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창업을 준비하는 똑똑한 팀이 찾아왔었다. 사업계획을 듣고 마치 내 과거를 보는 듯 짠한 마음에 집에 갈 때 이런 얘길 해줬다.
세상에 개선시킬 필요가 있는 좋은 문제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그 문제로 불편을 겪는 이들의 수가 많지 않으면, 회사가 몇 년간 죽을 고비 넘기며 마침내 열쇠 얻어 마지막 문을 따고 나서 ‘아 이 모든 것이 헛수고였구나’ 할 수 있다는 이야기.
요컨대 좋은 문제 찾고 좋은 답도 찾았다 할지라도 그것이 좋은 비즈니스를 찾은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몇 년간 젊음을 쓰며 깨달은 것. 사장 본인과, 회사에 함께하는 젊은 인재들의 시간과 열정은 유한하기 때문에 세상의 아주 작은 구석을 바꾸는 일에 너무 과도하게 힘을 빼는건 모두를 위해 그리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세상엔 크게 바꿔볼만한 문제들이 여전히 많고, 창업자들과 그 동료들은 능력과 열정에 있어 비범하기 때문에 그들이 너무 작은 문제를 들고 젊음을 쏟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까 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더 큰 문제를, 더 큰 물에서 바꾸려고 노력해 봤다면 그것이 설사 마지막에 열쇠 받아 문열고 나가지 못했다 할지라도 함께한 이들에게 더 큰 의미가 되지 않을까?
물론 세상은 모든 작은 개선으로부터 발전해 왔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냥 내 후배들은 너무 사소한 문제에 낑낑거리고 고생하며 청춘을 보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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