고 다같이 공부해 보아야 합니다. 긍정적 측면이 있는 것은 도입을 검토해야 합니다. 심지어 스위스, 싱가폴 등 오랜 세월 금융 허브였던 나라들이 기회를 포착하고 먼저 움직이고 있기에 더욱 시간을 잃어서는 안됩니다. 많은 국민들이 돈을 잃었지만, 어쩌다보니 전세계 거래량의 1/3을 차지하게 된 미래 금융을 그냥 이대로 버려서는 안됩니다.

만약 이것이 진짜 채권이나 원유 정도의 자산 중 하나가 된다면(저는 원유 정도는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 거래의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었던 기회를 하루하루 잃고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아쉬운 일이지만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의 중심이었던 적 있을까요? 부산을 글로벌 금융 허브로 키운다는 야심찬 계획이 있었지만 사실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만약 디지털 자산이 금융을 이루는 여러 자산의 유형 중 하나가 된다면, 한국은 그 자산 유통의 주인공이 될 기회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여전히 불씨는 살아있지만, 이대로 가면 그 기회는 사라지고 맙니다.

(전세계 펀드 매니저들이 이용하는 금융 정보 서비스인 Investing.com은 이미 올 초부터 암호화폐를 주식, 원자재, 외환, 채권 등과 동일한 지위로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저는 블록체인보다 디지털 자산의 효용에 더 주목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디지털 자산에 신뢰를 부여한 기반기술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탁월함에서 디지털 자산은 태어났습니다. 디지털 자산은 블록체인 기술이 낳은 첫번째 글로벌 히트작인 셈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인터넷이 시작된 이후 정보나 상품의 유통 과정을 줄여 또다른 독점적 중개자로 떠오른 여러 인터넷 사업자들의 권력을 빼앗는데 앞으로 20여년간 천천히 기여해 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그다지 빠르지도, 결코 전복적이지도 않을 것입니다.

독점적 중개자들은 중개 수수료를 벌어갈만큼의 해자를 잘 파두었습니다. 그들은 블록체인의 도전에 영리하게 대응할 것이고, 아쉽게도 블록체인이 실제로 바꿀 분야는 생각보다 제한적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블록체인이 정말 뜰거 같으면 그들이 누구보다 먼저 그 일을 할 것입니다. (전혀 놀랄 것도 없이 이미 국내외 주요 인터넷 사업자들은 블록체인을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자산은 기득권이 없는 새로운 것입니다. 물론 비트코인은 나온지 9년이 넘었지만 앞서 열거한 네 가지 유형의 디지털 자산은 대부분 이제 시작입니다. 법정화폐를 경쟁자라 여기지 않으면 특별히 전복시켜야 할 대상도 없습니다.

블록체인은 육성해야 할 대상이고, 가상화폐는 타도해야 할 사회악이라는 인식은 저는 오히려 완전히 거꾸로 되었다고 봅니다. 블록체인은 아직은 그리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386 컴퓨터가 처음 나왔는데 그걸로 가상현실 하자는 꿈을 꾸고 있는 것입니다. 중개자를 모두 없애는 꿈은, 언젠가는 되겠지만 시간이 아주 아주 많이 필요합니다.

허나 디지털 자산,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이 만든 첫번째 히트작입니다.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200조원 이상의 적지 않은 시가총액도 가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모호하지만, 디지털 자산이 할 수 있는 일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법정화폐와 연동된 디지털 자산을 만들어 신용카드 수수료를 내지 않고도 모든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수천년간 쪼개 팔지 못하던 여러 자산을 손쉽게 쪼개 유통시킬 수 있습니다. 투명한 배당, 직접 민주주의에 기반한 새로운 형태의 회사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이 디지털 자산이 제도화되는 순간 펼쳐질 수 있는 일들입니다.

디지털 자산, 가상화폐를 우리 국민들이 과도하게 투자했다고 하여 결코 탄압하거나 억제해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미래의 돈을 넘어 미래의 주식이요, 채권이요, 땅 문서이자 자산 권리증서입니다.

다만 우리는 보다 건전하게 도입하고 단계적으로 제도화할 방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과도한 기대에는 거품이 끼기 마련이고, 거품기에는 필연적으로 탐욕과 미숙으로 가득찬 사업자들이 시장을 어지럽힙니다.

이 글은 2회로 나누어 올립니다. 오늘은 디지털 자산의 의미와 우리가 처한 상황의 중요성에 관한 내용입니다. 다음 글은 한 축으로는 디지털 자산 산업의 육성 측면으로, 다른 한 축으로는 투자자 보호 측면으로 현실적 대안들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이건 단순히 제 사업 하나 잘 되자고 쓰는 글이 아닙니다. 이 업계를 위해, 나아가 이 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씁니다. 대한민국이 얼떨결에 갖게 되었던 디지털 자산에서의 리더십을 하루하루 잃고 있는 사이, 금융 허브를 꿈꾸는 나라들이 빠르게 디지털 자산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제도화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아쉬운 마음 가득 안고 나라를 위한 충정으로 씁니다.

우리나라에 더 이상 성장 산업이 무엇이 있을까요? 모두 주지하다시피 글로벌 1위 하던 많은 품목들이 하나둘씩 중국에 추월 당하고 있습니다.

조선업도 끝났고 LCD도 중국과 동일한 수준에 왔습니다. 마지막 남은 반도체 조차 얼마나 버텨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가상화폐 투기를 조장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어쩌다 더 먼저 관심 갖고 경험하게 된 디지털 자산의 글로벌 산업화를 이끌자는 것입니다.

저희 회사만 해도 1년만에 110명을 고용했고, 지난 1년간 온갖 부정적 시선 속에서 탄생한 이 업종의 100여개 업체가 최소 2천명 이상을 신규 고용했습니다. 이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면 양질의 일자리 10만개는 더 만들 수 있습니다.

최근 거품이 크게 꺼지고도 18개월만에 시총 200조가 늘어난 초고속 성장 산업이라, 외국 자본의 국내 유치도 다른 어떤 산업보다 유망하다고 봅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블록체인/가상화폐 관련 행사만 최소 200여개가 넘습니다. 호텔/컨벤션/식당/클럽 등 이들 행사의 내수 시장 기여도 적지 않습니다.

돌아가는 현상만 한탄하며 아무도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무엇 하나 바꿀 수 없습니다. 한국의 가상화폐 투자자와 블록체인, 디지털 자산 분야 스타트업들이 나라의 정책에 의해 손발이 묶인채 숨죽여 지내는 사이, 중국계 기업들은 이 시장의 제도화를 점치고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에 진출해 로펌을 사서 철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부에 제안합니다. 가상화폐를 넘어 더 중요한 것은 ‘디지털 자산’입니다.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가상화폐는 그 중 극히 일부입니다. (정부가 열어주어야 하겠지만) 언젠가 디지털 자산에 실물 자산이 담보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 토큰의 가치 산정이 가능해지고 보다 건강한 투자도 시작됩니다.

전통 자산 담보 디지털 자산과 프로젝트 파이낸싱형 디지털 자산은 통칭해 이른바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이라 불립니다. 최근 미국과 싱가폴, 스위스 등 주요 국가는 증권형 토큰을 제도화하는 엄청난 변화의 길에 들어 섰습니다. 기존 자본시장을 건드리거나 훼손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누군가에 의해 시작될 일이기 때문에, 그럴 바에는 내가 먼저 하겠다는 나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 길에 현격히 뒤쳐져서야 되겠습니까? 전세계 거래량의 30% 이상을 해온 우리가 자본시장이 ‘토큰화(Tokenizing)’라는 혁명에 가까운 변화의 길에 들어서는 지금 그냥 지켜보기만 해서 되겠습니까?

