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철민의 크립토밸리 탐방기 (4) – 종주국을 찾아 떠났던 시간

<한국의 첫 블록체인 컴퍼니 빌더 체인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는 표철민 대표가 지난 2017년 8월 ‘블록체인의 성지’로 불리는 스위스 크립토밸리 출장을 다녀온 이야기를 4화에 걸쳐 소개합니다. 10월 7일(토) 1화를 시작으로 10일(화) 2화, 13일(금) 3화, 16일(월)에 마지막화가 업로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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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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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을 마치고 나오는데 아이들이 카누를 몰며 축구를 하고 있었다. 저런 스포츠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참으로 부러운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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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로 건너왔다.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오솔길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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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환전(FX) 플랫폼을 개발중인 Lykke의 CEO Richard Olsen을 만났다. 70대 중반의 노익장인데 90년대 중반 인터넷 환전 서비스를 개발 1억달러에 매각한 후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꿈꾸며 다시 창업을 했다.

Lykke 앱으로는 현재 법정화폐-암호화폐, 암호화폐-암호화폐, 법정화폐-법정화폐 등 다양한 pair의 환전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여러나라에 banking license를 따서 환전을 넘어 블록체인 기술을 근간에 둔 은행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은행 시스템을 이미 수십년간 봐오며 너무 옛날에 개발된 비효율적인 컴포넌트가 많아 이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바꾸면 1/100의 개발비용으로 동일한 신뢰수준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란 말을 했다.

은행들에 블록체인을 적극 도입하라고 계속 얘기했는데도 말을 안들어 자기가 직접 차렸다고 한다. 돈을 보고 하는 사업이라기보다는 정말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 혁신이라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려고 시작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역력했다.

물론 Lykke보다 더한 블록체인 기반 환전 서비스들도 현재 개발중이다. 0x projectKyber.network, Airswap 등 탈중앙화된 환전 서비스들부터 Shapeshift.io, Changelly.com 등 중앙화된 환전 서비스들도 잘하고 있다.

Lykke는 벌써 10여개국에 직원이 100여명 가까이 된단다. 모든 소프트웨어가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고 열심히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Lykke 자체 코인은 현재 코인마켓캡에서 68위에 랭크되어 있다. (현재 시총 9천만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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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Ethererum을 비롯해 Zcash, Bancor, Status, 한국의 BOScoin, ICON 등 스위스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ICO를 사실상 독점하는 로펌 MME를 만났다.

MME는 원래 매우 작은 스위스의 평범한 로펌이었는데 2014년 하반기 어느날 우연히 이더리움팀이 소개를 받아 찾아왔다고 했다. 그래서 법률자문을 맡았는데 그게 현재의 이더리움이 되었고 그 후 ICO 문의가 쏟아지면서 스위스 내 가장 핫한 로펌이 되었다.

현재 MME는 크립토 전담 팀에만 세명의 파트너와 8명의 변호사들이 있다고 한다. 최근엔 ICO 대행 때문에 직원이 크게 늘어 사무실도 큰 곳으로 옮겼다. 예전엔 두달에 한 건 정도 ICO 문의가 있었는데 요새는 하루 5건 이상의 ICO 의뢰가 들어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부 한국 업체의 요청에 회신하지 않았더니 회사 앞으로 찾아와 혀를 내두른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아주 비매너이니 무턱대고 찾아가지는 말도록 하자. 그런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볼 때 한국 회사의 ICO 문의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미팅을 마치고 파트너는 아예 ICO 업체를 위한 패키지를 하나 보내 주었다. 거기에는 스위스 재단 설립을 위한 필요 절차와 서류, 셀프 체크를 할 수 있는 ICO 사전 점검 목록, 비용 구조 등이 자세히 포함되어 있었다. 이미 MME는 ICO를 반복해 찍어내는 완벽한 프로세스를 정립해 놓은 것이다. 비용 또한 ICO의 설계 구조에 따라 5만~10만 스위스 프랑 이내로 거의 표준화되어 있다.

또한 요즘 스위스에서는 ICO라는 용어를 안쓰고 대부분 TGE라 칭한다 전하기도 했다. ‘Token Generation Event’라는 뜻이다. 아무래도 ICO가 ‘Initial Coin Offering’이라는 뜻이다보니 주식을 발행하는 IPO와 매우 유사해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3화에 소개된 팔콘 프라이빗 뱅크 파트너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크립토 커런시(암호화폐)’보다는 ‘크립토 에셋(암호화자산)’이 더 적확한 표현이라며 꾸준히 크립토 에셋이라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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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스위스 출장이 끝났다. 이 모든 인터뷰를 3일만에 진행하느라 거의 녹초가 되었지만 아주 배운 것이 많았다. 나로서는 체인파트너스를 처음 시작하는 과정에서 종주국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사업 방향 정리에 좋은 참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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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현재 우리(크립토와 블록체인)가 어디쯤 와있는지 내가 나름대로 겪으며 느끼고 있는 바를 좀 정리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아무래도 이 업계에 다른 분들만큼 오래 있었던 것이 아니기에 더 오래 계시던 분들이 볼 때는 내가 당연히 사짜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동감하고 뭐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냥 그게 사실이고 내가 천천히 배워가며 익히면 된다고 생각한다. 회사라는게 아주 아주 긴 호흡으로 봐야하는 것이고 내가 위자드웍스 10년 하면서 적어도 한 회사 가장 오래하는 것은 이 세상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

따라서 늦을 것도 없고 또 뭐 특별히 누가 빠를 것도 없을 것이다. 그냥 내가 이 바닥에서 10년 하면 아마 알아달라고 용쓰지 않아도 나름대로 전문가가 되어 있지 않을까.

내가 나이브한 생각으로 어설프게 1-2년 잠깐 할거였으면 여기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우리가 꾸준히 struggle하고 배우고 깨지고 성장하는 모습을 그냥 담담히 지켜봐 주시면 그걸로 충분할거 같다.

※ 긴 호흡으로 함께 블록체인 서비스를 연구하고 개발할 체인파트너스에서는 현재 디자이너와 개발자를 모시고 있다. 원티드의 이 글을 참고하시어 ‘인터넷의 미래’에 남들보다 한발 먼저 이름을 올리시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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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표철민의 크립토밸리 탐방기 (4) – 종주국을 찾아 떠났던 시간”

  1. 류명 Avatar
    류명

    대표님 시간되시면 꼭 한 번 뵙고 싶네요

  2. Jun Hyung Avatar
    Jun Hyung

    가상화폐에 또다른 공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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