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점검

베어 마켓이다보니 안정적으로 현금이 도는 외주를 처음 하게 되었다가, 갑자기 그 일이 중단되는 바람에 지난 한달간 또 정신없이 앞으로 어디로 갈지 길을 찾느라 바빴다.

기존 사업은 물론이고 베어 마켓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Web2 사업이나 전통 사업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 직원이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검토했다. 함께 토론하고 공부한 사업 아이템이 한 백개쯤 되는 것 같다. 향후 사업 방향 검토를 위해 전사가 모인 워크샵에서 하루동안 다룬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PMM (Uniswap Filler / 1inch Resolver / Hashflow) / Cross-chain dApp (Chainlink CCIP / zkBridge) / Linea Ecosystem / Liquid Staking Ecosystem / Uniswap v4 / ve(3,3) / Security Audit Market / DeFi Insurance Swap dApp / 체인저의 개선점과 향후 선택지들 / 겜빗 개선 방향 / SBT / TBA / On-chain 자산운용 / Intent 기반 설계 철학 / RWA / Post-audit Security

(이런 마라톤 회의를 전사/팀 단위로 온오프라인에서 지난 한달간 십여차례 진행했다.)

Web3가 아닌 사업도 많았지만 결론적으로는 긴 토의를 거쳐 앞으로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잡았다.

[회사의 성격과 목표]

체인파트너스 – Web3/AI 영역에서 글로벌한 틈새 찾아 좋은 제품으로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회사

[제품별 성격]

체인저 – 글로벌 알트코인 전문 거래소

겜빗 – 고성능 DeFi 파생상품 프로토콜

웍스 – 업무 특화 직장인 AI 비서

CNG – 우리 제품들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토큰

[제품별 중장기 목표]

체인저 – 여러 체인에 걸쳐 다양한 알트코인 거래시 한 곳에서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플랫폼 되기

겜빗 – DeFi 상에서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시 가장 안전하고 쓰기 편리한 프로토콜 되기

웍스 – 기업들이 구성원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도입할만한 업무 보조 AI 비서 되기

CNG – 우리가 운영하는 모든 제품들에서 적극 활용해 기초 수요 강한 토큰 되기

[제품별 단기 계획]

체인저 다음 버전 목표 (2023.11.03)

  • 알트코인 구매 이유 만들기 위한 알트코인 리서치 메뉴 신설 (첫 탭 배치)
  • 리서치 읽고 거래시 리서처에게 발생한 거래 수수료 절반 적립금으로 제공
  • 리서치 읽고 거래시 거래자에게도 낸 거래 수수료의 10% 적립금으로 제공
  • 거래 화면에서 환율, 거래 수수료, 가스비 별도로 표기해 가격 투명성 개선
  • 토큰 노출 개선을 위해 선택창에서 CNG 등 일부 토큰 다음부터 시총순 표시
  • 거래 화면에서 가격 업데이트시 가격이 순간적으로 보이지 않는 문제 개선

겜빗 다음 버전 목표 (2023.11.01)

  • 종전 zkSync 외에 기 사용자 많은 Arbitrum 네트워크 추가 지원 개시
  • 포지션 강제 청산 예방 가능한 포지션별 담보 추가 입출금 기능 출시
  • CNG 스테이킹 기능 Arbitrum에 출시. CNG 스테이커에게 수수료 공유
  • 오픈 기념으로 거래량 및 수익률 기반 Trading Competition 시작 예정
  • Arbitrum 오픈과 동시에 DappRadar 등 미디어에 유료 광고 개시 예정
  • 새로 개발한 담보 추가 입출금 기능에 대한 Secure3 보안감사 완료
  • 규제 선대응으로 한글 버전 제거 / 당분간 영문으로만 서비스 예정

웍스 다음 버전 목표 (2023.11 둘째주 예정)

  • 나만의 비서 만들기 기능 추가 (Vector Store 활용한 RAG 기반 대화)
  • 1) 모델 선택 2) 시스템 프롬프트 3) 대답에 활용할 파일 및 링크 추가 가능
  • 누구나 자기가 올린 PDF 참고해 원하는 말투로 대답하는 맞춤형 비서 제작
  • 향후 내가 만든 비서 타 사용자와 공유하거나 마켓 판매 기능 추가 예정
  • 모델은 공공재이니 Unique한 대답 만드는 템플릿 자산화하는 전략

베어 마켓이지만 짧았던 외주와 더불어 최근 보유하고 있던 일부 관계사 지분들을 매각해 얼마간의 런웨이를 확보했다. 이렇게 얻은 소중한 시간에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해야 하는 신사업을 추진하기보다 가급적 우리가 오랫동안 개발한 제품을 더 고도화하고, 고객들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계속 개선해보기로 했다.