증권형 토큰의 제도화를 촉구합니다. ICO(토큰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의 단계적 제도화와 디지털 자산 거래소 제도화 역시 늦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이 시장의 진정한 핵심은 ‘가치 산정(Valuation)이 가능한 토큰의 개발’입니다. 증권형 토큰이 아닌 어떤 토큰도 ‘적정가치’가 없습니다. 오로지 수급에 의해 가격이 정해지는 토큰만 존재하는 시장에서는 시장 건전화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적정 가치 산정이 가능한 ICO, 적정 가치 산정이 가능한 토큰들이 거래되는 거래소라야 투자자에게 이 가격이 옳은지를 가이드 해 줄 수 있습니다. 가치 산정이 가능해야 기관 참여도 가능해지고, 기관이 참여해야 시장도 건전화됩니다.

개인들이 모인 팀 정도 수준으로 작전이 어려울 정도로 거래 규모가 커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기관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기관 참여 없이 시장 건전화는 기대하기 어렵고, 가치 산정이 불가능한데 본격적인 기관 참여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증권형 토큰 없이는 가치 산정이 불가능합니다.

증권형 토큰과 ICO 제도화, 그리고 거래소 제도화가 다음 글의 주제입니다. 왜 해야하고, 할거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제시하겠습니다. 현장의 중심에서 과연 어느 부분을 제도가 기능해 주어야 도덕적 시장 구현이 가능할지 제안해 보겠습니다.

우리의 고민과 노력이 이 산업과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었습니다. 한 벤처기업인의 충심으로 받아들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2018년 9월 27일
체인파트너스 대표이사 표철민

배움과 아픔, 한발짝 한발짝.

#1. 실력으로 보여줄 것

나에게 우리가 가깝다는 인상을 준 대표가 뒤에 가서는 우리 회사에 오려는 사람에게 “거기는 특히 가면 안됩니다. 투자는 많이 받았지만 실체가 없어요.”라 말했단다. (결국은 우리 회사를 선택)

좋은 인재들이 바보가 아니다. 이것저것 따져보고 우리 회사를 택하는 것인데 우리가 정말 실체가 없다면 그들은 왜 이곳을 택하겠나?

이러니 업계가 뭉치지 못한다. 어쨌든 이번에는 순진하게 사람을 믿은 내 잘못이다. 슬프지만 믿을건 내 사람뿐이고, 남들과는 결국 주고 받을게 명확한 비즈니스뿐이다.

이걸 잘 알면서도 이 업계에 우정이나 의리, 전우애 같은게 있기를 내심 기대했던 것 같다. 전쟁중에 내가 좀 착각했고, 앞으로는 더 긴장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힘을 모아야 더 커지는데 아쉽다. 결국 우리 기업들이 반짝 따라하는거 잘하지만 큰 회사 되지 못하는게 그런 점에서 기인하는듯 하다. 어떻게든 우리는 모범을 보이기 위한 고민을 계속할 것이다.

항상 인재를 최초 발굴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시장에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누군가 우리 회사를 떠나는건 무척 아쉽지만 어쨌든 그런 식으로도 우리는 시장에 기여하고 있다.

나는 그리고 요즘 다른 회사들 험담은 정말 안하려 하는데 남들도 주의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직접 피해 끼친 회사가 정녕 하나라도 있나? 실력으로, 좋은 제품과 팀으로 그냥 잘하면 되는 일이다.

돌아보면 나도 신경 쓰이지 않는 팀은 특별히 언급할 일이 없었다. 그러면 우리가 그토록 신경 쓰이는 것인지? 그 시간에 글로벌하게 통할 제품 본질이나 인재들이 택하는 회사 만들기에 집중하는게 아무래도 좋을 것이다.

#2. 나도 모르게 내가 미친 영향

내가 코인 사라고 한 적 단 한 번도 없고, 특정 ICO 밀어준 적도 없지만, 결과적으로 지난 한 해 내가 전도사처럼 알려 온 블록체인 기술과 산업의 미래에 설득되어 코인을 산 사람들도 더러 있는 것 같다.

사실 나는 코인으로 돈 번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지난 광풍 속에서도 나는 코인 투자를 안하고 그 시간에 회사 만드는데 집중해 왔다. 결과적으로 나를 제외한, 위에서 말한 나를 험담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ICO 열심히 돕고, Advisor하고 해서 코인으로 많이 벌어 왔다.

그런 사람들은 조용히 혼자서, 지인들끼리 했기 때문에 욕 안먹고 오히려 나같은 사람이 대중을 현혹(?)시켰다는 죄목으로 욕을 먹는 때인듯 하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있나.

나는 진실로 언젠가는 탈중앙화된 시대가 온다고 믿기에 그 가능성을 소개해 왔다. 하지만 그 시대는 먼 훗날 올 것이기에 코인 투자는 항상 신중하라고 이야기해 왔다.

사람들이 화풀이 할 대상도 필요하고, 내가 의도했든 아니든 나를 보고, 믿고 산 사람도 조금이나마 있을 것이기 때문에 괜시리 마음이 무거워진다.

참으로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더욱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일해야겠다는 무거운 마음도 생긴다.

#3. 데이빗, 늦어졌지만 모두의 이름을 건 제품

데이빗 프로젝트는 우리 CTO가 사실상 총괄해온 프로젝트여서 개발진이 정말 훌륭하다.

우리 이재철 CTO는 초기 pooq을 혼자 개발했고, 이후 Google과 산타토익으로 알려진 riiid의 CTO를 거쳐 작년까지 인공지능으로 유명한 스캐터랩스의 Tech lead로 있었다. 한국Elixir밋업의 공동조직자로서, 데이빗의 엔진이 된 Elixir 언어에 대해 한국에서 가장 정통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이 블록체인에 꽂혀 여러 큰 회사들이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할때 CTO로 모셔가고자 했다. 체인파트너스의 Co-founder에게 그러면 안되지 않나 싶지만, 그만큼 뛰어난 실력과 인품을 갖췄다.

이 CTO를 따라 현재 데이빗에는 여간한 스타트업 CTO급만 최소 10명 넘게 포진하여 거래소 하나를 만들고 있다. 우리보다 훨씬 먼저 있던 블록체인 회사들에서 지원한 분들을 숱하게 면접에서 탈락시키고 엄선해 모은 개발자만 20명 가까이 된다. 당연히 국내는 물론 해외를 통틀어 현존하는 어떤 거래소보다 뛰어난 기능과 기술이 추가되었다. 본격적인 기술 기반 거래소인 셈이다.

그러나 기술 기반 거래소가 되어 프로젝트 주도를 CTO가 하다 보니 오픈 일정을 나도 정확히 알 수 없는 문제가 생겼다. 개발팀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그들이 알려주는 일정을 공표하였는데 그 일정이 여러 차례 늦어지게 되었다. 나로서도 참으로 면목없고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부분이다.

당연히 공표할거면 일정을 무조건 맞추고, 일정을 못맞출거 같으면 공표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개발팀의 말을 너무 신뢰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이 점은 전적으로 내 실력 부족이고 불찰이다. 결과적으로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약속을 여러 차례 어긴 것이 되었다. 그 모든 잘못은 나에게 있다.

