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terest(http://pinterest.com)에 대한 단상
1. 안구정화가 되는 느낌이다. 뭔가 텍스트만 잔뜩 있는 웹을 돌아다니다가 Pinterest에 들어가면 갑자기 감성적이 된다. Twitter의 RT나 facebook Like!가 대개 메시지에 대한 이성적 공감에 가깝다면 Pinterest의 Like나 Repin은 100% 감성적 공감이다. Pinterest가 이미 미국 내 Online retail 서비스의 막대한 트래픽 소스가 되고 있다고 하는데 친구들과의 감성적 공감의 산물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여러모로 BM으로 옮길만한 것들이 많아 보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좀 놀라고 있는 것은 그간 ‘예쁜’ 서비스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미국 사람들이 의외로 예쁜 것들에 열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새 dribble을 봐도 그렇고 fancy한 디자인을 하는 해외 디자이너가 눈에 띄게 늘었다. 아마 모바일(그 중에서도 아이폰)의 영향일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만 10개 이상의 Pinterest 미투 서비스가 등장했고 한국에서도 이미 준비중인 팀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facebook과 잘 연계된다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예쁜 모든 것들은 물론 넘쳐나는 소셜 커머스 쿠폰 등도 친구들의 큐레이션에 의해 제시가 된다면 나는 상당히 유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큐레이션 서비스의 최적 UI가 지금의 Pinterest 방식이냐는데는 동의할 수 없다. 나는 이미지 중심의 동시다발적 노출을 어떻게 해줄까 고민하다가 나온 형태가 지금의 Pinterest 방식일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친구들에 의해 선택된 things를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형태는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일례로 현존하는 JavaScript를 가장 잘 파싱하는 브라우저 중 하나인 구글 크롬으로 보아도 Pinterest 사이트는 무겁다. 우리가 옛날 위자드닷컴(http://wzd.com)을 만들면서도 가장 고민했던 것이 ‘과연 이렇게 모조리 펼쳐서 보여주는 것이 최적 UI냐’하는 것이었는데 그때 답이 ‘최적 UI가 아닌 것은 확실한데 아직 딱히 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으므로 계속 이렇게 간다’였다. 지금도 5년 넘게 위자드닷컴을 쓰는 유저들은 바로 그 UI가 편해서 이것을 계속 써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Mass를 포용하지 못했기에 나는 그 UI는 최적 대안은 아니었다고 여전히 생각한다. Pinterest의 미투 서비스를 국내에서도 만든다면, 친구들의 큐레이션을 통해 meaningful things를 나열하는 것은 좋은데, 그 UI만큼은 좀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됐든 지금은 2012년이 아닌가!
2. Pinterest에서의 내 following, follower 수를 기준으로 추정해 볼 때 서비스 런칭 후 지금까지 가입한 누적 국내 가입자수와 최근 2주간 가입한 국내 가입자수가 얼추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IT 관계자 중심으로 가입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early adopter들이 쓰기 시작하면 서비스 성장이 비약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에서도 여성들이 많이 쓰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예쁘고 fancy한 것을 좋아하는(또한 남의 평가에 대단히 관심이 많은) 한국 여성들이 이 서비스를 접하게 되면 많이 좋아하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3. 국내외를 막론하고 지난 십수년간 등장한 인터넷 서비스들 중에서 이같은 유저 큐레이션(그때는 추천이라 불렀겠지만)에 의한 공유 사이트(아마도 당시 국내에선 주로 커뮤니티라 칭하지 않았을까 싶지만)가 꽤 있었던 것 같은데 결국 이제와 이 테마가 빛을 발하는 것 보면 다시금 ‘때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후의 승자는 Pinterest가 될까? 아니면 또 다른 서비스가 될까? 이제 그 때가 온 것일까? 아니면 또 잠깐 반짝하다 사라지고 마는 것일까? 여러모로 재미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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