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넘어 녹초가 되어 집으로 들어와 습관처럼 TV를 켰는데 안나온다.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SK의 네트웍 장애. 무언가 스크린이 필요해 반사적으로 아이패드를 집어 들었더니 이것도 와이파이가 안돼 무용지물이다. 컴퓨터를 할 수도 없다. 책은 읽기 싫고 그냥 멍하니 소파에 앉아 핸드폰의 3G 네트웍을 보며 약간의 안도감을 느낀다. 네트웍이 끊기니 내가 집에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 반성할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생각해볼 문제다. 앞으로의 가정에서는 더할 것이다. 지금 자라나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off-line 상황은 엄청난 공포일지 모른다. 태어나서부터 거의 한번도 겪어본 적 없는 일일테니. 생각해보니 노트북에 다운받아 놓은 드라마가 한 편 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어찌보면 네트웍에 대한 두려움이라기보다 새로 소비할 컨텐츠가 없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지 않나 싶다. 네트웍은 그 컨텐츠를 매개하는 수단이고. 그러고 보면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컨텐츠 네이티브라 불러도 무방하리라. 만약 off-contents 상황이 오면 그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사색을 하거나 책을 집어들 수 있을까? (물론 책도 좋은 컨텐츠지만 여기서는 좀 더 동적인 의미의 컨텐츠를 말하니까..) 컨텐츠 네이티브 세대의 수요를 충족하려면 앞으로는 지금보다 수십, 수백배는 많은 컨텐츠가 생산되어야 할 것이다. 관련 산업에 백년대계로 투자해 놓는 것은 어떨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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