수익을 고객에게 다시 돌려주는 보상형 모델이 도입되고, 다른 곳에는 없지만 투자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여러 기능을 추가하게 되면서 오픈이 늦어졌다. 그러나 변함 없는 사실은 정말 좋은 거래소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소가 지금도 많고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 나오고 있지만, 데이빗은 그 중에서도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데이빗이 이 험난한 시장에서 무엇으로 승부할 것인가 솔직히 자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좋은 제품은 사람들이 알아준다’는 사업의 본질 때문에 자신감이 붙었다.

우리가 여러 사업을 한다지만 모든 사업을 동일한 비중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빗은 오픈과 동시에 바이낸스나 후오비와 싸워도 이길 수 있는 여러 기술적, 기능적 장점을 가지고 태어났다. 보상형 거래소는 데이빗의 본질이 아니다. 본질은 ‘뛰어난 제품’ 그 자체이다.

어쨌든 승부는 시장에서 나는 것이다. 아무도 관심 없던 캐셔레스트가 선전한 것을 보면 놀랍지 않은가. 좋은 제품이 시장에서 당장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기도 하고, 때론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제품이 여러 알 수 없는 이유로 성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반짝 성공은 누구나 한번씩들 하지만 지속가능한 성공은 결국 좋은 제품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좋은 제품은 언젠가는 인정을 받는다. 그러나 반짝 인기를 얻은 나쁜 제품이 지속 가능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것이 우리가 이 불확실한 시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제품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다. 지속 가능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데이빗은 오래 걸렸지만 결코 누더기가 아니다. 깨끗하고 완벽한 다이아몬드를 세공해 시장에 나간다. 지속된 연기는 사과할 일이지만 좋은 제품을 정성들여 만든 것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 한국도 언젠가 시작될 토큰 경제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자신있게 한판 붙어볼만한 거래소를 곧 갖게 될 것이다.

허언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팀에 대한 자신감이다. 데이빗은 그들이 자기 이름 걸고 주말도 반납해가며 만들고 있는 각자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무려 20년이나 실체 없다는 소리를 들으며 살았다고 한다. 어쩌면 이곳은 모두가 실체 없으니 서로가 서로를 실체 없다고 생각하는 곳인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는 반드시 여기서 실체를 만들어 낼 것이다. 진짜 좋은 제품과 서비스, 존경받는 회사를 일구어 낼 것이다.

누가 ICO 안하고 지분 투자를 받았나? 누가 투자 수익이 아닌 1원이라도 직접 매출 내려고 분투하고 있는가? 누가 이 시장에 가장 많은 인재를 발굴하여 공급하고 있는가? 누가 과연 진짜인가?

루머

루머는 누가 만드는지 모르고 누가 퍼뜨리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야기가 그럴싸하면 가십으로 소비된다. 오늘 주주랑 밥먹다가 우리 여직원이 나를 미투하고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를 들었다며 조심스레 물어왔다. 나는 원래 직원들에게 남녀 불문하고 사적인 카톡 하나 안보내고 악수 한번 하지 않는다. 그럴만한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루머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은거 같다. 다음에 루머 만드는 사람들은 나를 좀 공부하고 만드는게 좋을거 같다. 요즘은 시장이 안좋아서 그런지 경쟁사들의 행동도 선을 넘어가는 것 같다.

+ 루머에 대한 제보를 받으니 무슨 나가는 직원에게 쌍욕을 했다느니 하는 이야기인거 같다. 녹취가 있으면 좋겠다. 당연히 절대 사실이 아니다.

또한 나는 여자 멤버랑 출장 갈때는 불필요한 오해 만들기 싫어서 대만 정도는 당일치기로 다녀오고 식사도 둘이 들어가는 좋은 레스토랑 같은데는 오해 일으킬까봐 일부러 안간다.

보아하니 경쟁사로 이직해 평판이 추락한 친구가 자기 살자고 창작해 퍼뜨리는 지독한 악성 루머인거 같은데, 이런 가십말고 실력으로 증명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여전히 업계에서 가장 좋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는 회사이고, 이런 흠집내기는 스스로의 평판에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만 줄 것이다.

나의 공포는 누군가에겐 기회

Bear Market이 난리다. 내 기억으로 2014-15년에도 이런 적이 있었다.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1,000불을 넘겨 많은 사람이 달려 들었다가 230불까지 빠졌었다. 나도 당시 손해 본 대열 중 하나다. 2013년 당시 나는 한 IT 방송을 진행중이었는데, 작가들에게 강력 주장해 비트코인을 다뤘던 기억이 난다. 유튜브 영상이 남아있나 찾아보니 역시나 있다. 방송일의 현재가는 135불이었다.

작년 초 시작된 Bull market 이래 두 세 번의 큰 조정기가 있었다. 이번에도 큰 조정기다. 이게 지난 두 세 번 동안 그랬던 것처럼 다시 반등을 할지, 아니면 계속 맥없이 빠질지는 알 수 없지만 연초부터 빠져 왔으니 비트코인 가격이 250불 대에서 본격 반등을 시작한 2015년 4월 이후 3년여만에 가장 긴 하락장인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지난 한주간은 투자자들이 거의 공포에 가까운 투매를 했다. 덕분에 작년에 ICO 광풍을 맞아 태어난 토큰들은 대부분 ICO 가격을 하회하며 처음 보는 가격 앞에서 당황해했다.

체인파트너스는 크립토 OTC 비즈니스를 한다. OTC는 Over the counter라고 하여 장외거래를 뜻한다. 거래액이 1억 이상 넘어가면 아무래도 시장가에 영향을 주며 사거나 팔아야 하는데, 정해진 가격에 거래를 하고 싶은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보면 되겠다.

주로 ICO를 통해 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의 코인을 장외에서 팔아주거나 또는 반대편에 서서 코인을 사고 싶은 회사를 대행해 구매와 보관을 대리해 준다. 이런 일들을 하다 보니 특히 지난 한 주의 공포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개인뿐 아니라 ICO 프로젝트들까지 코인을 팔아 달라고 곳곳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그러나 개인과 채굴자, 그리고 ICO 프로젝트들이 코인을 장외에 내놓는 사이 그 반대 포지션에서는 두드러지는 현상이 있었다. 그간 코인과 전혀 관련이 없던 해외 업체나 전통 금융 기관들이 파는 물량의 거의 수백배나 되는 구매 의사를 타진해 왔다는 점이다. 오히려 우리가 여러 차례 코인이 없어서 못 사줬다.

물론 코인 장외 거래 규모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장내 거래를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그 거래 당사자와 거래 규모에 대한 비밀주의로 인하여 전혀 장내 거래와 시장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장내 거래소만 놓고 볼 때는 대단한 공포이더라도, 우리가 또 밖에서 장외 상황을 보면 지금이 누군가에게는 기회이자 구매 타이밍으로 판단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2014년 이야기로 시작을 했는데 나도 그때 1천불 넘는 가격에 비트코인을 샀다가 300불 근처에서 손해보고 팔았었다. 다시 또 2016년쯤에도 400불 넘는 가격에 샀다가 300불대에 손절했다. 그랬던 것이 채 1년 몇개월만에 2,400만원(19,000불)까지 갔었다.