다만 그동안 우리가 나름의 완벽주의로 인해 제품 업데이트를 6개월, 1년씩 했던 긴 호흡을 크게 줄여보기로 했다. 그래서 앞으로 체인저팀은 매 2주 단위로, 다른 팀도 길어야 한달을 넘기지 않도록 작은 업데이트를 자주 해나가려고 한다. 업데이트 방향은 계속 ‘고객들이 더 유용하고 편리하게’가 될 것이다.

우리 회사 브랜드가 업계에서 어느정도 자리 잡기도 하였지만 오래 있던 분들은 흥망성쇠의 기억도 같이 떠올리곤 해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올 연말께 회사 이름을 바꿔보고자 하였다. 하지만 아직 적절한 이름을 찾지 못했다. 주주와 토큰 홀더들을 대상으로 공모전도 했고 좋은 후보들도 나왔지만 각자 무엇 하나의 약점들이 있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모든 기억을 가진 애증의 이름을 계속 써보려 한다. AI 사업에 있어서는 현재 사명이 다소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으나, 당분간은 좀 더 지켜보려 한다. 중요한 것은 사명이 아니라 제품이니 우선 쓸만한 제품이 되는데 더 집중하려 한다. 이 글을 빌어 소중한 시간을 내어 공모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한다.

체인저는 우리가 2020년 봄부터 개발해 온 “Exchange Everything Platform”이다. 현재 20개 체인 위에 발행된 1만 2천종의 디지털자산을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다.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규제 당국의 의지로 인해 서비스되지 않는다. 앞으로도 정책이 바뀌기 전까지는 해외에서만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앞으로 여러 체인 위에서 알트코인을 살 때 가장 편하게 살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가려고 한다. 대안으로는 1inch 같은 Multi-chain DEX Aggregator가 있지만 여전히 DeFi 이용자만 구매 가능한 허들이 있다. Metamask Snap이나 Account Abstraction이 나왔다고는 하나 Non-EVM 계열 체인 위의 토큰을 구매하는 것은 아직도 단일 지갑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다음 Bull market의 스타가 될 신생 알트코인 프로젝트들을 찾고, 편리하게 구매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으로서 계속 발전시켜 보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CNG 토큰도 앞으로 잦은 업데이트 과정을 통해 제품 내에서 유의미한 유틸리티를 가지도록 만들 것이다.

겜빗은 우리가 올 봄부터 개발하고 있는 DeFi 선물 거래 프로토콜이다. 오라클만을 위한 최초의 L1인 PYTH를 단일 오라클로 사용해 중앙화된 단일 실패점(Single Point of Failure)를 없앤 완전히 탈중앙화된 선물 거래소다. 덕분에 CEX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기준가를 가지고 운영자나 시장 조상자가 청산빔을 쏘거나 고의로 장난질을 칠 수 없다.

GNS의 오픈소스 코드를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오라클 변경 외에도 USDC 단일 Vault를 쓰고 있는 것, 그리고 곧 오픈할 이른바 ‘물타기’ 기능도 자체 개발한 것이라서 이미 코드는 꽤 달라져 있다. 우리도 당연히 곧 오픈소스로 이걸 다시 공개할 계획이다.

겜빗은 선물로 출발했지만 DeFi 파생상품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지난 한달간의 폭넓은 사업 검토를 통해 현재 겜빗의 다음 버전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이것은 선물을 넘어 다음 단계의 고성능 종합 파생상품 프로토콜로의 도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운용사 CIO 출신, 네이버 출신 등 추가로 훌륭한 분들이 팀에 조인해 연구하고 있다.

웍스는 우리가 지난 3월 초 출시한 네이티브를 전신으로 하는 AI 비서 서비스다. 당초 사용자의 한국어 대화를 영어로 번역해 GPT와 대화함으로써 보다 양질의 답을 얻는 서비스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GPT 성능이 개선되며 이제는 한글로 질문해도 충분히 좋은 답을 주는 것을 확인하고는 지난 8월 말 직장인에 특화된 AI 비서로 피벗했다. 그러면서 브랜드도 ‘웍스’로 변경했다.

현재 2만 5천명의 유저가 쓰고 있고 하루 평균 600만 토큰을 소비하고 있다. 보통 한글 1자에 토큰 3.75개를 소비하니 매일 2,200만자 이상이 질문/답변을 위해 생성되고 있다. 유료 버전을 내놓은 후 결제도 생각보다 잘 일어나고 있는데, 아직은 무료 회원이 소비하는 토큰 비용을 유료 회원이 내는 매출로 커버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서비스를 앞으로 1) ChatGPT Enterprise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2) 각자 회사에 꼭 맞는 템플릿이 더해져 3)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서비스로 계속 개선해 가려고 한다. 그래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BEP를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려운 미션이고 순정 ChatGPT가 언제나 우리가 쓰는 GPT API보다 더 최신의 모델을 탑재할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모든 회사의 모든 직원들에게 항상 SOTA(State of the Art) 모델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기업들은 비용 문제도 중요하기에 그 지점에 웍스의 Value Proposition이 있다고 본다.

