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라는게 신기해서 말이지. 지금 열 명이 있단 말야. 그럼 두 중 한 둘은 꼭 말썽쟁이거나 불만투성이야. 그러다 제 풀에 못이겨 한 둘이 나가게 되거나 아님 이따금씩 내보내고 나면 그때는 잠시 ‘아 이제는 괜찮겠구나’ 한단 말야. 그럼 또 잊을만하면 별 문제 없던 사람들 중 한 둘이 다시 아주 지독한 말썽쟁이가 되거나 불만투성이가 된단 말이지. 그러므로 사장은 그냥 그 상황을 이해해야 해. 심술내고 “나가라” 하면 자기만 바보지. 결국 또 누군가 그리 될테니 말이야. 그저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그 한 두 사람이 최대한 나머지 모든 조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에서 공존할 수 있도록 그냥 두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해.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돌려보려고 나도 물론 내 딴에는 많은 노력을 하지만 그 한 두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 쌓일만큼 쌓여서 변화가 어려워 보이는 존재들이기도 해. 나는 노력할수록 상처를 입곤 하지. 그래서 내가 그냥 깨닫는게 있다면 말이야. 내가 개인이라면 어떻게든 좋은 관계에 집착하는 것이 맞겠지만 적어도 작은 조직의 대표라면 말이야. 때로는 그냥 그대로의 관계를 인정하며 회사가 발전하는 방향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 나는 마음이 좀 아프지만 말이야. 열 명 중 단 한 두 사람조차 말썽쟁이나 불만쟁이로 만들지 않는 좋은 대표들은 당연히 곳곳에 존재할거야. 그러나 나는 아직 아니지. 언젠가는 나도 좋은 사람인 동시에 좋은 대표가 되는 날도 있겠지? 지금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나도 알고 모두가 알지만 말이야. 그 시간이 참 기다려지면서 또 한편으론 그리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이 참으로 고통스럽고 화가 나기도 해. 나는 왜 항상 이렇게 밖에 못하는 것인지 말이야. 그 한 두 사람까지도, 나는 정말 모두를 보듬어 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그 방법을 잘 모르겠단 말이지. 아직은.
잡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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