코인은 원래 변동성이 큰 자산이다. 그걸 알기에 많은 사람들이 코인을 산 것이 아닌가? 그러나 up & down을 여러차례 겪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공포 시기를  견뎌낼 수 있는가 하는 경험과 내성에 큰 차이가 있다. 앞서 두 차례 나는 그런 공포를 견딜 배짱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또 언젠가 다시 Bull market이 올 것을 알기에 별로 괴념치 않는다.

아무래도 우리 직원들 중에서는 코인을 일찍부터 했던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말은 안하지만 요즘 같은 Bear market에 심정적으로 복잡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원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좀 적어 보았다.

또한 내가 EOS에 대해 갖는 믿음 때문에 EOS를 샀다는 주변 사람들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 요즘 EOS 가격을 보면 그런 분들께 다소 미안한 감정이 든다. 내가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사라고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초기부터 EOS를 믿고 열렬히 지지해 온 한 사람으로 메인넷 런칭 후 두달간 EOS가 보여준 과정은 나 역시 여러모로 실망스러웠다.

그럼에도 EOS는 여전히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현존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중 가장 빠른 것 중 하나이다. 여러 실수가 있었고 여전히 계속 실수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EOS는 언젠가 좋은 생태계를 갖출 것이다.

커뮤니티가 건강하고,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EOS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여전히 견고하게 EOS 관련 프로젝트를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이 점은 요즘의 EOS 토큰 가격이 어떻던 변함없는 사실이다.

Bear market은 모두에게 김새지만, 누군가는 이 때 조용히 장외에서 사고 있거나 좋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전세계에서 진행된 ICO의 절반이 1억도 못모았다는, 프로젝트들에게는 청천병력같은 소식도 있지만 거꾸로보면 작년 4분기나 올 1분기에 진행된 ICO들은 모은 토큰의 가치가 거의 1/2 토막 또는 1/3 토막 나는 아픔을 겪고 있다.

애초에 안 모은 돈이 아까울까? 내 돈이라고 생각했던 돈이 내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매일 급격히 줄어들고 있을 때 더 마음 아플까? 그런 점에서 나는 진짜 좋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에게 지금의 Bear market은 참으로 좋은 기회라고도 생각한다. 애초에 1억도 못모을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문제이지, 명분 있고 기술 되면 오히려 올라갈 일만 남았을 때 일을 도모하는 편이 백번 나은 것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코인 투자자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 첫 번째로 긴 Bear market을 만나 다소 사기가 꺾였을지도 모를 우리 직원들에게 진심어린 응원을 보내고 싶다.

특히 나는 지금 그동안 시속 500키로로 정신없이 뛰어온 우리 회사에게 너무 좋은 내실 다지기, 숨 고르기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시장이 아무래도 움츠러 들 수 밖에 없는 지금 착실히 내실을 다진다면 우리 제품과 서비스 품질은 더욱 올라갈 것이고 머잖아 다시 돌아올 Bull market에 훌륭한 실적을 올리는 집이 될 것이다.

떡상이 있으면 떡락도 있고 가즈아가 있으면 존버도 있다. 공포가 있으면 해뜰 날도 온다. 코인 시장은 원래 그런 것이다. 나도 1천불에 사서 300불에 팔때는 결국 공포였다. 존버 하다 휴지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게 다시 또 왔다갔다 하여 지금은 6천불 언저리에 있다.

“10년쯤 보유하지 않을 주식이면 단 하루도 보유하지 마라”고 했던 워런 버펫 할아버지의 격언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우리의 이야기들

소통은 나에게는 사명이다. 주주와의 소통, 직원들과의 소통, 그리고 외부 커뮤니티와의 소통 모두가 중요하다. 오늘은 오랜만에 외부 커뮤니티와의 소통을 위한 글을 써본다. 몇가지 우리의 이야기들이다.

#1. 데이빗

데이빗은 당초 7월 1일 오픈을 예정하고 티저 사이트를 열었지만 8월 1일로 연기되었다. 당시의 연기 사유는 데이빗팀이 업무 규모 예측을 잘못한 까닭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또 한 차례 9월 중순으로 연기되었다.

이번 연기의 이유는 후발주자로서 사업 모델을 더 날카롭게 하기 위함이다. 즉 이번에는 예정대로 출시가 가능했는데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 팀이 고심 끝에 스스로 선택했다.

두번의 오픈 연기로 데이빗을 기다려 주시는 분들은 단톡방을 통해 많은 걱정을 표했다. ‘약속 어기는게 세상에서 제일 싫다’며 방을 떠나신 분도 있고, 데이빗과는 큰 상관이 없는 EOSYS에 대한 BP 투표 철회를 하신 분도 계시다.

두번이나 연기된 것은 최종 책임을 지는 나의 무조건적 잘못이다. ‘이럴거면 티저 모집은 왜 그렇게 빨리 받았냐’는 비난도 다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데이빗은 매우 잘 개발되고 있다.

국내 최상위 거래소도 최근까지 지갑을 직접 개발할 여력이 없어 남의 지갑을 이용했었다. 지금 운영되고 있는 많은 거래소도 남의 솔루션을 사서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데이빗은 기술 부채가 전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오래 걸렸지만 앞으로 그만큼 유리할 것이다.

급하게 출시하기 위해 언젠가는 대체해야 하는 어떠한 남의 것도 가져다 쓰지 않았다. 거래소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내장했고, 심지어 무척 빠르다. 보안에 대해서도 각별히 공을 들였고 나중에 무엇 하나 덜어내거나 대체할 필요가 없다.

지금 세상을 호령하는 듯한 바이낸스도 출시된지 채 1년이 안됐다. 거래소 비즈니스는 언제나 엎치락 뒤치락 하고, 여러 정부는 이제야 거래소 라이센스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여러 부분을 빌려다 쓴, 기술 부채가 허다한 거래소가 라이센스를 받게 될까? 아니면 기술과 보안이 완비된 거래소가 받게 될까?

기다리고 있는 고객들에게는 너무나 죄송한 일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정도를 걸으며 좋은 거래소를 만들고 있다는 확신은 점차 커지고 있다. 좋은 제품은 언젠가 시장이 알아주고, 반드시 빛을 보는 날이 온다는 것이 내가 지난 18년간 제품을 개발하며 배운 점이다.

우리는 좋은 제품을 진보된 기술로 만들고 있다. 시장이 우리 제품에서 명확한 다름을 느끼게 되면 반드시 널리 쓰이는 날이 올 것이다.

어느날은 데이빗팀의 사기가 텔레그램 방에 올라오는 비난에 다소 영향을 받는듯 했다. 그래서 부득이 텔레그램 방을 관리자와 고객들간의 소통 채널에서 고객들 서로의 소통 채널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하여 어느 날부터 열심히 대답하던 관리자가 더 이상 응답하지 않는다.

외부 소통을 중시하는 나로서는 관리자의 답장을 바라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애써 외면하는 것이 무척 마음 아프지만, 그래도 아직 출시되지 않은 거래소가 너무 많은 말을 하는 것도 (마치 지금 오픈일을 예고했다 지키지 못해 실망시킨 것처럼)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동의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부득이 이 부분은 더 이상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출시 전까지 커뮤니케이션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2. EOSYS

우리가 지난 3월 1일 야심차게 EOS BP 선거에 출마한 이후 3개월간 한바탕 축제를 치르듯 선거를 치뤘다. 그 안에는 정치도 있고, 의리도, 낭만도, 또 어둡거나 음습한 부분도 많았다. 국회의원 선거는 한번 당선되면 4년을 가지만 이 선거는 지금도 여전히 매일 치르는 선거다.

