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더 이상 기계의 힘을 거부할 수 있을까?

오늘 페이스북에 글을 하나 남겼다.

모든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를 Activation 할 때 반드시 동의해야만 하는 구글 개인정보취급방침을 보다보니 섬뜩하다.

Google이 공식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정보는 검색어는 물론이고 그 밖에

하드웨어 모델, 운영체제 버전, 고유 기기 식별자 및 모바일 네트워크 정보(전화번호 포함)와 같은 기기별 정보

전화 로그 정보(전화번호, 발신자 번호, 착신전환 번호, 통화 일시, 통화 시간, SMS 라우팅 정보 및 통화 유형)

기기 이벤트 정보(다운, 시스템 활동, 하드웨어 설정, 브라우저 유형, 브라우저 언어, 요청 날짜 및 시간, 참조 URL)

등등 되게 많다.(http://www.google.com/intl/ko/policies/privacy/ 참조)

그러나 안쓸 수가 없다. 내 정보를 몽땅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느끼는 효용이 두려움보다 클 때, 그리고 나 혼자 버티며 안쓰면 스스로 손해보게 될 때 결국 대부분 사람의 정보를 소유한 빅 브라더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역시 현재로서는 구글이 가장 유력하다. 결국 모든 인간사의 Raw Data가 수집되고 분석되면 인간의 삶은 지금보다 훨씬 편리해질테니 빅 브라더의 등장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제 여러 책임을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보통 일은 아니겠지만..

그랬더니 한 분이 이렇게 댓글을 남겨 주셨다.

보안도 문제겠지만… 이 모든 자료로 사람을 분석해 그 사람에 커스터마이징한다면 분명 편하겠지만 왠지 너무 기계적인 삶을 살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사람의 존재 가치에 대해 잠시 생각이 들어 적어 봅니다 ^^

전적으로 공감하는 이야기라 살포시 Like만 누르고 나왔지만 실은 이게 결코 쉬운 이야기가 아니다.

예컨데 언젠가 A 사람이 기계의 힘을 빌려 혼자 싸운 B에게 승리한다면, B가 다음 C와 싸울 때 기계의 힘을 빌리려 할 것이고 결국 언젠가 모두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우울하지만 자명한 일이다. 앞으로 기계 능력의 수용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타인과의 경쟁에 승리하고 경제인구로 제 구실을 하기 위한 생존의 문제다.

우울하다면 정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의 일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예술, 창작과 같은 일들 말이다.

그 외에 현존하는 대부분의 직업은 기술의 수용이 선택의 문제는 아니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이미 현실이다. 스마트폰을 안가지고 다니는 동료나 친구에게 이미 우리는 ‘뒤쳐졌다’고 이야기하지 않는가.

앞으론 지금 그 스마트폰 자리에 로봇이 있을 수도 있고 우주선이 한 대씩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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