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화창한 오월의 봄날, 매년 거의 하루도 거른적 없는 대학 축제 기간을 뒤로 하고 아버지 항암 시작에 병원을 두어번 가보니 새삼 ‘세상엔 남들이 즐겁게 웃고 떠들 때 같은 나이임에도 그러지 못하는 이들이 수두룩하겠구나’ 하는 반성이 들었다. 등록금 벌려고 남들 놀 때 열심히 야간 알바해야 하는 학생도 있고, 불철주야 가족의 건강을 돌보아야 하는 젊은이도 있을 것이다. 또 여러가지 사정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을 청춘도 숱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너무 고생하지 않고 살아온 것 같다. 내 딴에는 맨날 사업하며 사람에 상처입고 빚지고 돈 구하러 다니며 생고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불가피하게’ 또래들처럼 살지 못하는 청춘들과 비교해 보면 그냥 사치였던 것 같다. 이것은 결국 내가 선택한 길이 아닌가. 그동안 삶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지금 이순간에도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을지 모르는 어려움을 겪고 있을 이 땅의 수많은 숨겨진 무대 뒤의 청춘들에게 “결국 그렇기에 훗날 당신이 누구보다 더 강인해지고 더 소중히 빛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조차도 그런 절실하고 간절한 사람을 이길 어떤 재간도 없다.
화려한 무대 뒤의 소중한 보석들에게
by
Tag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