그러다보니 까딱하면 멘탈이 무너진다. A와 B가 연합을 하면 스트레스고, 다시 우리가 C와 연합을 할 수도 있다. 누가 누구와 친하게 지내며 무언가를 개발하면 우리도 다른 누군가와 친하게 지내며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고 누가 누구와 클럽을 가면 우리는 다른 누구를 데리고 식당을 가야 한다.

이런 식으로 EOS 발전과는 무관한 정치와 친목과 접대, 때로는 향응과 패거리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 힘이 있는 누구의 마음에 들어야 하고 누군가 우루루 모여 새 체인을 만들 때 참여해야만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어떤 부분에서는 EOS 발전과 연관되어 있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내가 이 일에서 한발 물러나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이유는 이런 일련의 활동이 일 잘하는 것과 크게 관련이 없으며 결과 또한 너무 예측불가능하다는 데에 있다. 누가 표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으며 표가 있는 사람에게 잘 보인다고 찍어주지도 않는다.

다른 후보 누구와 친해져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모두와 친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또한 절친이 된다고 확실히 우리가 BP가 되는 것도 아니다.

BP들은 서로가 서로의 제품을 이겨야만 살아남는 똑같은 지갑과 블록 익스플로러를 만들고 있으며 어쨌든 서로가 서로를 밀어내고 21위 안에 들어야만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일을 내가 4년에 한번도 아니고 1년 365일 계속 하고 있을 수는 없다. EOS 블록체인은 충분히 새롭고 실용적이며 당분간 유일할 것으로 예상되는 scalable한 블록체인이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심지어 언제까지 예측 불가능할지 조차 알 수 없는 일에 현실적으로 기업이, 그 기업의 대표가 계속 붙어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하여 나는 EOSYS BP 팀에서 내려오고 최근 글로벌 EOS scene에서 존재감이 뚜렷한 Orchid Kim(김나은)님과 김홍욱님이 팀을 리드하고 있다.

나는 측면에서 NOVA 월렛과 EOSDAQ 탈중앙 거래소의 성공, 그리고 EOSYS Accelerator와 EOSYS Fund, 마지막으로 EOS Tower를 몇년에 걸쳐 하나씩 차근차근 실현시키기 위한 준비와 노력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주로 BP들이 중심이 되고 있는 글로벌 EOS scene에서는 EOSYS에 대해 ‘개발보다 마케팅을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지지난주 전세계에서 거의 모든 BP와 후보들, 그리고 핵심 관계자들이 서울을 찾았고 우리가 저녁을 호스트하기도 했지만 나는 거꾸로 이렇게 느낀다. 모두가 지나치게 techie하다고. 어디에도 문과는 없고 개발자만 있다.

누가 EOS를 마케팅하며 누가 비즈니스적 감각이 있는가? BP 중에서 Bitfinex와 Huobi 등 거래소가 직접 출마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전세계를 통틀어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제일 큰 회사다. 1,2등 BP인 뉴욕이나 캐나다도 3명 내외의 개인회사다.

8조원짜리 블록체인에서 비즈니스를 고민하는 사람이 이렇게 없는게 오히려 놀라울 정도다. 모이면 다 기술 이야기, 거버넌스 이야기만 하지 누가 다른 블록체인과의 비즈니스적 경쟁과 생존을 이야기하고 차별화와 전략을 논하는가?

그런 비즈니스적인 것들은 Block.one에게만 맡기고 손 놓고 있으면 되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이 블록체인은 잘못됐다. 21명의 BP 역할이 정말 블록 생산에만 있는거라면 상관 없지만 내가 오랜시간 따라온 Dan Larimer의 철학에 의하면 EOSIO 소프트웨어 기반 블록체인에서 21명 BP의 역할은 운영자이자 해당 블록체인 발전을 위한 대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찌 BP들이 모두 기술만 논하고 있는가?

그런 점에서 진정으로 21명 안에 들어야 하는 사람들은 기술은 기본이요 블록체인을 키울 수 있는 비즈니스적 감각이 있는 사람들이라야 한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 위에 컨텐츠는 저절로 얻어지는게 아니다. 아이폰 만든다고 앱스토어에 사람들이 저절로 앱을 올리지 않는다. Ethereum과 EOS와 같은 플랫폼 블록체인에게 DApp의 숫자와 품질은 프로토콜의 생명과 직결된다.

진짜로 의미있는 규모의 회사를 유치하고 그들이 Mass Adoption을 일으킬 수 있는 DApp을 개발해 올리도록 설득하고 도와줄 수 있는 주체가 BP가 될 때 진정 그 블록체인이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EOS에게 필요한 것은 Balance다. 적절한 지역 안배, 적절한 기술과 비즈니스/마케팅을 잘할 수 있는 BP들이 21명 안에 공존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조화로운 이상이 실현되기에 현재의 EOS는 이해관계자가 다소 많다. 그런 점에서 다행히 EOSIO 소프트웨어는 fork를 통한 Multiverse(다중세계) 가능성이 권장되어 있다. 따라서 EOS가 실현하지 못한 이상은 다른 이름의, 다른 거버넌스를 갖는 체인이 대신 이룩할 수도 있다.

따라서 벌써 실망할 때는 아니며 EOSIO 생태계는 이제 서막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지난 한달간 그랬듯이 앞으로도 숱한 문제와 갈등, 해결과 봉합, 타협과 합의, 포크와 독립, 경쟁과 견제, 걱정과 불안감, 호재와 희소식들, 대규모 적용과 실패, 성공작의 탄생과 발전은 계속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EOS의 르네상스도 반드시 온다고 믿는다. 나는 그래도 이 체인이 상당히 좋은 개발자들과 커뮤니티의 협업과 상호 견제, 엄청난 노력과 자발적인 참여로 건강하게 시작했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EOSYS도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거버넌스적으로도, DApp을 직접 개발하거나 큰 회사들을 설득해 참여시키는 엑셀러레이터로서도 의미있게 이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적어도 하나쯤은 우리같이 비즈니스적으로 영향력이 있거나, 비즈니스를 해봤거나, 조금은 줌 아웃해서 길게 보고 이 생태계를 끌어가는 팀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3. 노하우

EOSYS가 한국에 EOS를 알리고, BP 선거를 소개하는 컨텐츠를 배포하고 커뮤니티 빌딩을 해가는 작업을 본 다른 블록체인들이 지난 몇달간 나에게 여러 부탁을 해왔다. 요는 EOSYS 같은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를 자기 블록체인을 위해서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다.

우리가 EOS에서는 처음 런칭 당시 14위를 기록한 이래 줄곧 중국/북미 후보들의 자국 밀어주기로 현재 39까지 밀렸으나 자기 블록체인에서는 그런 고초를 겪지 않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연락들을 받으며 그래도 EOSYS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꿋꿋이 우리가 EOS에서 계획한 것들을 해나갈 것이다. 어쨌든 여전히 우리는 한국의 압도적인 1등이고, 지금껏 이렇게 시가총액이 큰 블록체인에서 한국팀이 다리라도 걸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쪽 다리 겨우 걸친 수준이지만 우리는 진정성을 가지고 글로벌 EOS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있고, 이 생태계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제대로 만들고 있다. 이런 노력을 계속해 가면 결국엔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다. 만약 EOS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다른 블록체인이 알아줄 것이고, 지금보다 더한 러브콜이 우리의 노력을 보고 올 것이다.

