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철민의 크립토밸리 탐방기 (3) – 스위스 은행이 중동 부호를 끌어들이다

<한국의 첫 블록체인 컴퍼니 빌더 체인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는 표철민 대표가 지난 2017년 8월 ‘블록체인의 성지’로 불리는 스위스 크립토밸리 출장을 다녀온 이야기를 4화에 걸쳐 소개합니다. 10월 7일(토) 1화를 시작으로 10일(화) 2화, 13일(금) 3화, 16일(월)에 마지막화가 업로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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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에서 이어집니다.)

Zug 주정부를 방문해 대체 왜 블록체인 회사들이 이 동네로 몰려들게 되었는지 물었다. 거기에는 어떤 정책적 지원이나 혜택이 있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주정부 건물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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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이 Zug 주정부의 세무정책국장이다. 결론은 특별히 블록체인/비트코인 업체를 위해 해준 것이 없단다. 세율도 가장 싼 주가 아니다. 스위스 전체 주로 따지면 밑에서 4번째란다. 다만 Zug주가 원래 ‘일단 너희 맘대로 해보고 문제가 되면 그때 얘기할게’하는 열린 기업정책을 지향하고 있어서 여기로 온 것이 아닌가 싶단다.

그런 연유로 비트코인스위스가 제일 먼저 와서 자리를 잡게 되었고(원래는 사장의 출신지인 스웨덴이나 금융 규제가 약한 싱가폴을 고려하다 막판에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스위스 Zug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자칫하면 이더리움 재단 본사가 싱가폴이 될뻔했다.) 다른 회사들도 따라오게 되었다.

2014년에는 Zug에 마침내 이더리움 재단이 자리를 잡는다. 현재는 Zcash, Cosmos, 우리나라의 BOScoin, ICON 등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재단 본사를 Zug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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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운좋게 시간이 맞아 Zug 시장을 만났다. 시청사 정문에 저렇게 ‘Bitcoin accepted(비트코인 받습니다)’ 스티커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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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님이 친절히 Zug 시내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의 지도를 뽑아와 설명해 주셨다. 시에서 아예 저런 ‘크립토 밸리 맵’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었다. 시 차원의 지원이 있었냐는 질문에 자기도 어리둥절하다고 했다.

그냥 비트코인스위스와 초기에 자리 잡은 몇몇 회사들이 시 차원에서 밀어달라는 요청을 해와서 시 자문위원회에 출석해 비트코인의 유용성에 대해 발표하게 했단다. 시 의회에서는 비트코인 산업 육성을 반대했지만 “어차피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이 작은 도시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설득해 야당의 지지를 이끌어 냈단다.

그 이후 비트코인스위스의 도움으로 시청사에서 등기 수수료 같은 소액 결제에 비트코인을 받기 시작했더니 갑자기 CNN에서도 찾아오는 도시가 됐단다. 그 모든 일이 불과 지난 1년 사이에 일어난 일들이라 자기도 어리둥절하다고 했다.

지금도 ‘잃을게 없으면 일단 도입해보자’는 취지로 계속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단다. Zug시는 내친김에 비트코인스위스와 함께 주민등록을 블록체인에 올려 인증하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암튼 시장님 연세가 많으신데 굉장히 오픈 마인드셔서 배울 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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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fi Müller Zug 시장님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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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담에는 007 영화에서나 보던 스위스 은행을 방문했다. 정말로 삐까뻔쩍.. (아래 사진은 은행 입구에 붙어 있던 비트코인 현재 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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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행(팔콘 프라이빗 뱅크)은 스위스 은행 업계 최초로 비트코인 취급을 정부(FINMA, 스위스 연방 금융감독당국)로부터 공식 인가받았다. 그래서 중동의 부호들이나 전세계 부자들로부터 법정화폐(Fiat Currency)를 받아 이를 비트코인으로 바꿔 예치해 준다.

중동 부호들이나 큰손들이 비트코인의 Private Key를 보관하기 귀찮고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은행은 비트코인 구매와 Private Key 보관을 알아서 대행한다. 물론 직접 구매하지는 않고 구매는 Trading desk(실제 거래 처리 창구)인 비트코인스위스에 위임한다.

고객의 비트코인은 Multi-sig(다중서명)로 팔콘프라이빗뱅크-비트코인스위스-고객이 3자 서명을 해야만 이체가 되도록 해놓아 어느 누구도 뺄 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해두었다. 비트코인스위스의 Private Key는 비트코인스위스가, 팔콘프라이빗뱅크와 고객의 Private Key는 팔콘이 원격지에 있는 은행 금고에 보관해 놓고 은행이 전액에 대해 지급보증을 선다.

은행이 보증을 서면 해킹의 위험으로부터 고객은 헷지가 되므로 고액 자산가들도 믿고 거래할 수가 있다. 역시 스위스 은행답게 참 똑똑한 구조를 설계했다는 생각을 했다.

참고로 현재 비트코인스위스는 금융기관이 아니기에 직접 수신을 하면 안된다. 그러나 스위스에서 최근 핀테크 업체들에게 일시적으로 기회를 준 ‘Light banking license'(수신은 가능하되 대출 영업은 불가능한 라이선스)를 신청해 두어 2018년 초가 되면 인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단다. (우리나라도 이런 라이선스는 적극 검토해 보면 좋겠다.)

그러면 앞으로 비트코인스위스가 직접 중동 부호들의 자금을 수신해 구매대행-보관대행(이를 금융업에서는 Vault라고 부른다) 서비스를 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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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비트코인 취급을 주도한 팔콘프라이빗뱅크의 파트너다. FINMA로부터 비트코인 취급 허락을 받기 위해 몇개월간 은행 내부 설득-비트코인 회계 처리-법률 검토-당국 설득 등의 수많은 물밑 작업이 있었다고 한다. 연내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캐시로도 취급 상품을 늘리고 내년엔 더 많은 알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게 왜 의미가 있냐면 현재는 정상적인 회계 처리가 어려워 기관이나 큰손들이 비트코인을 사는 것이 어렵지만(마치 돈 세탁으로 비춰질 수 있는 문제) 정상적인 스위스 은행과 거래하는 방식으로 암호화폐 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회계 처리와 AML/KYC법(Anti-money laundering, 유럽 의회가 강력히 제정해 놓은 돈세탁 방지 규제) 준수를 대신 처리해주면 암호화폐가 전세계 고액 자산가들의 새로운 투자 가능 자산(이를 금융업에서 Asset class라 부른다)으로 두루 확산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파트너는 헤어지며 “서비스 개시 한달만에 이미 준비기간 동안 들어간 비용의 10배 이상의 수익을 얻었다”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다음화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환전 서비스 Lykke와 ICO를 사실상 독점하는 스위스 로펌 MME를 방문한다.

(4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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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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