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멩 까뱅듀(Domaine Capendu). 오프너 없인 따기 어렵고 병이 무거워 휴대성도 떨어지는 와인의 단점을 개선한 ‘딱 한잔 와인’이다.
흔한 플라스틱 잔에 와인 한잔을 담고 두껑을 덮어 한국에서 할인가격 7,500원에 팔린다.
한병에 만원짜리 와인도 즐비한데 이건 맛이 그닥 의미있지도, 소비자가 자세한 품종을 고를수도 없지만(red or white만 고를 수 있다) 한잔에 한병 값을 받는다.
와인의 맛으로만 승부하던 기존 경쟁의 dimension에서 벗어나 담는 용기의 형태를 바꿈으로써 이동중이나 피크닉 가서도 쉽게 따마실 수 있는 유니크한 와인으로 재창조했다.
그 유니크함이 주는 대체 불가능한 가치가 한잔에 한병 값을 인정하게 한다. 결국 저 회사는 수많은 와이너리 중에 우뚝 살아남았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이제 산업혁명이나 정보혁명처럼 특정 산업을 완전히 disrupt할 정도로 큰 사업 기회가 주어지는 격변기가 지났다 하더라도 이미 포화 상태의 제품을 제공하는 방법을 혁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없던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산업화가 끝난 2014년에 산업으로 자기 사업을 하려면 앞으로 제품 자체뿐 아니라 서비스 형태의 혁신 가능성도 계속 관찰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언젠가 혁신에 성공한다고 해도 이제는 다양성의 가치만을 먹는 것이지(도멩 까뱅듀처럼) 시장 전체를(와인 시장) 심어삼키는 과점 사업자가 되는 것은 앞으로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고로 우리 세대는 앞으로 인생에 큰 ‘딱 한 방’ 보다는 작은 성취를 여러번 단계적으로 끊어 먹는 전략을 취해야지 않을까 싶다.
조금은 아쉽지만 더 어려운 세대를 살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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