우리는 그 사이 DPoS 선거를 두번이나 치렀다. ‘1토큰 30표’제인 EOS도 치렀고, 우리 자회사인 코인덕팀이 별도로 ‘1토큰 1표’제인 TRON BP 선거도 치렀다. TRON 텔레그램 방에는 코인덕의 경쟁자들이 코인덕과 EOSYS 두 팀이 전혀 겹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코인덕팀을 헐뜯기 위해 ‘체인파트너스가 EOS 안될거 같으니 트론 나왔다’고 힐난했다. (나는 이제 이 업계에서 비난은 그냥 당연한 김치나 밥 정도로 생각한다.)

코인덕팀은 결과적으로 떨어졌고(물론 모든 DPoS 선거가 그렇듯 현재 진행형이다) EOSYS는 많이 밀려나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3개월 사이에 벌써 DPoS 선거를 두개나 치렀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그 이후에 진행되는 Cosmos Validator 선거에는 나가지 않는다는 의사 결정을 했다. 그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한 거래소에서는 나에게 왜 나가지 않는지를 물었고 그간의 배움들을 간단히 전해 주었다.

이제 그 노하우는 우리 회사에 오롯이 쌓였고 우리는 다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블록체인 컴퍼니 빌더로서 우리의 미션은 이미 BM이 검증된 거래소나 ICO 투자 외에 이 분야에서 아직 확인된 적 없는 새롭고 의미있는 사업 기회를 찾는 것이다.

그것이 남들이 볼 때는 ‘이것 저것 다한다’거나 욕심이 많다거나 무모한 시도를 한다거나 여러가지 시선으로 비칠 수 있겠지만 우리는 계속 시도하고 도전할 것이다. 새로 태동하는 산업과 사업에서 분명 10개를 찍으면 한두개는 의미있는 성공이 발견될 것이고 나머지 여덟개는 왜 하면 안됐는지, 언제 하면 승산이 있을지에 대한 노하우를 누구보다 먼저 배우게 될 것이다.

어차피 이 시장은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20년은 갈텐데 지금 깨지고 망가지고 잠깐 실패하거나 이미지에 손상이 가는 그런 일은 어쩌면 남들보다 더 빨리 많이 제대로 배울 기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안에 불법은 있으면 안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크립토와 블록체인으로 실험해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제일 먼저 모색하고 연구하고 실험해 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이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다. 비록 정부의 스탠스는 작년 투기 광풍 이후 일관되게 부정적이지만 크립토와 블록체인의 시대는 반드시 온다. 우리는 회사가 이사를 가려고 해도 건물주들이 크립토 회사라고 거절해 이사 하나 쉽게 못가는 회사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쉽게 갈 수 있는 ICO를 지금껏 한번도 안하고 직접 매출을 내자는 어려운 도전을 하고 있기에 우리나라의 크립토 분야 경쟁력이 아주 바닥을 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 회사에서 노하우를 얻은 사람들이 천천히 업계 전반으로 나가 다시 이를 전수할테니 말이다.

머잖아 다시 나라에서 ‘크립토와 블록체인의 국제 경쟁력이 선진국 수준의 몇% 수준에 불과하니 그 격차를 몇년 내에 끌어 올리겠다’며 온갖 정책을 발표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런 날이 오면, 우리가 탄압받고 고군분투하며 쌓은 노하우가 이 나라의 격차를 좁히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할 수 있으리라 나는 확신한다.

#4. POLARIS

EOS는 Ethereum의 약 15 TPS 대비 월등히 빠른 약 3,000 TPS 내외의 속도를 가진 블록체인이다. POLARIS는 EOS를 포크해(정확히 말하면 EOSIO 소프트웨어를 포크해) 기업들이 보다 사용하기 편리한 정책과 기술을 추가한 우리 회사의 독자적인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지난 3월 이 블로그를 통해 처음으로 계획을 밝힌 이래 5개월여간 충분한 준비를 해왔다. 백서 1.0을 5월에 냈고 이달에 2.0 버전을 새로 낸다. POLARIS는 일반을 대상으로 한 ICO는 없고 기관을 대상으로 개발에 필요한 최소한의 투자 유치만 있을 예정이다.

POLARIS는 EOS가 출시 초기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되어 어느 정도 안정화 기간을 거친 후 런칭하기 위해 전체적인 일정을 순연해 왔다. 역시나 6월 초 EOS 메인넷이 나오고 크고 작은 문제들이 계속 있어 왔다.

다행히 빠르게 문제가 해결되어 조금씩 안정화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9월 정도가 되면 EOS 메인넷은 많이 안정화되고 그간 문제가 됐던 RAM이나 CPU 값 폭등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책이 나오리라 본다.

POLARIS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드물게 OS를 연구해 온 Tmax Core에서 일해온 핵심 개발진이 합류해 EOS를 바닥부터 뜯어보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정책만 바꾼 EOS 체인을 생각했으나 이제는 오히려 EOS에 더 나은 기술과 기능을 역제안하고 기여하는 체인을 꿈꾸고 있다.

우리나라의 큰 회사들도 EOS를 직접 쓰기 보다 기술 지원이나 자신들의 필요에 맞게 Customizing이 가능한 POLARIS를 사용하는 것을 많은 곳에서 검토하고 있다. 그렇기에 남이 만든 소스코드 가져다 체인만 런칭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체인파트너스는 무엇이든 쪽팔리지 말고 정석대로 제대로 하자고 이야기하는 회사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투자자가 아닌 제작자다. 따라서 제품을 만드는 사람의 자존심이 어느 팀이든 깃들어 있다. POLARIS도 그러하다. EOSIO 소스코드를 가져다 런칭하는 체인이 앞으로 쏟아지겠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달라야 하며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해야만 한다.

따라서 황급한 최초가 되기 보다 누가봐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팀과 체인이 되기로 했다. 그것이 POLARIS를 EOS 메인넷 런칭 이후 급하게 따라 내지 않은 이유다. 우리는 최고의 개발팀을 구성해 가고 있고 더 나은 거버넌스와 정책, 기술을 고민해가고 있다.

토큰 판매를 언제 하고, 상장을 언제 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주된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는 POLARIS가 EOS 기반의 DApp을 만드는 주체들이 정말 쓰기 편하고 안전한 체인이 되기를 바란다. 이 시장은 이제 시작이고 시간은 많다.

체인(=프로토콜=플랫폼) 경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고 DApp(=컨텐츠)은 그중에서 가장 좋은 체인을 선택해 갈 것이다. 조급한 출시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준비된 체인의 개발이다.

적어도 EOS 생태계에서는, POLARIS 하면 일사분란한 운영 정책을 갖는 보다 의사결정이 빠른 체인이 되도록 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EOS 메인넷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보안과 속도를 전세계의 DApp 개발자가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5. Advisor

그동안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ICO 프로젝트의 Advisor로도 참여하지 않았다. ICO 프로젝트들의 기회주의적 행태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정말 믿거나 사회적 기여가 있거나 이게 잘 되면 블록체인 세상이 크게 발전하는 경우에는 전면에 나서 Advisor로 더 책임감을 갖고 도와주기로 했다.

