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더 선한 활용을 고민하며.

사실 자랑할 것이 그다지 많지 않을 때 사람들은 페북이나 카스 같은 SNS에 자랑을 하는 것 같다. 자랑할 일이 아주 많으면 올릴 이유도 없겠지. 그런데 그걸 보는 사람들은 ‘아 남들은 다 이렇게 멋지고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하며 우울해한다. SNS를 안보면 안우울할텐데 또 남들이 어떻게 사나 궁금하여 하루종일 들락날락한다. 그러다보면 자기 삶은 사실 그닥 별로가 아닌데도 왠지 실망스럽고, 나만 방구석을 굴러다니는 것 같아 슬퍼진다.

그러다 아주 가끔, 나에게도 자랑할만한 이벤트가 생긴다거나 친구들하고 아주 멋진 곳에 가서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일을 하고 있다면 사진과 함께 ‘원래 내가 항상 이렇게 멋지게 살아온 듯’ 시크하게 글을 써 SNS에 올린다. 그럼 내 글을 본 누군가도 내 일상을 보며 똑같은 부러움과 자괴감을 얻는다. 나중에 그 친구도 똑같이 좋은 곳 가서 글을 올리고 나는 또 부러워한다.

SNS는 자주 못보는 가족이나 친구끼리 대화를 나누거나 헤어진 인연을 다시 만나는 등의 순기능도 분명 있지만 원초적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되받으며 강화되고 성장해가는 역기능도 있는 것 같다. 누군가 나의 자랑질을 보아준다는, 그래서 타인에게 상처주면서 나도 가치있는 사람임을 확인받는 불쌍한 현대인의 굴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여 쓸데없이 위화감을 조성하고 잘 모르는 타인에게 상처를 줄지 모르는 내 삶의 자랑할만한 순간들은 앞으로 가급적 혼자 보관하려고 한다. 잘 모아두었다가 순간적인 자랑의 형태가 아니라 필요한 이들을 위한 기록의 형태로 언젠가 공유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값진 일이리라.

앞으로 나의 SNS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해 타인에게 도움을 구해야 할 때나, 나보다 어려운 타인이 조금이나마 나아지도록 돕거나 기회가 필요한 이들에게 힘을 써주어야할 때, 그럴 때 주로 활용하고자 한다. 나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남에게 상처주는 매체가 아니라 나의 작은 힘으로나마 남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매체로 더욱 선하게.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내가 어떤 선한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가진게 없다고 하여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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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SNS, 더 선한 활용을 고민하며.”

  1. Minjoo Karu Kim Avatar
    Minjoo Karu Kim

    도움이 필요할때 찡찡거리곤 도움을 받은 적은 있으면서도 내가 SNS를 이용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어떻게 활용해볼까는 고민해 본 적이 없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 koyul Avatar
    koyul

    글 좋아요. 힘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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