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카톡 게임 ‘다함께 차차차‘의 성공 배경에는 CJ E&M 전직원(게임 부문 외 방송 부문 포함)이 의무적으로 초대장을 보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찾아보니 CJ E&M 전직원이 2,500명 수준이라 하고 최고로 많이 초대장을 보내 사내에서 상(100만원 상품권)을 받은 직원이 1,800명 정도에게 초대장을 날렸다고 하니 대략 직원 1인당 평균 80명씩에게 초대장을 보냈다고 쳤을 때 서비스 초기 나흘간 최소 20만명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다들 이런 식으로 하면 중소개발사나 개인개발자가 만든 게임이 성공하기는 갈수록 요원해질 것이다. 그런 의미로 삼성이 카톡 게임에 들어가면 시장을 평정하지 않을까? (+ 의무가 아니라 팀 회식비 걸고 이벤트성으로 한 것이었다는 CJ E&M 직원분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의무보다는 애사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니 독자 여러분의 객관적 수용을 바랍니다.)
#2. 앞으로는 유통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카톡 같은 플랫폼에 실려 나가는 제품(특히 게임)의 경우 해외에서 성공한 것을 1) 빨리 2) 잘 만들어서 3) 우리 조직이 할 수 있는 한 최대 물량의 초대로 실어 보내는 것.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패스트 트랙일 것이다. 다른 얘기로, 한국 사람들은 앱스토어 랭킹에 특히 집착적이어서 마케팅 대행사들은 Top25에 올려주고 800만원, Top10에 올려주고 1,500만원을 받기도 한단다. 댓글이나 별점 없이 뜬금없이 1등을 하고 있는 앱의 경우 대개 이렇게 돈을 쓴 사례라고 보면 될 것이다. 요즘은 거의 모든 개발사가 최소한 CPI(설치당 2~300원 광고비 지출) 마케팅이라도 하기 때문에 중소개발사나 개인개발자가 제품만 좋다고 앱스토어 상위 랭킹에 저절로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상당히 순진한 발상이다.
#3. 다음이 모바일에서 밀린 이유는 역설적으로 업계에서 가장 먼저 전직원에게 아이폰을 일괄 지급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2009년 12월 아이폰 국내 출시와 동시에 다음은 전직원에게 아이폰 3GS를 지급했는데, 이 때문에 직원들이 굳이 안드로이드(특히 갤럭시) 구매를 하지 않았고 그래서 시장 주도권이 안드로이드로 바뀌어 가는데도 계속 아이폰만 이용해 왔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아이폰에 익숙해진 사용성 때문에 폰 바꿀 때에도 아이폰으로 바꾸고.. 그래서 네이버가 안드로이드에 올인하는 전략을 펼 때 대응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직원 개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참고할만한 이야기다.
#4. 네이버가 ‘Wonder’라는 패션 SNS를 준비중이란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네이버 앱이 가진 막대한 트래픽을 기반으로 모바일의 무수한 버티컬 영역에 하나씩 앱을 배치해 띄워주는 것이 당연한 전략이겠지만 참으로 얄미운 것이 사실이다. 당장 우리와 겹치는 네이버 메모가 있고, 캘린더, 가계부 등등 거의 모든 버티컬 유틸리티를 이미 다 만들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개인개발자들의 영역이었던 알람시계까지 만들었다. 이제는 스타일쉐어나 캠퍼스스타일아이콘 같이 작은 스타트업들이 노력하고 있는 스트리트 패션 영역에까지 버티컬 서비스를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저런 식으로 줄줄이 계속 더 나오겠지. 참 얄밉고, 참 잘하는 네이버다.
#5. 올해 네이버(+라인), 카카오톡, SK플래닛(+T스토어) 등이 플랫폼으로서 경쟁하지 않을까 싶다. SK플래닛은 비교적 약하지만 T스토어라는 유통 채널과 앱 하나에 TV 광고까지 가능한 자본을 쥐고 있으니 자체 서비스를 부스트할 정도의 플랫폼으로는 충분히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카톡은 국내 모바일 생태계 전반을 위한 플랫폼, 네이버는 자체 버티컬 서비스 부스트를 위한 플랫폼(+ 네이버의 버티컬 앱들을 LINE이 선전하고 있는 일본과 동남아로 진출시키기 위한 플랫폼 기능까지 더해)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 방송, 공연, 게임, 이제는 인터넷 비즈니스(interest.me) 까지 조금씩 하려고 하는 CJ E&M도 소형 플랫폼으로의 잠재력이 있다. 유통 채널을 쥐기 위한 노력이 올해 더 가속화될 것이다. 유통 채널이 되려면 오래가는 킬러 서비스가 하나씩은 있어야 할 것이고. 메신저 다음으로 킬러가 될 것은 무엇이 있을까. 정말 끝난걸까?
#6. 대기업들이 모바일에 올인하는 올해, 중소개발사와 개인개발자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나. 해외에 올인하거나 국내 플랫폼 중 하나에 착 붙어 공생하는 전략을 취해야지 않을까 싶다. 불확실한 해외에 올인하기는 리스크가 크니 먼저 국내에서 1등하고 나가자고 생각한다면 일단은 이 대기업들의 플랫폼 전쟁에서 어중 뜨다가 괜히 새우등 터지는 일이 없도록 어딘가 한곳에 착 붙어 확실히 성장하는 전략을 취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어쨌든 모바일 세상은 요지경, 뜬금없이 누군가 승자가 되고 누군가 패자가 되는 두렵고 재미있고 알 수 없는 마켓이다. 사람은 그저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이루는 것은 결국 하늘이라는 사실을 더 절절히 깨닫는 요즘이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