그러나 토큰 몇 푼을 받을 수 있다고 결코 아무거나 허락하지는 않을 것이고, 내가 끝까지 그 프로젝트의 성패에 내 평판을 걸 자신감이 있을 경우에만 허락할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하는 HARA 프로젝트에 처음으로 개인 Advisor로 이름을 올렸다.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공익적 목적을 가진 프로젝트다. 인도네시아는 핵심 산업이 농업인데, 어디서나 마찬가지로 산지에서 파는 가격과 소비자가 사는 가격에 심각한 차이가 난다. HARA는 이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하는 프로젝트다.

무엇보다 2억 7천만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진행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탈중앙 세상을 믿는 사람으로써 기꺼이 안도와줄 수 없는 지역성과 공익성을 띈 프로젝트다. 당연히 Advisor role을 수행하고 받는 토큰은 전량 회사로 귀속된다.

나는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의 Advisor를 맡더라도 개인적으로 토큰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어떤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힘은 대부분 회사에서 오기 때문이다.

#6. 미디어

내가 요즘 연락이 잘 안돼 기자들이 벼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전해 들었다. 다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신방과 나왔고 위아래로 선배, 동생, 친구하며 20년 가까이 기자들과 가깝게 지냈다. 그런 나인데도 잠깐 연락 안된다고 금세 ‘변했다’며 벼르고 있단 이야기를 들으니 참으로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올 초 들어오는 인터뷰 요청에 다 응했더니 기사를 본 사람들은 “실체없이 말만 앞선다”고 비난을 했다. 바이낸스 건도 그 일환이었다. 잦은 인터뷰 중에 당시 진행중이던 일을 언급했는데 그 딜이 중간에 어그러졌다. 졸지에 새빨간 거짓말을 한 사람이 됐다. 이후 딱히 할말도 없고 해서 모르는 번호에서 오는 전화는 거의 안받고 묵묵히 제품 준비만 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원치않게 사람들을 실망시키기 싫어 제품 출시 전까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그렇게 두 달 정도 전화 피하고 살았더니 기자들이 변했단다. 참으로 한국사회가 어려운 곳이라고 다시 한번 느낀다.

인터뷰는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돈 안들이고 우리 이야기 소개해주는 것이니 소중한 기회다. 하지만 이게 너무 잦으면 사람들은 식상해 한다. 모든 인터뷰 요청과 언론의 궁금증에 다 응대하다가 정작 제품이 못 나오거나 사업에 실패하면 더는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다. 그걸 지난 18년간 숱하게 겪어왔기 때문에 지금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안다.

누가 나를 변했다 하든 지금 중요한 것은 반드시 성공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고 욕하는 것까지 다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어릴 때는 ‘착한 사람 컴플렉스’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에게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하다보면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순간 좀 오해를 받더라도, 반드시 1분 1초의 시간을 지켜 위대한 제품과 서비스, 훌륭한 내실이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본질이고, 비난과 오해와 ‘누가 나를 조지려고 벼르고 있다’ 하는 일견 두려움을 갖게하는 말들도 실은 다 지나가는 일이다.

온갖 비난과 오해 속에서도 결국 내가 좋은 제품 만들어 세상 사람들이 널리 쓰게 되면 나를 추락시키려 했던 사람들도 내가 좋아서가 아니라 어쩔 도리가 없어 나를 공격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내가 맨날 인터뷰 응하고 나를 찾는 사람들이 원하는 일 다 해주다가도 결국 좋은 제품 못 만들어내면 금방 잊혀진다. 나를 믿고 온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며 만들고 있는 제품과 회사도 그만 동력이 꺾이고 추락한다.

그것은 결코 우리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반드시 쓰기 좋아야 하고, 사업은 성공해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가 어렵게 팀을 꾸려 일하는 본질이고, 주변의 많은 우려를 무릅쓰고 불확실성이 큰 이 업에 투신한 이유이다.

따라서 나는 아무리 잘못한게 없어도 여전히 그런 협박같은 말들에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래도 나의 미래를 위해, 함께하는 멤버들의 소중한 시간을 인생의 보람으로 돌려주기 위해, 줄곧 탄압했던 대한민국에서도 훗날 세계적인 크립토 회사가 탄생했다는 이 나라의 국익을 위해서라도 부득이 내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

원래 나는 소통을 매우 중시하는 사람이다. 누구보다 미디어를 사랑하고 기자들과 평생을 가깝게 지내왔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일일이 직접 대응하다가는 어떠한 사업적 진전도 이룰 수가 없다.

옛날에 같이 막걸리 한 잔 기울이던 수백명의 친구와 선배 기자들에게 그저 미안하고 내 처한 상황을 이해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꼭 세계에 자랑할만한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나중에 자리 잡고 한 잔 기울이며 서운함을 풀 시간은 우리에게 얼마든지 있다.

#7. 고마움

어제 세계 첫 iOS용 EOS 지갑인 NOVA가 출시됐다. 내가 2006년에 창업한 위자드웍스가 개발하고, 다시 내가 2018년에 설립한 EOSYS가 퍼블리싱을 맡은 모바일 앱이다. 오늘날 나의 분신이 과거 나의 분신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환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너무 바빠서 제대로 봐줄 시간이 없었다. 걱정이 많았는데 출시하자마자 커뮤니티의 반응이 너무 좋다. EOS 분야의 가장 유명한 개발자들과 해외 개발사들도 지갑 UI/UX에 대한 호평을 해오고 있다.

사실 나는 작년에 Ethereum에서 가장 인기있는 지갑인 MyEtherWallet이나 Metamask를 보고 여전히 블록체인 시장에 뛰어들어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제작진과 함께 들어가면 사용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고 보았다.

일년여가 지난 지금 드디어 우리가 세계적인 블록체인의 사용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일을 글로벌하게 주도하는 위치에 있음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일을 하는 이유이자 보람이다. 우리는 투자사가 아닌 제작사다.

크립토 시장에서 돈은 투자자가 더 많이 벌지 몰라도, 나는 그보다 실제 우리 손으로 만든 제품으로 이 세계를 보다 편리하게, 쉽게, 의미있게 바꾸어 가는데 더 큰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체인파트너스와 그 주변 생태계에 힘을 모으고 있음에 제작자로서 큰 기쁨을 갖는다.

비록 우리가 한 회사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 생태계에 있는 많은 회사들이 우리와 주고 받는 크고 작은 영향으로 인해 더 나은 사용성을 추구하게 되고, 편리함과 빠름, 안전과 유용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노력들이 마냥 어렵고 어디에 써먹어야 할지 모를 블록체인과 크립토 시장에서 조금씩 환상과 거품을 걷어내고 실질과 의미를 찾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오전에 NOVA를 출시하고 저녁에는 DAYBIT 거래소의 데모를 처음보고 사실 좀 충격을 받았다. 처음보는데 제품적으로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기 때문이다. 회식 자리에서 혹자는 나에게 “대표님이 인복은 있는거 같다”고 했다. 정말 그렇다. 나는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최고의 제작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내가 그들을 믿고 그들도 나를 믿고 있다. 아직 이 시장은 마케팅 싸움의 시장이 아니다. 좋은 제품이 곧 전부일만큼 초기 시장이고,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을 만들 제작자들을 갈구하고 있다. 오래된 Legacy도 없고, 어떠한 충성제품도 없다.

오직 제품력으로 승부하고, 기술 본질로 승부를 걸 수 있기에 여전히 기회는 충분하다. 좋은 제작자를 모아 그들이 좋은 제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면 결과는 아주 정직하게 나올 것이라 믿는다.

