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하고 있는 AI3는 원래 체인파트너스라는 블록체인 회사였습니다. 2017년 설립해 2017-2018년에 걸쳐 VC 투자를 꽤 많이 받았고, 좋은 분들을 모아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후반기부터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블록체인 업황이 안좋아지며 그간 전개했던 많은 사업을 접고 회사를 축소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많을 때는 120명까지 갔던 회사가 2021년 세명까지 줄었습니다. 그러다 한 사람이 갖게 되는 디지털자산 종류가 많아짐에 따라 앞으로 환전이 중요해질거라는 생각에 ‘체인저’라는 이름의 디지털자산 환전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1년 3억원 규모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고, 고심 끝에 처음으로 싱가폴 자회사를 통해 ICO도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2022년 체인저 제품이 출시되었고, 2024년까지 제품을 고도화하며 계속 개발했는데 아직 시장 수요가 거래에서 환전으로 넘어오지 않은 점, 좀처럼 풀리지 않는 국내 규제 등으로 인해 결국 상업적 성공에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토큰은 이미 만들었기에 홀더들에 대한 책임으로 저희는 체인저가 실패했어도 계속 이 토큰을 살리기 위해 DeFi 제품인 Gambit, Feeturn, Unique Human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토큰의 유틸리티를 만들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분야 업황과 저희 회사 사정이 계속 어려워져가는 가운데 어떻게든 개발과 운영에 계속 자금을 투입해 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체인저와 그 후에 시도했던 여러 제품들이 반짝 관심은 받았으나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2023년 3월 저와 박지훈 이사가 만든 웍스AI(당시 제품명 ‘Native‘)가 블록체인 제품들보다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며 2024년 초 회사명을 AI3로 바꾸고 그해 6월에 아예 주요 사업을 웍스AI로 바꾸게 됩니다. 모두 살기 위해 했던 피벗과 노력들이었습니다.
웍스AI 제품에 집중하기로 한 후 기존에 블록체인 하던 개발자들이 모두 웍스AI 개발로 옮겨왔습니다. 일부 인원이 나가긴 했지만 다행히 대부분 잘 적응하여 제품 개발을 지금까지 잘 해올 수 있었고, 좋은 고객들이 들어오며 2025년 올들어 정신없이 5개월을 살아 왔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지난 3월부터 IR을 진행했는데 과거 ICO를 했던 전력 때문에 IR이 번번히 어그러졌습니다. 2주 전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본 투심이 있었는데 거기서 ICO 전력이 우려가 되어 어그러졌고, 전략적 투자를 검토하던 대기업과 다른 엔젤 투자자 그룹 역시 우리 마지막 투자 밸류 대비 1/8 수준의 ‘현저히 저렴한’ 밸류로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어그러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 몇달의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영업과 기획을 혼자 하고 있어서 정신없이 살았는데 그래도 하루 일의 20%는 IR에 쓴거 같은데 그 시간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과거 진행했던 ICO에 대한 국세청의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한국은 ICO가 금지였기 때문에 많은 한국 회사들이 싱가폴에 가서 ICO를 했는데요. 당시 룰이 전혀 없었던 것을 지금 와서 룰을 만들고 이를 소급 적용해 저희가 감당할 수 없는 세금을 맞았습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저희가 어차피 그 돈을 못내니 폐업을 권고하기도 했는데요. 어쨌든 저희는 꾸역꾸역 회사를 폐업하지 않고 요즘 매월 1.5억씩 세금을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갚아야 하고요. 그래서 이런 외부엔 말할 수 없던 상황들이 우리 IR을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자세하지는 않더라도 이해관계자분들께 지난 일년간 저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솔직히 공유드리려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IR을 검토하던 몇몇 회사들이 남아 (ICO를 했던 이력과 그로 인해 세금을 내야하는 상황을) 알면서도 여전히 유의미한 투자나 지분 인수를 희망하는 선택지가 좀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올들어 저희 웍스AI 제품의 고객이 크게 늘면서 어쨌든 이 ‘업무용 AI 비서’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거나 자기가 딱 그 업을 하는 회사들은 여전히 우리 제품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웍스AI 제품을 잘 키우는 것만이 우리 회사 주주나 직원들, 과거 체인저 토큰 홀더들 모두에게 도움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현재로서 유일한 기회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월 인건비, 서버비, 토큰 사용료 등 고정비 외에도 별도로 큰 세금을 내야하는 극도로 험준한 상황에서 어쨌든 직원들과 똘똘 뭉쳐 신용 대출까지 받아 회사에 넣으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몇달간 지금 하고 있듯이 최선을 다해서 직원들과 죽을 힘을 다해 제품을 고도화하고 압도적인 밸류로 고객들에게 제공해 갈 것이고, ChatGPT 보다 훨씬 안전하고 저렴한 대안으로 기업들이 도입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솔루션으로 발전시켜 갈 계획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제품을 갖고 싶은 회사들이 우리에게 유의미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가 앞으로 목표하는 주요 아젠다입니다. 다행히 허황된 꿈이 아니라 이제는 제가 이런 이야기를 솔직히 공유드릴 수 있을 정도로 유의미한 기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물론 사업이 언제나 그렇듯 상황은 변할 수 있지만요.)
