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를 대하는 제작자의 자세

솜노트가 런칭 139일(그러니까 4개월하고도 3주)만에 클라우드에 동기화된 노트수 50만개를 돌파했다.

시간적으로 볼 때 하루 평균 3,600여개씩 추가된 것이라서 그리 폭발적인 성장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개발할 때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UX적 문제점도 몇 개 있었고, 자주 언급된 기능상의 부족함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게임을 포함해 어떤 모바일 앱도 지속적 성장을 유지하기 어려운 때라는 것을 감안하면 20주간 견고한 성장률을 유지해 온 것만큼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양질의 앱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훨씬 상회하던 스마트폰 초기에는 기백만 다운로드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우리도 100만 다운로드한 앱이 여러개 있으니 믿어도 좋다.)

그러나 그때에 비해 지금은 입소문만으로 기백만은 커녕 100만 다운로드 내는 것도 매우 어려워진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시기에 모바일 서비스를 만드는 제작자의 바람직한 자세는 나는 잘 대비하며 기다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시장 상황에 실망하거나 마음 졸이는 것이 아니라 이럴 때일수록 열심히 제품 개선하고 꾸준하고 우직하게 달라 붙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발 과정에선 미처 몰랐거나 그냥 지나쳤던 문제들-자주 들어오는 요구사항이나 문의사항들-에 귀 기울이며 나 자신의 무지와 오만을 뼈져리게 반성하고 천천하지만 의미있는 개선을 묵묵히 이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장이 어떻네, 시기가 안좋네, 모바일에서는 게임밖에 안되네 하는 이야기들은 결국 다 핑계일 뿐이다.

내 제품이 정말 훌륭하다고 나도 확신하고 남들도 하나같이 입을 모아 그렇게 이야기해준다면 이 제품은 시장이 어떻든 간에 언젠가 제 시기를 만나 기필코 뜰 것이다.

문제는 시기가 안오는 것이 아니다. 시기는 반드시 오는데 그때 우리 제품이 온 세상의 선택을 받을만큼 준비가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날을 위해 지금은 시장이 좋지 않다거나, 고객들이 되도 않는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있다거나, 제품은 좋은데 홍보가 안되서 안뜬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그날을 위해 지금은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의 무지를 반성하며 제품을 발빠르게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나의 제품에 집중하고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진전들을 우직하게 이뤄가다보면 언젠가는 지금과 비교할 수도 없이 좋은 제품이 되어 있을 것이고, 결국은 성공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성공하게 되면 그동안 시장 사이즈나 시기, 운 타령을 하고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는 쏙 들어가고 모바일도 게임 아니라 무엇이든 잘될 수 있다거나 진정한 모바일 컨텐츠 황금시대가 열렸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들리게 될 것이다.

고로 지금 중요한 것은 내 제품을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이 훌륭한 제품으로 만드는데 온 정신과 노력을 집중하는 것뿐이다.

139일만에 입소문만으로 50만 온라인 노트가 만들어진 것에 대해 대표로서는 감사하지만, 그럼에도 더 빠른 성장을 기대했던 프로-즉, 이걸 업으로 월급 받고 사는- 제작자로서는 깊이 반성한다.

앞으로 더 큰 기회가 왔을 때 사회적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올해 남은 3개월간 나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고 누가 봐도 좋은 제품으로 만들어 가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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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sponse to “어려운 시기를 대하는 제작자의 자세”

  1. 박유신 Avatar
    박유신

    표대표님의 변함없는 열정이 제품의 성공을 가져오리라 확신합니다

    솜노트의 유저로서 딱 두가지의 개선사항을 드리고 싶네요

    – 노트의 편집 버튼을 클릭하지 않고 본문을 클릭해도 편집 가능토록 개선: 원래 아이폰/아이패드에 있는 메모 앱에서 편하게 썼는데 솜노트에서는 안되니까 많이 불편하네요

    – 클라우드 동기화 시간 단축: 오프라인 상태에 있을때 솜노트를 실행하면 동기화를 시도하느라 몇초의 시간을 쓸데없이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있네요. 오프라인 상태일 경우 바로 편집이 가능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의견이 조금이라도 제품의 발전에 도움이 되길 빌며. 솜노트에 감사하고 있는 한 유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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