내가 아직도 좋은 제품에 목을 메는 제작자일 수 있음에 감사함을 가진다. 더불어 나와 동료들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제작 본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믿어준 우리 주주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그 믿음이 반드시 큰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좋은 제품 만들겠다고 쟁이적 자존심을 걸고 올인하고 있는 우리 체인파트너스 제작자들에게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 만약 우리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낼 수 있다면, 시장은 반드시 합당한 평가를 내릴 것이다.

전세계 블록체인 scene을 주도하는 제작사가 되고 싶다. 우리 제품이 항상 벤치마킹되고 어디서든 회자되는 당사자가 되고 싶다. 그게 내가 바라는 체인파트너스의 최종적인 모습이다.

제작을 오래 해본 사람들이 블록체인 서비스 제작에 온 열정과 노하우를 쏟아 붓는 최고의 하우스.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걸 보여주겠다.

체인파트너스는 언제나 채용중이다. 누가 좀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하여 강조하는데, 우리 대우가 금융을 포함 대한민국 어느 업계에도 뒤지지 않는다. Upside는 현재 그 어떤 업계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크립토를 사랑하는 110명이 모여 국내외에서 12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모여 있어야 더 많이 배운다. 배울 사람 천지인 이곳에서 ‘한국 크립토의 세계 진출’ 역사를 함께 써내려 갈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체인파트너스 세계경영팀 모집 FAQ

지난 글을 통해 세계경영팀 모집 공고를 올린 이후 많은 지원과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이에 조금 더 보강 설명을 드리기 위해 추가 안내를 드립니다.

체인파트너스 세계경영팀의 운영 방식은?

세계경영팀은 5-7명 내외로 운영되며 평소에는 사업 전략, IR, 해외 사업 기회에 대한 리서치 업무를 담당합니다. 내부 회의를 거쳐 사업 추진이 확정되면 현지에 파견돼 한동안 살면서 현지 팀을 셋업하는 일을 맡게 됩니다. 블록체인과 크립토에 대한 이해가 처음부터 높으면 좋지만 모르더라도 입사 후 본사에서 집중 교육을 제공해 모든 팀원들의 이해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해외 지원이 가능한지?

세계경영팀은 현재 해외 체류중인 분도 지원 가능합니다. 오히려 현지 언어와 문화, 인맥이 많을수록 한국에서 파견가는 것보다 사업에 유리합니다. 또한 체류국가의 비자 서포트가 별도로 필요 없을 경우(시민권 또는 영주권 보유자)도 현지 사업 추진에 유리합니다. 따라서 이미 해외에 계신 분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환영합니다.

글로벌 경영을 한다면서 왜 한인인가?

굳이 한국인일 필요는 없지만 한국어는 잘 해야 합니다. 본사가 한국이고 대부분의 직원이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어로 이루어지는 미팅과 회의, 한글 메일과 문서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어야 별도의 추가적인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어를 기본으로 하고 영어나 중국어 또는 제2외국어를 할 수 있는 멤버를 모시고 있습니다.

해외 팀 구성은?

해외 현지 팀 구성은 본사 파견 한국인, 현지 거주 한국인, 현지인을 다양하게 섞어 일하기 좋은 조합으로 구성할 것입니다. 한 나라 안에도 여러 사업팀이 존재할 수 있으며 각 사업에는 PO(Project Owner)가 존재합니다. 자기 사업팀 멤버 구성은 전적으로 PO가 알아서 책임집니다. (세계경영팀 멤버는 직접 PO가 되거나 또는 현지에서 PO를 뽑는 역할을 맡습니다.)

제공하는 보상은?

세계경영팀은 입사 후 평소 IR, 전략 관련 업무를 하다가 회사와 fit을 맞춰 ‘이 사업을 어느 나라에서 추진해 봅시다’하면 그 사업의 PO가 됩니다.

그렇게 사업을 추진하다가 나중에 자기보다 PO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면 해당 사업을 넘긴 후 다음 프로젝트에 투입됩니다. 이 과정에서 PO는 해당 사업을 자기가 얼마나 일구어 냈느냐 하는 기여도에 따라 해당 사업의 지분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그밖에 한국 수준(한국보다 생활비가 높은 국가는 해당 국가 수준)에 맞는 급여와 주재원으로서의 체재비, 사업추진비 일체를 제공합니다.

필요로 하는 인재상은?

전략 업무를 맡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크립토와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비전과 산업 지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우리 세계경영팀은 전략+IR+해외사업 추진의 세가지 업무를 한 곳에서 하는 부서이다보니 전략적 사고와 장표(Presentation) 제작 능력, 문서 작성 능력, 설득력과 기업가 정신, 끈기와 추진력이 고루 필요합니다.

또한 해외 현지에서 원하는 바를 빠르게 얻기 위해 어떤 방법을 동원할지 찾는 창의력도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입니다. 물론 입사 후 멤버의 재능이 전략, IR, 해외사업 중 어느 한 곳에 더 쏠린다고 판단이 되면 세계경영팀 내에서도 자연스럽게 업무분장이 나뉠 수 있습니다.

미션

체인파트너스 세계경영팀의 미션은 ‘한국 크립토의 세계진출’입니다. 그동안 해외 거래소들이 한국 진출한 적은 많아도 한국 크립토 회사가 해외 진출한 적은 없었습니다. 4월에 서울에서 열린 Deconomy나 최근 열린 Beyond Block 행사만 보더라도 대한민국은 이미 크립토 세계의 메카(중심)입니다.

거래량으로보나 ICO 참가자수로보나 한국이 단연 세계 최고의 크립토 관심 국가입니다. 그러나 아직 한국에서 단 하나의 회사도 해외 진출한 사례가 없습니다. 그런 꿈도 꾸는 회사가 없습니다. 대부분 한국의 길목을 막고 서서 해외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데 도움을 주거나 그 반대의 역할을 하는데에만 머물고 있습니다.

이에 체인파트너스 세계경영팀은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 크립토의 세계진출’을 이뤄보고자 합니다. 중국이 세계진출 잘 하고 있는데 한국이라고 못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한국 거래량이 더 크고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에 더 많이 옵니다. 전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동종 업계 이직 금지 조항은 제거

지난 세계경영팀 모집 공고를 통해 우리 회사 모든 정보에 접근 가능하지만 2년간 동종 업계 이직이 제한된다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동종 업계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조금 과하다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먼저 이 조항을 만들게 된 것은 이 분야가 갑자기 팽창하다보니 우리 회사 정보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멤버들이 우리 때문에 만나게 된 외국 회사들로부터 말도 안되는 오퍼를 받아 이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통보하고 다음주에 퇴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는 좀 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종 업계 이직 제한 계획은 취소하겠습니다. 우리가 울타리를 치면 다른 회사들도 울타리를 칩니다. 그러면 지식 교류를 통한 업계의 공발전은 이루어지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이같은 교류는 보통 모두가 울타리를 치지 않을 경우 돈 많은 곳으로 지식이 몰릴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돌고돌아 다시 만날 수도 있고, 좋은 사람이 때를 잘못 만났을 수도 있고, 우리보다 다른 회사를 만나 더 빛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울타리를 치지는 않겠습니다. 계속 새로운 사람들을 이 업계로 열렬히 초대하고, 합을 맞추어 가겠습니다.

이상으로 세계경영팀 채용과 관련된 FAQ를 마치겠습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회신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표철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