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을 뒤늦게 깔았는데 UX가 너무 좋다. 이런걸 두고 ‘물 흐르듯 하다’고 해야지 않을까. 네이버 제품은 반성과 공부를 많이 하게 한다. 독과점 기업으로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지 않는 면은 차치하고서 오로지 제품만을 볼 때 네이버는 정말 타 서비스 벤치마킹과 유저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기능을 더 줄 수 있지만 멈추고, 심플하게 만들 수 있지만 초보자를 고려해 좀 더 알려주는 완급 조절을 너무 잘하는 것 같다. 과도한 친절은 짜증이 나고, 간지만 중시하면 어려워지는데 네이버는 딱 균형에 있다. 괜히 1등은 아니다. 우린 사람 수 적은만큼 더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야 한다.

최근에 불의라기보다 엄청나게 불합리한 일이 있었는데, 내가 개인이 아니라 조직을 이끄는 입장이고 장기적으로 조직에 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일주일동안 참을 인자 수백 번 긋고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개인의 내 성격 같아서는 불의는 말할 것도 없고 아주 작은 불합리라 할지라도 가만히 있진 않았을텐데 조직의 이익을 생각한다는 것이 엄청난 인내를 수반한다.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을 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수행이 따로 없다.

도움을 주어야 도움을 받는다. 그것이 의도되었든 아니든간에 널리 선의를 베푼 사람이 사회적 사랑을 받는다. 고로 많은 이들과 함께 오래 가려면 똑똑한 것보다도 기본적으로 심성이 착한 기업가가 되어야 한다.

제작자로서 프로와 아마츄어의 차이는 제품을 사랑하느냐 사랑하지 않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력 또한 아마츄어가 프로 뺨칠 때도 있다. 프로와 아마츄어의 차이는 제품을 만들기까지 돈을 지불한 사람의 요구를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 딱 거기 달렸다. 요구로 인해 내 제품이 훼손될까 벌벌 떨면 아마츄어고 요구를 반영하고도 더 좋게 만들면 프로다.

진짜 프로라면 내 작품을 사랑하되 집착해서는 안된다.

일을 하며 여러 차례 올라가도 보고 떨어져도 보았지만 올라갈 때보다는 확실히 떨어질 때 더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이 밤을 추억하며.

제품 런칭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오랫동안 믿는 사람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싸우며 화합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다가 끝내 머릿속으로만 존재했던 ‘상상’이 눈 앞에 만져지는 ‘현실’이 되는 그런 멋진 일이다. IT인으로서 가장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때이며 이 직업을 택하기를 백번 잘했다 생각하는 그런 날이다. 하지만 런칭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작은 모바일 앱 정도가 아니라 1년 이상 준비한 일련의 서비스군을 쏟아낼 수 있는 런칭은 많아야 2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다. 그나마도 B2C를 하는 IT인이라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하여튼 엄청나게 가치있는 기회다 이 런칭을 경험한다는 것은. 지난주에 우리 멤버들에게도 런칭은 자주 경험하는 일이 아니니 온몸으로 보고 경험하고 느끼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웹서비스는 런칭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우리도 이제부터 진짜 고생 시작이지만 어쨌든 런칭 전날 이 밤은 너무나 소중하다. 일 년간 준비한 부족한 우리 제품을 내보이기 직전의 그 떨림과 환희. 그 짧은 순간의 기쁨을 위해 우리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365일을 모니터와 씨름하고 숱하게 야근하고 먹고 살려고 하는 외주 작업의 클라이언트 요구사항을 온통 다 감내하는 것이다. 이 밤은 그만큼 너무나 소중한 밤이고 또 언젠가 반드시 추억할 밤이다. 사진을 한 장 남겨 놓기를 바랬지만 우리 멤버들은 사진 찍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어떻게든 이렇게 글로나마 이 순간을 기록해 둔다. 2012년 4월 16일 새벽, 우리는 함께했고 부족하지만 열심히 만든 제품 하나를 세상에 들고 나왔다. 솜노트.

유능한 중간관리자의 능력이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미리 파악해 대비하는데 있기도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 후에 잘 수습해 마무리하는 것도 있다. 위아래사람 핑계대고 수동적으로 있다가 당하기만 하는 중간관리자는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사장은 아주 똑똑하고 책임감 있는 인사를 잘 찾아서 중간관리자로 앉히는게 자기 책무의 5할 정도만큼이나 중요하다 하겠다. 유능한 중간관리자가 포진해 있으면 기업은 저절로 굴러가고 중간관리자가 없거나 무능하면 고스란히 곳곳에서 일이 터져 사장이 수습하러 다녀야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