‘업무용 AI 비서’ 시장은 워낙 초기이기에 국가별, 산업별, 업무 유형별로 다양한 서비스가 나타날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쪽으로 최소한 한국이나 가까운 아시아 국가들에서 만큼은 아주 좋은 서비스가 되기 위해 계속 발전을 시켜볼 작정이다.

CNG 토큰은 이들 체인저, 겜빗, 웍스 서비스가 각자의 목적을 향해 개선하고 발전해가는 과정에서 계속 제품의 기능들에 유의미하고 재미있게 녹여 불장이든 베어장이든 기초 수요가 언제나 존재하는 크립토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

가깝게는 곧 웍스에 CNG 스테이킹 기능이 생겨 거래 수수료가 공유될 예정이고, 체인저 회의에서도 CNG를 활용할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다음 불장을 앞두고 알트코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나는 여전히 CNG가 꽤나 저평가된 후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밈 토큰의 홍수 속에서 이토록 치열하게 고민하며 일하고 있는 팀이 뒤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사려고 해도 사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국내 상장도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업계의 여러 사태들로 인해 계획보다 늦어졌지만 계속 노력중에 있다.

요즘 내가 하는 말은 나를 크립토 전부터 알았던 사람들은 이제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내가 블로그에 쓰는 글도 너무 어렵다고 말한다. Web3 업계에서만 아는 용어들, 관심사들을 어떻게 쉽게 풀어 쓸 것인가, 쉽게 표현하기 위해 어디까지 은유할 것인가, 은유가 자칫 비약이 되어 업계 사람들이 봤을 때 또 이해도가 낮아 보이는 것은 아닌가 여러 우려를 갖게 된다.

일단 이 글은 크립토를 어느 정도 알고, 우리 회사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작성했다. 적어도 우리가 그동안 해온 일, 해오고 있는 일에 대한 맥락을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80% 이상 이해되는 내용일 것이다.

그래도 매번 이렇게 읽는 사람도 별로 없고 이해도 어려운 글을 남기는 이유는 설명을 위해서다. 노력을 기울이는 누군가는 우리가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무슨 논의를 거쳐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대략적인 윤곽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몹시 추운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이 그렇다. 아닌 스타트업도 더러 있지만 대체로 많이들 어렵다. 우리도 물론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그 상황을 타개하고 도약하기 위해 지난 한달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했고, 이와 같은 답을 도출해 또 앞으로 나아간다.

시야의 다양성을 위해 Web3/AI는 물론 Web2와 굴뚝 산업까지 다양한 신사업을 논의했으나 현재 결론은 ‘확보한 런웨이를 바탕으로 당분간 빠른 업데이트로 만들던 제품을 정말 괜찮은 제품으로 계속 업그레이드 해보자’이다. 그 과정에서 어떤 사업은 안된다고 결론 나고, 어떤 사업은 지표가 개선되고, 그 사이 업계나 거시 경제 상황도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가다보면 어떤 사업은 접어야 하거나, 어떤 사업은 새로 시작해야 하거나 상황은 계속 변할 것이다. 어찌보면 변한다는 것은 스타트업의 상수라고 가정하는 편이 오히려 안전할 것이다. 그런 것은 전제로 깐 채로 우리가 앞으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계속 생존, 성장, 성공을 추구하다보면 그래도 옳은 과녁을 맞추는 날이 분명 올 것이라 생각한다.

토론 후 계획을 정한 다음에는 믿음을 가지고 실행하는 것 뿐이다. 긍정적인 사람에게는 한계가 없고, 부정적인 사람은 하는게 없다고 한다. 계획을 세웠으니 이제 필요한 것은 오직 할 수 있다는, 해내겠다는 믿음 뿐이다.

이 글 제목이 중간 점검인 이유도 아직은 중간 정도 밖에 안왔기 때문이다. 이전 회사는 우여곡절 가득 안고 딱 10년을 했다. 체인파트너스는 아직 6년 3개월 밖에 안됐다. 이 업계에서야 까마득한 세월이지만, 사실 아직도 끝까지 가봤다 하기에는 너무나 이르다.

체인저가 알트코인 리서치 기능 오픈을 앞두고, 신생 알트 발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초기 리서치 파트너로 모시고 있다.

우리는 믿음을 가지고 계속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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