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멘토링 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직 팀이든 아이템이든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무슨 이야기든 제대로 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주고 마지막엔 진심으로 응원하며 기쁘게 잘 끝났지만 그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면서 문득 나의 선배들 생각이 났다. 까마득한 선배들이 보실 때 나의 모습이 지금도 딱 이렇겠구나 싶었다. 내 딴에는 열심히 한다고, 전보단 좀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아예 어떤 선배는 나와 차원이 다른 수준에 계시기 때문에 그가 하는 말이 무슨 소린지도 난 아직 이해 못하고, 내가 하는 이야기도 그 선배 입장에선 도무지 현실적 답을 줄 수 없을 정도로 수준 낮은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즉, 백날 나에게 가르침을 주려고 하는 높은 선배 입장이 이해가 잘 안되던 것이 정작 내가 그런 후배를 만나보니 바로 이해가 갔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몹시 답답한 후배였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새삼 참 부끄럽다. 내가 어릴 때는 자존감과 자신감 넘치고 열정과 파이팅만 가득했기 때문에 나에게 안된다고 조언하는 선배 말을 들으면 반성하고 수정하기보다는 ‘내가 꼭 이길거야’하는 오기만 커지곤 했다.
그날도 후배들에게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마 100% 이해가 안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자기 단계에 맞는 가까운 멘토를 만나 걸음마부터 배워가며 올라가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다 잘 성장해 있으면 이제 나중에 다시 만나 제대로 된 멘토링을 가질 수도 있고 또 금세 나를 뛰어 넘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몇몇 팀이 있어서 잘 기억하고 있다.) 제대로 된 성장과 준비의 시간을 갖기까진 무슨 말을 해도 무슨 소린지 잘 모른다. 나도 지금도 선배들이 많은 말씀을 해주지만 무슨 소린지 잘 못 알아들어 선배들이 답답해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결국 내가 깨달아야 하는 부분이고 그러기 위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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