이에 저는 더욱 더 좋은 성과를 만드는데 집중해 유의미한 투자를 이끌어 내고, 그래서 이걸 함께 만들고 있는 직원들이 우선 지난 몇년간 연봉을 동결해 왔는데 이를 좀 더 정상화하고, 오래 기다린 우리 주주들이 다만 얼마라도 엑싯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우리 체인저 토큰 홀더들이 역시 다만 얼마라도 엑싯을 하거나 토큰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조성해 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의 믿음이 필요합니다. 지난주 우리 싱가폴 회계법인의 독촉 메일을 받았습니다. 거기에는 우리가 2023년 10월부터 미납 상태라 적혀 있었습니다. 너무나 송구하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돌아보니 그때부터 회사에 돈이 완전히 떨어졌던 것인데 어쨌든 그로부터 18개월을 더 버텼습니다. 그뿐 아니라 그 사이에 웍스AI라는 현재 국내 1등 업무용 AI 비서 제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또한 현재 매월 꾸역꾸역 1.5억씩 국세청에 세금을 내고 있고요.
우리는 그런 회사고 저는 그런 사람입니다. 회사를 아직도 성공시키지 못해 몹시 부끄럽고, 특히 제 비전을 믿고 투자해주신 분들께 송구함이 너무 크지만 적어도 저는 제 몸이 성하는 한 포기하지 않습니다. 지금껏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앞으로도 지금의 웍스AI를 넘어 항상 그때 그때의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 계속 시장에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지금은 웍스AI가 잘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고 매일 새 고객이 쏟아져 들어오며 너무나 잘 성장하고 있지만, 설사 생성형 AI가 끝나는 날이 와도 저는 계속 그때 그때의 기회를 포착할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믿음을 주셨던 프로젝트가 실패해도 계속 그 믿음을 보답할 다음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해 갈 것입니다.
그 와중에 지난달 저희 가장 가까운 가족이 돌아가셨습니다. 여기에 아직 다 말할 수 없는 세세한 고통 이야기도 여전히 많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매일이 고통이시겠지요. 언젠가 다 지나서 또 조금씩 나눌 수 있는 때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계속 같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 가시지요. 돌아보니 매사가 고통이었는데 그래도 포기 안하고 노력하면 항상 누군가 와서 도와주고, 또 다음 기회가 열렸습니다. 모든 날이 성장이고 배움이었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결론은 어려운 시기 제가 하고자 했던 사업을 믿고 투자해주신 크라우드 펀딩 참가자들, 체인저 토큰 홀더들 모두에게 체인저 사업이 잘 안되어 깊이 송구하고, 그래도 웍스AI로 재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남들보다 IR 난도가 몇배는 높은 이 회사를 어떻게든 잘 턴어라운드시켜 일부라도 회수하실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법인 카드를 안쓰고 회사 비용을 개인 카드로 쓰기 시작한지는 이미 일년이 넘었습니다. 제 회사 지분이 40%도 채 안되지만 저는 이 회사에 올인했습니다. 어느 기업인이 안그럴까 싶지만 어쨌든 저는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일단 저에게 지금 남은 가장 중요한 카드인 ‘웍스AI’가 반드시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IR 과정에서 남들이 베끼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지금 우리는 그 누구보다 절실하기 때문에 절대 우리 속도와 열정을 따라올 수 없습니다. 우리는 죽을 각오로 웍스AI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게 잘돼야 모두 다시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많은 믿음과 지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표철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